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한국지방신문협회 홈페이지 초기화면
한국지방신문협회 홈페이지 초기화면

올해로 창간 71주년을 맞은 전북일보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지면보기' 서비스 기능이 사라져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홈페이지의 전북일보 지면보기 창
한국지방신문협회 홈페이지의 전북일보 지면보기 창

특히 인터넷 시대에 홈페이지를 이용해 뉴스를 접하는 많은 독자와 시민들은 전북일보의 이러한 서비스 기능 축소에 대해 불만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 일간지들이 홈페이지를 인터넷신문으로 활용하면서 자사의 기사 내용들을 실시간 공개하고 편집·마감돼 유통되는 신문 지면을 PDF로 유료 또는 무료로 보여주고 있지만 전북일보는 현재 지면 서비스 기능을 인터넷 홈페이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전국 일간지 대부분 실시하는 '지면보기', 전북일보에서 사라져 배경 '의구심' 

전북일보와 함께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한국지방신문협회 전국 9개 신문사들 중 '지면보기' 서비스가 없는 곳은 경남신문과 전북일보 두 곳 뿐이다. 경남신문은 그나마 '과거신문보기' 서비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회원사들 중 전북일보만 지면보기 서비스 기능이 없는 상태다.

광주일보 홈페이지 지면보기 서비스
광주일보 홈페이지 지면보기 서비스

회원사들 중 광주일보는 무료로 독자들에게 지면보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나머지 신문들도 회원으로 가입된 독자나 시민들에게 유료 또는 무료로 지면보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전북지역 일간지들 대부분이 지면보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전북일보의 이러한 지면보기 서비스가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대전일보 홈페이지 지면보기 서비스
대전일보 홈페이지 지면보기 서비스

최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엄정하게 평가하여 노출시키는 기사 및 콘텐츠 제휴를 위해 각 지역신문들과 지역방송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평가를 위한 준비 과정에서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소셜·멀티 미디어적 기능을 가미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여 더욱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독자와 시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 제공하는 것이 심사에 유리할텐데..." 

전북일보의 지면보기 기능이 홈페이지에서 사라진데 대해 신문사 기자조차도 잘 모른다고 반응할 정도다. 한 기자는 “최근에 홈페이지를 개편하긴 했지만 왜 지면보기 기능이 사라졌는지 잘 모른다”며 “네이버와 다음의 포털 제휴 평가위원회가 지역 언론들을 대상으로 특별 심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에 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홈페이지 지면보기 서비스
부산일보 홈페이지 지면보기 서비스

그러나 다른 지역언론사 관계자들은 “포털 사이트에 뉴스 제휴를 하기 위해서라도 독자와 시민들에게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평가에 유리할 텐데 오히려 있는 기능마저 축소하거나 지면보기 기능을 없애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고 비판했다.

전북일보 홈페이지 초기화면
전북일보 홈페이지 초기화면

한편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6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2주간 9개 지역별 1위 언론에 포털 CP제휴(콘텐츠 제휴)를 맺는 지역언론 특별심사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에 과거 군사정권 시절 ‘1도 1(신문)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말이 심사이지 9개 ‘특설 링’을 깔아줄 테니 지역언론끼리 치고받고 싸우란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은 왜 싸우는지도, 룰도 제대로 모르는 채 ‘1도 1사 자리’를 놓고 난타전을 벌일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노조는 “9개 권역이란 기준도 납득이 안 되지만, 이번에도 포털은 밀실에서 제평위 이름으로 ‘치졸한 갈라치기 정책’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포털 CP제휴 위해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JTV 한판 경쟁? 

앞서 포털이 제시한 권역은 인천·경기,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전북, 광주·전남, 강원, 세종충북, 대전충남, 제주 등 9개다. 9개 권역의 신문·방송사들이 경쟁을 통해 권역별로 가장 점수가 높은 1개 언론사만 CP 제휴를 맺게 된다. CP제휴(콘텐츠 제휴)는 포털이 언론사 기사를 구매하고 포털 내에 인링크로 서비스하는 개념으로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제휴다.

신청 조건은 해당 지역에 소재지를 둔 언론이면서 이미 포털에 뉴스 검색제휴 이상의 제휴를 맺고 있어야 한다. 또한 자체적인 취재 기사 비율을 뜻하는 ‘자체기사 생산 비율’(30%) 가운데 80%가 해당 지역 기사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붙였다.

이를 충족 못하면 심사 신청 자체가 무효가 된다. 입점 이후에도 지역 기사 생산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휴평가위 1소위 과반 이상 동의를 거쳐 계약이 해지된다.

이처럼 포털의 까다로운 조건의 심사를 위해 전북지역에서는 하나의 자리를 놓고 신문사들 중에는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방송사 중에는 JTV전주방송 등 3곳이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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