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요즘 양반의 고장 충청도 어느 초등학교에 국민들의 소중한 성금을 모아 건립된 단군상을 철저해 달라는 민원이 교육청과 학교에 제기된 모양이다.

그런데 교직원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71.42%가 단군상 철거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나왔단다. 예절과 양반의 고장 충청도가 이 정도인데 충청도 바로 아래 지역으로 이미 십자가가 도시를 뒤덮어 동방의 예루살렘이 된지 오래된 내 고향의 여론은 찬성의견이 이보다 더 높을 것 같다.

단군할아버지 머리가 잘려나가기 전에 철거해야하는 게 나은 건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지방의 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글들이 많던데 맞기는 맞는 모양이다. 

이 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우리 민족의 중심가치를 바로 세우고, 아울러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우리 민족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정신을 고취하고자 건립한 한민족의 국조 단군의 조각상을 철거하자고 하니 이 나라의 교육이 안 무너지는 게 이상한 게 아닌가 싶다.

조선땅에서 단군상을 철저하자는 주장하는 인간들은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는 자들보다 더 나쁜 자들이다. 중국과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지만 저런 자들은 우리민족의 뿌리인 단군을 부정하고 역사를 말살하려는 자들이다. 그러면서 허구헌날 일본놈, 중국놈 욕하면 뭐하겠나 싶다!

이 나라 교육기관은 조선의 청소년들에게 그리스 로마신화는 그토록 떠받들어 가르치면서 자기 민족의 시조인 고조선과 단군신화를 부정하고 깎아내리는 걸 보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요즘 어떤 인사들은 대한민국 교육이 무너진다면서 하는 말이 인문학이 위기라고 한다. 참으로 무지한 소리다.

인문학이 위기가 아니라 인간성이 위기인 것이다. 눈이 있으면 서울시내 대형서점에 가서 봐라. 인문학 관련 서적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 인문학이 위기라는 얘기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자들은 서울시내 서점에 한 번도 안 가본 모양이다.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다. 인문학이 위기라 아니라 경쟁을 재촉하는 종교가 근간이 되는 서양의 사상이 문제인 것이다. 종교의 목적이 전도나 포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종교의 목적은 수행이어야 한다.

조선에는 예로부터 어느 종교가 들어와도 금방 잘 퍼진다. 불교도 유교도 그랬다. 이런 현상을 어느 분은 조선인들은 줏대가 없어서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양반들은 조선인은 "마음의 밭(心田)"이 기름지기 때문에 아무 종교나 들여와 심으면 잘 자라면서 대박을 친다고 한다.

우리의 조상님들은 짐승이란 인간성이 파괴된 사람을 짐승이라고 불렀으며, 이런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고 규정하였다. 짐승이란 동물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성이 파괴된 인간을 폄하해서 부르는 말이다.

인간성이 파괴된 사람이 본래의 인간으로 돌아가야 짐승이 사람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군의 홍익인간 사상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쳐야 짐승이 안되고 인간이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보면 어느 민족에게나 일심삼관(一心三觀) 사상이란 게 있다. 불가에서 일심삼관은 법신(法身, 달), 보신(報身, 달빛), 화신(化身, 달그림자)을 말한다.

기독교의 성부와 성신(성령)과 성자나 비슷한 사상이다. 우리의 단군역사에도 보면 환인(桓因), 환웅(桓雄), 환검(桓儉)이라는 삼신설이 전해 내려왔다.

우리의 단군사상을 기독교에 비유하면 환인이 하나님이요, 환웅이 성령이요, 환검이 예수님이다. 그러니 단군할아버지 목을 치는 것은 예수님의 목을 치는 것이요, 십자가의 머리를 치는 꼴이다.

나는 범신론자다. 나무 하나 돌멩이 하나에도 신령이 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돌멩이한테 절하는 것은 돌멩이 자체를 보고 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돌의 그 깨끗함, 돌의 욕심 없는 청정한 마음을 보고 절하는 것이다. 즉 돌멩이가 가지고 있는 청정법신에게 절하는 것이다.

돌멩이 보고 절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는 이데아(Idea)에 대하여 절하는 것이지 돌멩이(Idol)를 보고 절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유식한 이야기는 나 같이 무식한 놈의 머리에서 나온 게 아니라 유불선(儒佛仙) 3교와 기독교를 섭렵한 훌륭한 김흥호 목사님의 이야기이며,

또한 유불선(儒佛仙) 3교에 통달하고 한자 성경을 통채로 외우고 기독교의 가름침을 배우며 4개 종교의 정신을 하나로 회통시킨 탄허스님의 말씀도 같은 이야기다. 

/사진·글=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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