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지난번에는 중국에서 김치도 중국이 원조요, 우리의 고유 한복도 중국이 원조요, 우리의 전통 민요 아리랑도 중국이 원조하고 하더니, 이번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쓰던 갓 모자의 원조도 중국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우리의 역사에서 조선시대 갓 모자의 시초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물론 조선시대의 갓과는 많이 다른 조선시대 포졸들이 쓰던 패랭이 갓모자의 형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갓 모자가 중국과 조선에만 있었을 리는 없을 겁니다. 수십 억 인구가 사는 지구촌에 우리와 비슷한 기후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비슷한 형태의 갓 모자를 써서 햇빛도 차단하고 비도 피하고 했을 겁니다.

제가 본 멕시코와 관련된 역사책을 보면 400여 년 전 멕시코의 원주민 추장도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고 걸어가는 벽화가 있습니다. 우리 조선시대 선비들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14억이란 인구가 거대한 대륙에서 역사를 펼쳤던 중국에는 중국 형의 갓 모자가 있었을 것이고, 조선에는 조선 형의 갓 모자가 있었을 것이고, 멕시코에는 멕시코 형의 갓 모자가 있었을 겁니다.

남미대륙에 거주하는 원주민들까지 갓 모자를 쓰는 걸 보면 고대에 베링해협을 넘어 북남미 대륙으로 이주한 인디언의 조상인 동이족들이 갓을 쓰지 않았겠는가 싶습니다. 그러니 중국에도 갓 모자가 있고, 조선에도 있고, 멕시코에도 있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동이족에는 몽골족, 여진족, 만주족, 거란족, 조선족, 기타 중국의 소수민족 등 수많은 민족들의 집합체이니 조선족만 동이족을 대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세계 고인돌의 70% 이상이 한반도에 집중되어 있는 모양입니다. 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고인골을 세운 사람들이 우리의 조상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김병모 교수가 쓴 '고고학 여행' 이라는 책자를 보면 한반도에 있는 고인돌에서 나온 유골들이 기골이 장대한 서양인(백인)의 유골이라는 겁니다. 1965년 제천 황석리 13호 고인돌에서 유골이 발견되었을 당시 다들 우리 조상의 유골이라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우리의 기대와 달리 백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2006년도에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 고인돌에서도 유골이 발견되어 기대를 했었는데 이곳에서 발굴된 유골도 서양인(백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문명이란 강물과 같아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끊임없이 흘러넘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 특정 지역에서 전쟁이나 기근이 발생하면 그지역 주민들은 본능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기술과 문명을 전파합니다. 또한 풍속도 함께 전파합니다. 고인돌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서 발견되었다고 당시 고인돌을 세운 주인공이 우리의 조상이라고 확정지을 수는 없을 겁니다.

한반도에 고인돌을 세운 고대사의 주인공은 당시에 한반도에 살았던 선주민들인 겁니다. 그들의 민족이 어느 민족인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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