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요즘 성남시 대장지구에서 (주)화천대유라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토지를 매입하여 아파트를 분양해 그야말로 일확천금, 떼돈을 버는 과정에서 대통령 후보, 국회의원, 검찰총장, 대법관, 특검, 청와대수석 등 정치권 및 정부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되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분노와 허탈감만 커지는 것 같습니다.

(주)화천대유(火天大有)가 아니라 (주)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한 번 생각해 보시지요.
우선 언론 보도를 보면 대장동 아파트 개발 과정에서 토지수용 가격은 평당 250만원 수준이었고, 그 이후 아파트를 청약한 분들에게는 건축비를 포함하여 수용 가격의 10배에 해당하는 평당 2,500만원에 분양하였다고 하니, 여기까지만 보면 토지를 수용당한 분들은 헐값에 수용을 당해서 억울할 것 같습니다.
또한 건축비를 포함했다지만 수용가격 대비 10배가 오른 고가에 아파트를 분양 받은 분들은 비싸게 분양을 받아서 억울할 것 같은데, 분양 받은 분들은 2,500만원에 분양 받은 아파트 가격이 현 정부 들어 아파트 가격의 폭등으로 현재 평당 5,000만원을 넘는다니 분양 받은 분들로서는 2-3년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2배가 올랐으니 억울할 것 같지는 않고, 결국 헐값에 토지를 수용당한 분들만 허탈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토지수용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과거 금융기관에 근무하면서 CPA(회계사)를 공부해서 20여년 이상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을 했던 사람이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이트(DART)에 들어가서 (주)화천대유 관련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설립 시점부터 2020년 말까지 공시한 자료를 훝어보았습니다.
그런데 화천대유 관련 배당이라는 돈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왜나하면 2020년말 현재 재무제표를 보면 재고자산으로 건설용지를 약 1,345억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토지도 분양을 하게 되면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여 많은 수익이 추가로 발생할 것 같습니다.
(주)화천대유가 많은 돈을 벌었으니 기부는 얼마나 했나 싶어 들여다 보니 2020년도에 2억 5,000만원 정도를 한 것 같은데 요즘 이 회사가 정치권과 연루된 의혹들이 불거진 걸 보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기부한 게 아니라 정치권을 향한 기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요즘 우리 국민들도 여야 양쪽으로 패가 갈리어 우리 쪽 후보는 선이고, 상대방 후보는 악으로 간주하며 나름대로 자료들을 방송에서 갖다가 올리고 있는데 방송 자체가 서로가 지지하는 후보의 입맞에 맞춰서 보도를 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자료만 갖다가 올리면 제 눈에는 소설을 쓰는 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대학에서 상대를 나오고 회계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재무제표를 잘 보는 건 아닙니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회계 파트에서 직접 작성하거나 아니면 기업에서 작성한 재무제표를 직접 감리한 회계사나 금융기관에서 직업으로 기업 분석을 하는 분들이나 제대로 분석이 가능하니 소설들 쓰지 마세요.
그리고 금융기관에서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사람들도 감사 보고서만 받아서는 자료의 한계로 분석을 제대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감사 보고서 외에 결산 후 세무서에 제출하는 세무조정 계산서나 각 계정 과목별 상세 자료가 포함된 두꺼운 결산 보고서나 사업보고서 등을 별도로 받아야 분석이 가능합니다.
(주)화천대유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 보고서 하나만 가지고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주)화천대유(火天大有)라는 회사명은 사주가 동양철학을 공부한 분이라 주역에서 따온 거랍니다.
주역에 나오는 ‘대유괘(大有卦)’는 크게 소유를 논하는 괘로 하체는 건(乾, 하늘)으로 강건함을 상징하고, 상체는 이(離, 태양)로 불(火)이요 광명이며 문명을 상징하여 붉은 태양이 하늘에 떠있는 형상으로 태양이 만물을 비추며 인간 세상에 두루 미치는 것은 마치 천자가 천하를 크게 소유하는 것과 같으므로 대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화천대유가 주역의 가름침과는 달리 탐욕의 화신이 된 것 같습니다. 불가에는 욕계 6천(欲界六天 ) 중에 제일 높은 자리에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라는 천신들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곳 천신들의 왕을 '마왕(魔王)'이라고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을 하고 있을 때 나타나서 방해를 한 악귀가 바로 저 마왕(마라왕)입니다.
방해를 한 이유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수행을 통하여 욕계를 벗어나 자기보다 높은 곳으로 올가가려 하니 훼방을 놓은 겁니다. 천신들의 세계도 무협지 못지않게 재밌습니다.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라는 하늘나라 이름을 분석해 보면 '타화(他化)'는 남이 만들었다는 뜻이고, '자재(自在)'는 남이 만든 것을 자신들이 빼앗아가는 걸 말합니다.
한마디로 남 등쳐먹고 사는 하늘의 세계인 셈입니다. 미국인들은 타화자재천을 "Heaven where one can partake of pleasure created in other heavens"라고 표현합니다. 천신들의 세계에도 인간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사는 천신들은 수명이 다하여 윤회를 하게 되면 남들 등쳐먹은 죄로 악귀나 지옥의 세계에 태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천신들이 윤회하는 이유를 불가에서 말하기를 하늘 나라 6천도 욕계이기 때문이고, 또한 인간의 몸을 받아야만 성불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인간의 몸을 받아 태어났을 때 선업을 많아 쌓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가장 비슷한 게 자본시장에서 자신이 매입한 주식을 배경으로 회사경영에 압력을 가해 기존 경영진을 교란시키거나 회사를 빼앗거나 아니면 매입한 주식을 비싼 값에 되파는 등 부당 이득을 취하는 기업 사냥꾼 집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업 사냥꾼들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남들이 힘들게 일궈놓은 기업을 거저 먹으려는 점에서는 법망을 피해 토지 소유주로부터 헐값에 땅을 매입하여 고가에 분양하여 떼돈을 벌어 없는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는 탐욕스런 부동산 개발자나 천상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나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습니다.
주역의 가름침도 중도입니다. 너무 과다하게 먹지 말라는 겁니다. 그래서 주역에서 화천대유(火天大有) 다음에 겸허하게 처신하라는 겸괘(謙卦)를 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많이 벌었으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많이 내놓으라는 겁니다.
그래서 제 눈에 저 사람들의 행위를 보면 회사명이 (주)화천대유(火天大有)가 아니라 (주)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욕계 6천 가운데 타화자재천이 제일 높은 곳에 있어 제일 선한 곳인 줄로 알았는데 욕계 6천 중, 제일 위의 2개 천(타화자재천과 화락천)은 너무 들뜨고 방일하는 마음이 많고, 아래 3천(야마천, 도리천, 사천왕천)은 욕정이 너무 무거워 가라 앉는다고 합니다.
반면, 욕계 6천 중 4천인 도솔천은 욕심이 가볍고, 방일하는 마음이 적어 가라앉지도 들뜨지도 않는다는 원효 스님의 도솔천 찬가를 봐도 주역만 중도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불가에서도 가르침은 중도(中道)입니다.
/글·사진=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