이화구의 '생각 줍기'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호랑이에 대해 두려움과 동시에 경외의 대상으로 여기며 귀신과 역병을 몰아낸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니 2022년 새해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모두가 일상을 회복하는 한해가 되길 소망해봅니다. 금년은 임인년(壬寅年)으로 흑호(黑虎),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합니다.
임인년(壬寅年)의 임(壬)은 오행상 수(水)이며 이는 검정색을 나타냅니다. 인(寅)은 12간지(干支) 가운데 호랑이를 말합니다. 그래서 금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입니다.
한국의 전통 색상을 '오방색'이라고 합니다.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의 5가지 색을 말합니다.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 기운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을 생성하였다는 음양오행사상을 기초로 합니다.
오행에는 오색이 따르고 방위가 따르는데, 중앙과 사방을 기본으로 삼아 황(黃)은 중앙, 청(靑)은 동, 백(白)은 서, 적(赤)은 남, 흑(黑)은 북을 뜻합니다. 그러니 환갑이 될 때까지 60갑자에서 다섯 번씩 나오는 모든 띠에는 각자 5가지 색의 동물이 있습니다(12가지 동물 × 5가지 색 = 60갑자).
저는 검은 색 호랑이는 본 적이 없습니다. 신문지상에 나오는 검은 호랑이는 대부분 일반 호랑이를 촬영한 후 흑백으로 변환한 사진들입니다. 우리 민족은 태초부터 호랑이와 연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리서인 산해경(山海經)의 해외동경(海外東經, 바다 건너 동쪽)에 “차구가 있고, 차구의 북쪽에 대인국 (배달나라)이 있고, 대인국의 북쪽에 군자국이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군자국에서는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호랑이 두 마리를 부린다.(君子國在其國 衣冠帶劍 使二大虎在芳)”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믿기기 않은 내용이 사실임을 증명이나 하듯 조선의 산신각(山神閣)에 가면 지금도 호랑이 두 마리나, 한 마리를 부리는 산신을 그린 산신도(山神圖)가 걸려 있습니다.
산신도 한 마리를 거느린 분이 군자국 (조선의 별칭)의 임금인 단군왕검이랍니다. 호랑이 두 마리는 환웅천왕을 모시고, 호랑이 세 마리는 환인천제를 모신답니다.
그러고 보면 호랑이(특히 백호)는 예로부터 군자국(君子國, 조선을 지칭하는 말)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습니다. 우리 민속에도 보면 ‘호작도(虎鵲圖)’라는 그림이 있는데 그림 내용이 까치가 호랑이에게 그가 모실 주인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내용이랍니다.
호랑이는 태양을 호위하는 태백금성 (태백성이라 불리는 금성)의 화신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민족의 조상인 마고 할머니도 호랑이를 타고 강림하셨다고 합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