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요즘은 주식이 희망인 세상이라고 한다. 돈에 의한 물질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세상이라고는 하나 정도가 지나쳐 자본 만능주의가 만연하다 보니 돈이 신이 된 세상이다.
그래도 우리의 과거 조상님들은 고단한 삶에 자족하며 정신적인 삶을 살아가는 의지가 있었는데 말씀이다.
우리는 정작 돈! 돈! 돈! 하면서 살지만 돈이 무엇인지, 돈을 벌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금융 문맹이라는 질병에 걸려서 세상이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과거 우리 사회는 돈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놓고 말하는 것은 점잖은 사람들이 할 짓이 아니었으나 이제는 돈을 배워 금융 문맹에서 벗어나야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요즘 모 바이오 기업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사상 최대 증거금인 약 64조원이 몰렸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유명 배송업체가 미국에 상장해서 첫날부터 공모가 대비 80%가 올라 대박을 쳤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단박에 삼성전자(약 500조원)에 이은 국내 시총 2위 기업(SK하이닉스도 약 100조원)으로 떠오르는 셈이다.
이렇게 초기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로켓배송’ 물류 경쟁력을 인정 받아서 투자자들에게 미래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뉴욕증시에 데뷔함에 따라 이 회사는 물류센터 등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을 대규모(약 5조원)로 확보하게 됐다.
실제 이 회사의 CEO도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상장 이후에도 새벽배송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1960년대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다며 한국의 성장에 자기 기업이 한 획을 긋는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데 회사의 재무구조를 들여다 보면 사정이 많이 다른 거 같다. 지난해 비대면 온라인 쇼핑의 활황을 불러온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출 약 13조원에 영업손실 약 6천억원 기록하며 창립 이후 현재까지 누적적자가 약 5조원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만년 적자를 기록한 기업치고는 가치평가가 예상외로 높은 것은 월가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이 지난해 코로나로 돈을 많이 풀려 유동성이 넘쳐나기 때문에 투자할 곳을 찾다가 투자금이 몰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이 회사의 CEO는 적자 문제를 적자라기보다 투자라고 생각해달란다. 참 기발한 생각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공격적, 지속적, 계획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큰 규모의 적자를 본 것은 그동안 이같은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가 컸기 때문이고 서서히 이에 대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기업의 CEO는 적자는 극복해야할 것이라기보다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현재 5만명을 고용했고 앞으로 5년간 5만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연간 약 200조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40-50조원을 올리고 있으며, 법인세비용으로 2018년 약 17조원, 2019년 약 9조원, 2020년 약 10조원을 납부하고 있으며, 2위 SK하이닉스는 2018년 법인세 약 6조원, 2019년년 약 3천억원, 2020년 약 1조5천억원을 납부하였다.
고용도 삼성전자는 10만명이 넘고, SK하이닉스는 3만명 정도 되는 거 같다. 그런데 이 회사는 지난 10년 동안 결손업체라 법인세 낸 게 없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 돈을 많이 벌어 세금을 많이 내리라 기대된다.
이 회사의 CEO는 1978년생의 비교적 젊은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학벌도 명문 하버드에서 학부는 정치학을 대학원에서 MBA를 전공한 모양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싼 돈 들여가면서 미국 명문대학으로 MBA과정을 배우러 가는 모양이다.
그러나 지난해 1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물류센터를 두 배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영업손실이 눈두덩이처럼 불어난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위기론이나 매각설도 흘러나오는 모양이다.
/사진·글=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