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감시 자본주의(Surveilance Capitalism). 어제는 퇴근길에 주문해 놓은 책을 찾으러 서점에 들렸다가 "감시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용어의 책이 눈에 들어오길래 구입했다.
언듯 보면 자본주의를 감시하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될 수도 있는데 그런게 아니고 페북이나 인스타 등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무시무시한 용어였다.
'감시 자본주의'란 사람들에게 최대한 빠른 정보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다음에는 사용자들의 활동과 정보를 긁어모아 기업에 팔아서 막대한 광고 수입을 챙기는 것을 말한다.
페이스북이나 구굴 등이 단기간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 바로 "감시 자본주의"에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의 경험을 공짜로 추출해 몰래 상업적 행위의 원재료로 이용하여 돈을 벌면서 권력이 되는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를 말하는 거 같다.
감시 자본주의 체제는 단순히 우리의 정보를 교묘히 빼내 거래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기하급수적으로 축적되는 우리의 정보를 통해 사람의 행동을 수집과 분석 그리고 예측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우리 인간들의 행동을 유도, 통제, 조종까지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점차 그들이 제공하는 것만을 소비하는 맞춤 고객이 되고, 우리의 데이타 정보가 그들의 이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재료가 되어 감시 자본주의가 의도한 유기체로 전락되고 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구글을 검색하던 주체에서 나중에는 검색 대상이 돼버려,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수집 당하고 분석 당하는 데이터로 타인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이용당하는 꼭두각시가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인간을 향한 감시 자본의 쿠데타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는 불가피한 사용자이기에 수탈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을 지킬 권리와 무분별한 정보 수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우리 자신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분노할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이러한 횡포를 저지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인간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과거 산업 자본주의의 희생양은 말 못하는 자연이었다면 감시 자본주의가 희생양은 결국 인간이 될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힘껏 목소리를 높일 것을 주장한다.
/사진·글=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