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이 사람들]

국회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지난 8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려 전주지방법원과 전주지방검찰청이 호된 질타를 받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날 두드러지게 활약한 두 국회의원이 단연 돋보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동작구을)과 조수진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이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나란히 받았다. 두 의원 모두 ‘수진’이란 이름 외에도 전북 출신 초선 국회의원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 인물들이다.
법사위 국감서 맹활약 이수진·조수진 의원, 전북출신 초선 '주목'
먼저 오전에 열린 국감에서 이수진 의원은 이재영 전주지방법원장에게 “지난해 전주지법 국민참여재판 실시율이 11%로 매우 낮다”며 이유를 따져 물었다. "지난해 전주지법의 국민참여재판 실시 건수가 0건"이라고 강조한 이 의원은 "국민참여재판 배제율도 높다"며 "25건 중 20건을 배제하고 5건이 철회됐는데 물적 시설이 부족한 것인지, 업무가 과중한 것인지, 무엇이 문제냐"고 질타했다.
이날 이 의원의 지적이 나오자 "사법부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일제히 언론에 의해 제기되면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같은 날 오후에 열린 전주지검 국정감사에선 또 다른 여성 의원이 시선을 끌었다.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을 수사한 전주지검에 대한 날선 질타를 한 국민의힘 소속 조수진 의원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조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문성인 전주지검장에게 “이상직 국회의원(무소속·전주시을)이 재판에서 ‘김태년 의원 등 전방위적 부탁으로 이스타항공 대표를 임명했다’는 진술을 했다"며 “이 진술이 검찰수사 과정에서도 나온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어 조 의원은 “이상직 의원 재판에는 또 다른 중량감 있는 여당의 인사인 이강래 전 의원이 등장하는데 이 전 의원의 동생이 차명으로 이스타항공 주식 1만주를 시세보다 헐값에 사들였다는 증언에 대해 조사했느냐”며 “조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과연 국민에게 얼마나 신뢰를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문 지검장은 “차명 매입 부분을 충분히 수사했고, 범죄 수단과 방법 부분을 범죄사실에 기재했다”고 밝혔지만 조 의원의 날카로운 추궁은 계속 이어졌다.
국감장 외에서도 이수진 의원과 조수진 의원은 비록 초선 의원들이지만 각 분야에서 왕성한 의정활동과 폭넓은 소통정치로 유명하다. 비록 한자 이름은 서로 다르지만 이수진(李秀眞)·조수진(趙修眞) 의원의 우리말 이름이 같고, 두 의원 모두 전북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전북도민들로부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나이는 이 의원이 1969년생으로 1972년생인 조 의원보다 3년 위이며, 살아온 길도 각자 다르다. 그러나 이름 외에 전북 출신이란 점과 국회에서 당당하게 맹활약하는 손꼽히는 초선,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점이 공통 분모를 이룬다.
이수진 의원, 성심여고 졸업 후 서울대 진학...법조계 경력·정치 입문 '화려'
이 의원은 법조인 출신 정치인으로 잘 알려졌다. 대전지법 부장판사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 화려한 법조계 이력과 함께 정치 입문 과정도 화려하다. 제21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해 당시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를 7.12%p 차이로 누르고 국회에 입성하게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걸어온 삶이 결코 순탄하지는 않았다. 1969년 11월 3일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이 의원은 어린시절을 전북에서 보내면서 완주 소양서초등학교와 소양중학교, 전주성심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진학했다.
어릴 적 무척이나 불우했던 이 의원은 11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힘든 생활을 보내야만 했다고 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여 전북대 영어교육학과에 진학하여 입주 과외 등을 하였으나, 가난하고 억울한 이들을 위한 법학의 꿈을 놓지 못해 상경하여 아르바이트와 재수를 겸한 끝에 서울대에 합격, 4년간 법학과 경제학을 복수전공했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 의원은 2002년에 판사로 임용돼 서울고등법원 및 서울중앙지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전지법 부장장판사,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2020년 1월 27일 더불어민주당 13호 영입 인사로 입당해 서울 동작구을에 전략 공천을 받았다. 이어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판사 선배인 나경원 현역 의원과 맞붙어 '판사 선후배 대결', '종로에 이은 선거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영입 인사로 선거 준비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채 바로 지역구에 출마한 그는 당시 야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4선 중진의원의 지역구로 민주당으로서는 험지로 분류되는 곳에서 승리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나경원 후보를 무려 7.12%p 차이로 누르고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 활동이 크게 주목 받고 있는 이유이다.
조수진 의원, 기전여고 졸업 후 고려대...언론활동 후 정계 진출 '초선 최고위원'
조수진 의원은 1972년 6월 익산에서 태어나 1990년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3월 고려대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언론사에 입사해 언론인의 길을 걷게 된다.
1996년 1월 국민일보에 입사해 신문기자의 길을 걷게 된 그는 2004년 동아일보로 옮겨 사회부와 정치부를 두루 거치면서 왕성한 취재 활동을 하다 2016년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프로그램 '직언직설'을 맡아 진행하면서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특히 조 의원은 소속 언론사의 첫 여성 사건 기자, 첫 여성 검찰 기자, 첫 여성 정당 기자, 첫 여성 청와대 기자 등 ‘여기자 1호’ 기록을 내리 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1년 ‘최은희 여기자상’과 한국여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여기자상’을 나란히 받은 유일한 기자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러한 언론 활동을 접고 그가 정치계에 입문한 것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에 지원하면서 부터다. 신청자 539명의 면접 심사를 거친 결과 1번을 받은 그는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 과정에서 5번으로 조정됐으나 그해 4월 총선에서 무난히 당선됐다.
총선 과정에서는 미래한국당 선대위 수석 대변인을 맡아 최전방에 선 그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미래한국당(현 국민의힘) 대변인과 올 3월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에 발탁돼 당의 입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냈다. 초선의원이지만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삶의 길을 걸어 온 두 전북 출신의 초선이자 여성 국회의원들의 맹활약이 도민들에게 잔잔한 희망과 긍정 에너지를 안겨주고 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