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전북지역 방송사들의 시사토론 프로그램 출연자 1순위는 '남성 교수'로 나타났다. 또 남성 토론 출연자는 전체 출연자의 88.4%를 차지해 '남성 중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이 최근 조사·분석해 발표한 ‘2020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전북지역 방송사 토론 프로그램 패널구성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전북지역 방송 4사(KBS전주총국, 전주MBC, JTV전주방송, SK브로드밴드 전주방송)의 4개 시사토론 프로그램의 출연자 분석 결과 대부분 남성 중심인 가운데 교수들의 출연이 유난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 지상파 3사 시사토론 남성 출연 86.5%... JTV 가장 많은 90.8%
'출연자'란 고정 진행자를 제외하고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한 사람을 지칭하며 동일인이 반복 출연한 경우 횟수를 누적해서 집계한 이번 조사 대상은 KBS전주총국 <생방송 심층토론>, 전주MBC <시사토론>, JTV전주방송 <시사진단> 등 3개의 시사토론 프로그램 외에 격주로 방송되는 SK브로드밴드 전주방송 <막걸리>도 포함해 패널 성별 및 직업, 주제를 분석했다.
지난 2000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실시한 분석 결과, 지상파 방송 3사 시사토론 프로그램의 경우 남성은 86.5%, 여성은 13.5% 출연해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방송사별로는 KBS전주총국 <생방송 심층토론>이 2020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총 49회 방영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모두 120명의 패널이 출연한 가운데 이 중 남성은 104명, 여성은 16명으로 남성 패널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MBC <시사토론>은 2020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총 48회 방영되었으며, 모두 146명의 패널이 출연한 가운데 남성은 122명, 여성은 24명으로 나타나 역시 남성 패널의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JTV전주방송 <시사진단>은 2020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총 15회 방영되었다. 또 올해는<시사토크>로 명칭과 구성을 바꿔 프로그램 명맥을 이어 19회 방영되었다. 두 프로그램을 모두 포함해 98명의 패널이 출연하였으며, 이 중 남성은 89명, 여성은 9명으로 나타나 남성 패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K브로드밴드 <막걸리>는 2020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모두 24회 방영되었으며, 그동안 48명의 패널이 출연한 가운데 지난해에는 남성이 32명(60.4%)에서 올해는 33명(68.8%)로 늘어 역시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상파 방송 3사, 여전히 섭외 1순위는 남성 ‘교수’

이번 조사결과 특이한 점은 전북지역 지상파 방송 3사는 교수, 국회의원, 공무원, 단체협회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비중만 다를 뿐 출연 비중 1~5위를 전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교수 직군이 시사토론 프로그램 출연 비중의 20%를 넘으며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전북지역 지상파 방송 3사의 시사토론 프로그램 출연자의 직업별 현황은 ‘남성 교수’가 20%를 넘는 비중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으며 공무원,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이 주요 출연자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BS전주총국의 경우 교수가 가장 많은 25.0%로 나타난 가운데 공무원 16.7%, 국회의원 13.3%, 단체·협회 8.3%,자치단체장 6.7%, 정당인 6.7% 순으로 조사됐다. 전주MBC의 경우 교수가 가장 많은 26.7%, 다음으로 공무원 14.4%, 국회의원 11.0%,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 11.0%, 단체·협회 7.5% 순으로 나타났다.
JTV전주방송의 경우 교수가 가장 많은 22.4%, 다음으로 시민사회단(노동조합) 13.2%, 공무원 10.2%, 언론인 9.2%, 자치단체장 8.2% 순으로 조사됐다. SK브로드밴드 전주방송의 경우 시민사회단체(노동조합)이 가장 많은 18.8%, 문화예술인 14.6%, 시·도의원 12.5%, 교수 10.4%, 정당인 8.4%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방파 방송사들은 비교적 섭외가 용이한 교수와 공무원의 출연 비중이 높은데 반해 SK브로드밴드의 경우 특정 직군 쏠림 현상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토론 주제를 방송별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복지, 교육 등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 걸쳐 관련 토론회가 진행되었음이 확인됐다.
KBS전주총국과 전주MBC는 약 10여 건에 걸쳐 전북에 미치는 영향, 대유행에 대한 대비, 재난지원금에 대한 효과, 백신 접종 문제 등을 주제로 담아 토론을 진행했다. 전반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행정에 주제가 쏠려 있으며 복지, 환경, 언론, 문화 등에 대한 주제 토론은 매우 적게 이뤄졌다.
사회분야 주제 토론 가장 많아

방송별로는 KBS전주총국 <생방송 심층토론>이 다룬 토론 주제는 사회 분야가 32.7%로 가장 많았고, 행정 분야가 18.4%, 정치와 경제 분야가 16.3%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전주 부동산 문제, 지방자치법 개정, 특례시, 분권자치, 자치경찰제 등 광역 차원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MBC <시사토론>이 다룬 토론 주제 분야를 살펴보면, 사회 분야가 43.8%, 정치 분야가 22.9%, 경제 분야가 18.8%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 분야로 묶여 분류되었으나 <2020년 전북의 노동현장은?>이라는 주제로 유일하게 노동 문제를 주요 의제로 놓고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JTV전주방송이 다룬 토론 주제 분야를 살펴보면, 사회 분야가 32.4%, 행정 분야가 23.5%, 경제 분야가 20.6% 순으로 나타났다. JTV의 경우 거시적인 주제보다 실생활에 밀착한 주제를 다루기도 했는데 <트로트의 도약을 위한 과제는?>, <이장 통장의 역할 & 선거활동과 개선책>, <유튜버나 뮤지션을 꿈꾸십니까?>, <드론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대중 골프장 가격 폭리 논란> 등의 현안을 다루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 <막걸리>가 24회 동안 다룬 토론 주제 분야를 살펴보면, 사회 분야가 45.8%, 정치 분야 16.7%, 언론 분야 12.5% 순으로 나타났다. 다른 방송사와 비교해 언론 분야와 접목해 <언론보도로 살펴본 전북 이슈>, <코로나19 대한민국, 종교와 정치 그리고 언론>와 같이 사회 현안을 다루기도 했다.
또한 <미투운동, 그 후>, <전북 흔든 미투 사건 그 후> 등을 통해 미투운동 이후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청년과 예술인 등을 중심에 놓은 토론과 차별금지법 등의 주제가 눈에 띈다.
이번 조사 방법은 각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토론 프로그램 다시보기 영상을 통해 출연한 패널들의 현황을 분석했다. 전북민언련은 각 방송 회마다 패널 수를 분석하여 같은 인물이라도 각 회차마다 출연한 별도의 인물로 포함해 통계에 반영했으며, 프로그램 진행자는 통계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여러 직책을 가진 인물의 경우 직업 분류는 각 방송사가 자막으로 명시한 가장 첫 번째 직업으로 분류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