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방역수칙 준수 '3무(三無), 비대면 방식 공연'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63호인 전주기접놀이가 관객·음식·기념식 없는 이른바 3무(三無), 비대면 방식의 백중 공연을 펼쳐 주목을 끌었다.
지난 20일과 21일 전주기접놀이 전수관 일원에서는 비아, 정동, 함대 등의 백중 공연이 펼쳐졌다.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백중 공연을 실시하지 못했던 지난해보다 더 심각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부담이었지만 일제 강점기, 6·25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도 지켜낸 전주기접놀이의 전통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공연을 펼치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행사 인원이 49명까지 허용돼 오전·오후 연 이틀에 걸쳐 각 마을별 개별행사를 하고 4개 마을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하던 만두레, 장원례, 합굿은 전주기접놀이 전수관에서 기접놀이 아카이브 사업과 연계한 영상 위주로 열렸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우려하는 반대 여론 속에서 임양원(94) 전주기접놀이 좌상단 영상과 심영배(68) 전주기접놀이 대표이사·전수관장이 나서 '질곡의 현대사 속에서도 전주기접놀이를 지켜온 빛나는 전통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방역수칙을 엄격히 적용해 공연을 가지면 어려움 없이 공연을 할 수 있다'고 설득해 이번 백중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칠 수 있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때맞춰 진행 중인 기접놀이 아카이브 사업과 연계하면 연로한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 창립 맴버들의 공연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제안도 마을별 예비 모임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주기접놀이 최초의 여성 기잽이로 지역 사회의 화제를 모았던 손경애(43. '전북의소리' 관련 기사 : 마을버스 운전하며 기접놀이 '기잽이' 도전...'열정' 참조)씨 이야기가 전주KBS '전북투데이'의 '사람의 숲' 코너에 방영 중인 가운데 백중 공연 준비 과정 등을 제작팀에서 촬영을 해 시선을 끌었다.

각 마을별로 가진 예비 모임에서는 왕성하게 활동했던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 1기 회원들이 소식을 듣고 속속 모여들어 힘을 보태며 왕년의 무용담을 펼쳐 연로한 가운데서도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 주었다.
용산마을의 김분재(74, 기접놀이 1세대 회원)씨는 "과수원일로 일꾼 들을 얻어놓고 기접놀이를 하려고 몰래 줄행랑을 놓은 적도 있다"며 “그 열정으로 이번 백중공연도 해치우자“고 기염을 토해 긴장 속에서 백중 공연을 준비하는 집행부에 힘을 보탰다.
전주기접놀이의 백중 놀이는 주최 마을이 각 마을로 전령을 보내 초대하면 마을기와 용기(龍旗), 풍장패를 앞세운 각 마을별 행렬이 주최 마을로 모여 만두레와 장원례 등을 하며 합굿을 펼쳤다.
각 마을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을에 모여 그 해의 상머슴을 뽑아 농사 과정의 노고를 위로하는 등의 푸지고 신명난 인근 마을들의 연합 축제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서치식(전주기접놀이보존회 홍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