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길 위에서'

장자는 “지극한 즐거움은 즐거움이 없는 것(지락무락至樂無樂)” 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부귀와 명예, 오래 살면서 선행을 행하는 것, 편안한 생활과 맛있는 음식, 좋은 옷과 아름다운 아내 그런 것들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여기기 않은 장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평생 다 쓰지도 못할 만큼 많은 돈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부자는 육체적 생명을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았는가?

지위를 지키기 위해 불안에 사로잡혀 밤낮으로 애쓰는 귀족은 육체적 생명을 돌보는 일에 실패하지 않았는가?

인간은 필연적으로 슬퍼할 운명을 타고 났으니, 오래도록 살면서 불행과 고통을 맛보아야 한다면 슬픔이 연장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중국 속담에 “기쁨이 지나치면 슬픔이 생긴다. 즉, '낙극생비(樂極生悲)'" 라는 말이 있고 “굵고 짧게 산다" 는 말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하루를 살아도 권력과 부에 파묻혀 살기를 원하고 그래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하나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며, 오래도록 사는 것이 미덕이 된듯하다.

지금 가슴 아리도록 슬픈, 그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인가? 

/사진·글=신정일(길 위의 인문학 우리 땅 걷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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