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의 '세평'

영국 BBC TV 서울 특파원 '로라 비커'(Laura Bicker).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에서만 하루 6천 명 이상이 발생하고, 일본이 가장 먼저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고, 중앙일보 전수진 국제외교안보팀 차장이 중앙일보에 워싱턴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미국인에게 "한국인이어서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쓸 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721363#home)그 무렵에, 로라 비커 특파원은 자신의 임지(任地)인 한국과 한국인 한국 정부를 주시했다.

어떻게 코로나19 상황을 한국은 대면하는가? K방역은 로라 비커를 깜짝 놀라게 했다. 걷잡을 수 없는 감염 사태를 한국인들은 차분하게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로나 비커 특파원은 BBC 카메라를 앞세워 대구 현지를 취재하고, 누구도 입실을 꺼려하는 중환자실을 무거운 방호복을 입고 입실 취재를 하는 등, 한국을 객관적으로 세계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K방역 상황이 세계에 생생하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wwq5bbuXoOI)

로라 비커는 2020년 4월 30일 "드디어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0명”이라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모습으로 BBC TV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렸다. 이때부터 K방역의 효과와 실체가 제대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외신들은 앞을 다투어 한국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은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역소 등 신속하고 광범위한 검사 체계를 높이 평가했다.

로라 비커는 한국인에게는 고마운 기자다. 확진자 동선 추적 시스템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로라 비커는 사실과 다른 오보를 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K방역 실태를 세상에 알려, 잘못된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사실에 입각해 보도해 한국이야말로 K방역이 사태 확산을 막았다고 사태 보도를 반전(反轉)시킨 것이다. 감사한 일이다.(https://www.youtube.com/watch?v=Boj6LThpT7o) 

이렇듯 로라 비커의 한국 관련 보도를 보면 자기 근무지인 한국과 한국인, 한국의 문 대통령 인격을 높이 사고, 한국을 존중하는 태도가 엿보인다. 일본 매체들이 "K방역은 군사독재 시대에 길들여진 한국인들이니까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확진자 동선 추적이 가능하다"라고 하는 보도에 자신의 트윗에 "한국의 민주주의 시민들은 대통령도 끌어내려 버린다"는 말로 일소(一笑)에 붙였다.

얼마 전에 로라 비커는 강원도 속초를 갔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며칠 후 서울 사무소로 누군가가 부쳐 주었단다. 어떻게 무사히 지갑을 돌려받을 수 있었을까? 그는 이렇게 트윗에 썼다. "왜? 이것이 한국이니까". 되돌려 받은 지갑 안에는 돈이나 카드 등이 그대로 있었단다. 지갑을 포장한 작은 과자 박스 '버터링'도 재밌다.

BBC 중국 베이징으로 근무지가 바뀌었다고 한다. 훌륭한 기자다.

Thank you. Laura Beaker. Good luck. 

/김상수(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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