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전북은행 본점 전경
전북은행 본점 전경

전북은행이 지난 5년간 7건의 은행 금융사고로 16억 4,000여만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북은행 자체 감사를 통한 사고 적발처리는 5년간 2건에 그쳐 내부 통제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런가 하면 올 전반기 중 전북은행 고정이하여신(NPL)이 다른 지방은행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증가하는 등 다른 지방은행들이 줄이는 점포 수도 되레 늘리고 있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북은행의 심상치 않은 '3제'를 짚어본다.

[#1] 전북은행 5년 새 7건 금융사고, 지방은행 중 가장 많은 건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충남 천안병)이 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 금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최근 5년 동안 전북은행 금융사고는 2007년 1건(2억 5,400맥만원), 2008년 2건(6,100만원), 2019년 1건(2억 8,100만원), 2020년 2건(9억 5,400만원), 2021년 1건(9,800만원) 등 매년 줄지 않고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전북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모두 7건으로 6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피해 금액은 16억 4,800만원에 달했으며, 사고로 인한 피해 금액은 지난 2020년 가장 많은 9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은행들 중 가장 적은 곳은 경남은행으로 1건(400만원)의 금융사고에 그쳤다. 그러나 이처럼 계속되는 금융사고에도 전북은행은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내부 적발처리가 2018년과 2019년 각각 1건씩 2건으로 평균 29%의 저조한 적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정문 의원, “직원이 불법 셀프 대출, 주식투자 등 금융사고 수법 다양” 

KBS전주총국 10월 8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10월 8일 보도(화면 캡쳐)

한편 국내 20개 은행에서 최근 5년간 177건의 은행 금융사고로 총 1,540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들의 금융사고 금액은 눈에 띄게 줄었다가 올해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법도 다양하다. 

주요 사례로는 은행 직원이 국내외 주식투자를 위해 본인 및 지인 명의로 부당대출을 취급하여 대출금 및 환불보증료 등을 횡령하는가 하면, 자신의 모친과 배우자 등의 통장 및 신분증 사본 등을 보관하면서 고객 대출 서류를 본인이 작성하여 담보대출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횡령한 행위 등이 적발됐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금융사고를 일부 임직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만 치부하다보니 내부 통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은행 스스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보다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2] 전북은행 건전성 지표 악화…고정이하여신 '나홀로 상승' 

한편 전북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이 증가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지난 6월 말 기준 6개 지방은행의 총 여신은 176조 5,253억원으로, 전년 동기(159조 4,528억원) 대비 10.7% 증가했다.

반면, 고정이하여신 합계는 1조 2,548억원에서 8,608억원으로 31.4% 줄었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79%에서 0.49%로 0.30%p 하락했다. 그러나 지방은행 6곳 중 전북은행만 고정이하여신이 늘었다. 

전북은행의 총 여신은 지난해 6월 말 14조 2,40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4조 5,850억원으로 2.4% 늘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은 926억원에서 963억원으로 4.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북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5%에서 0.66%로 0.01%p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한 곳도 전북은행이 유일하다.

전북은행을 제외한 5개 지방은행은 모두 총 여신을 늘리고 고정이하여신은 줄여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떨어뜨렸다. 금융기관은 여신의 상태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한다.

이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인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총 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건전성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 부산·대구·경남은행은 점포 수 줄이는데 전북·광주은행 늘려 ‘대조’

전북은행은 6월 7일 기존 안행교지점을 전주시 완산구 용머리로62, 1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전북은행은 6월 7일 기존 안행교지점을 전주시 완산구 용머리로62, 1층으로 확장 이전했다. 

이밖에 국내 지방은행들이 매년 점포 통·폐합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가운데 JB금융 계열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되레 점포를 늘리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모바일 금융 이용 증가와 점포 수요가 줄면서 최근 근거리에 위치한 오프라인 점포 통·폐합 작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행은 오히려 지역기반으로 점포를 늘리면서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지방은행 점포(영업점 및 출장소)수는 846곳으로 2년 전보다 6% 감소했다.

부산은행이 251곳에서 232곳으로 19곳 줄었고 대구은행은 250곳에서 229곳, 경남은행도 160곳에서 144곳으로 16곳 순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북은행은 95곳에서 98곳으로 3곳이 늘었으며, 광주은행은 142곳에서 143곳으로 1곳이 늘었다.

이이 대해 금융권에서는 “전북·광주은행의 집토끼 지키기 전략은 지난 2019년 3월에 취임한 김기홍 JB금융 회장 체제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점포를 줄이는 타 은행과는 다른 행보여서 주목을 끈다.

하지만 자행 출신 은행장 체제 1년도 채 안 된 전북은행의 경우 내부 금융사고와 고정이하여신 증가가 다른 지방은행들에 비해 두드러지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러한 공격적인 영업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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