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줍기'
유학이 국시(國是)였던 조선시대에 궁궐 앞인 조계사 주변은 당시 위세가 대단한 명문가들의 집터였을 것이다. 조계사 안에 수령이 500년이나 된 큰 나무가 두 그루나 서있는 걸 보면 짐작이 가는 곳이다.
그런데 조계사 대웅전 건물은 불교계에서 나무를 베어다 다듬어 지은 건물이 아니고, 일제시대 정읍에 있었던 보천교의 성전인 십일전을 해체한 자재들을 옮겨와 지은 건물이다.
지금은 보천교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지만 한때는 600만 신도를 가질 만큼 큰 세력을 형성하였던 종교였다. 타종교의 성전을 뜯어다 자신의 종교의 성전으로 짓는 것은 기존 건자재 안에 붙어있던 타종교의 신들이 따라온다.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 조계사 주변에는 불교 종파 내 세력 간에 타툼이 끓일 날이 없을 정도로 소란스러운 곳이 되었다. 30여년 전에는 총무원장이 자기의 3선 당선을 위해 조폭 250여명을 동원, 불교개혁을 요구하는 전국 승녀들과 재가자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던 사실은 너무나 유명한 일대의 사건이었다.
그 외에도 수시로 누구 물러나라고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시위하는 일도 많았고, 어느 때인가는 스님이 일주문 앞에 드러누워 깽판을 친 일도 있고, 신도들이 쌍둥이 아빠 물러나라고 난리를 친 적도 있다. 높은 스님 중에 쌍둥이 아빠가 계셨던 모양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열리던 서울 조계사 일주문 앞에는 기독교인 10여명이 ‘오직 예수’가 적힌 팻말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하필이면 부처님오신날에 조계사에 와서 "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러 왔다"며 소란을 피워 출동한 경찰이 해산시키는 소동이 벌어진 모양인데,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려거든 부처님오신날 말고 다른 날에 와서 전파해도 된다.
풍수가 한 분이 조계사 터를 보고 "조계사 자리는 풍수적으로 불교 본산의 터라기보다는 포교당의 자리이며, 시정잡배가 들끓고 이권개입이 많으며 권력의 입김이 강한 자리다."라는 말씀이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차리리 조계사를 동국대학이 있는 남산자락에 터를 잡아 새로운 자재로 건물을 지어 이전하는 게 낫지 않겠나 싶다. 끝으로 이땅에 기독교는 들어온 지 200여년이 지나면서 교세도 놀랄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부처님 오신날 봉축행사를 하고 있는 곳에 찾아서 깽판을 놓은 이런 분들을 보면 우리 교회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분들께는 기독교와 유교·불교·도교 등 세계 종교 사상과 동서양의 철학사상에 정통한 종교 사상가 '한밝 변찬린' 선생의 사상을 페친이신 이호재 교수님께서 자세하게 정리하여 세상에 내놓은 '한밝 변찬린(한국종교사상가)'과 '성경의 원리' 상.중.하 3권 그리고 '요한게시록 신해' 등 한국기독교가 가야할 길을 제시한 보석 같은 책들을 소개하니 일독을 권한다.
/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