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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소리>의 ‘2021 자랑스런 전북인’에 ‘전주와 부안의 이름 모를 기부 천사’가 선정됐다. 

<전북의소리>는 한 해 동안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또는 이웃과 지역을 위해 헌신한 도민들 중에서 가장 자랑스런 전북인을 매년 연말 선정해 그 공로를 널리 알려 귀감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처음 실시한 자랑스런 전북인으로는 지난 3일 부안군에 '불우한 이웃에 써달라'며 현금을 전달한 이름 모를 기부 천사와 29일 전주시에 22년째 나타나 '불우한 이웃에 써달라'며 현금을 놓고 간 이름 모를 기부 천사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이름 모를 '전주 기부 천사' 22년째 선행 

전주의 이름 모를 기부 천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 해 끝자락인 29일 나타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사라졌다. 올해로 22년째인 이날도 오전 10시 5분께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직원에게 "성산교회 오르막길 부근에 있는 트럭 적재함 위에 박스를 놓았다.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름 모를 기부 천사'가 29일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편지와 돼지저금통 및 현금
'이름 모를 기부 천사'가 29일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편지와 돼지저금통 및 현금

현장에 달려간 주민센터 직원들은 5톤 트럭 적재함에서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상자에는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이 있었다. 박스 안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시고 따뜻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힌 편지도 있었다.

올해 성금은 총 7,009만 4,960원. 5만 원권 1,400장(7,000만원)과 500원짜리 동전 106개(5만3,000원), 100원짜리 동전 391개(3만 9,100원), 50원짜리 동전 38개(1,900원), 10원짜리 동전 96개(960원)다.

'세밑 전주 기부 천사'의 선행은 2000년 4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노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려 58만 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떠났다. 이때부터 올해까지 22년간 23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을 합치면 모두 8억 872만 8,110원에 달한다.

전주시는 그동안 이름 모를 천사의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6,158가구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전달했고, 노송동 저소득가정 초·중·고교 자녀 20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전주시는 '이름 모를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 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웠다. 주민들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전주시는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에서 '미래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름 모를 '부안 기부 천사' 6년째 선행 

전주에 이어 부안에서도 이름 모를 기부 천사의 선행이 귀감이 되고 있다.

'이름 모를 기부 천사'가 지난 3일 부안군에 전달한 현금 가방.
'이름 모를 기부 천사'가 지난 3일 부안군에 전달한 현금 가방.

지난 3일 한 남성이 테이프로 단단히 감싼 검은 비닐이 든 종이 가방을 들고 부안군청을 찾아와 “(나는) ‘김달봉’씨의 대리인”이라고 밝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뒤 가방을 두고 홀연히 떠났다. 직원들이 세어보니 가방 안에는 5만원짜리 지폐 묶음으로 현금 1억 2,000만원이 들어있었다.

‘김달봉’이라는 가명을 쓰는 이 기부 천사는 2016년 5,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연말에 이웃돕기성금을 보내왔다. 2018년까지는 이름 없이 기부했으나 2019년부터는 김달봉이라는 가명을 쓰고 성금액도 1억 2,000만원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보내온 기부금은 모두 6차례 5억원에 이른다.

부안군 관계자는 “해마다 잊지 않고 보내주신 커다란 이웃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며 “성금은 취약 계층을 위해 귀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전북의소리>는 전주와 부안의 이름 모를, 숨은 기부 천사를 '2021년 자랑스런 전북인'으로 선정하고 이들의 훈훈한 온정과 숨은 뜻을 기리는 한편, 아름다운 기부 문화가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해 나갈 계획이다.

/전북의소리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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