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의 '세평'
4년 전 오늘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대통령 박근혜 탄핵 소추안을 인용하여 박근혜를 대통령직에서 파면시켰다. 국회와 헌법재판소를 견인한 민주주의 시민의 승리였다.
문재인 정부 이제 1년 남았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나 “시민의 승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인 현실이다.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4년, 지금 한국 사회 ‘정치'는 없고 '양아치판 정치 놀음'만 있다. 서울, 부산 시장 보궐 선거가 다가오자 정치꾼들의 소음(騷音)과 소란(騷亂)을 뉴스라고 릴레이 중계하는 식이다. 어지럽다. 이 나라는 지금 정치꾼은 부지기수이지만 '정치인'은 희소하고 '정치가(政治家)'는 없다.
나라는 71년간이나 분단인 상태이고 이명박근혜 잔당은 국회를 104석이나 점유하고 있고, 이들은 나라를 파쇄로 몰아가고 있지만 집권 민주당도 지리멸렬(支離滅裂)인 상태다. 민주주의 시민들은 작년 4.15 총선으로 과반수 훨씬 넘는 국회의석을 만들어줬지만 국가 적폐 본질인 ‘국가보안법 폐지’도 못하고 있다. 하나같이 부패 기득권으로 병들어 보인다.
부패 언론은 다시 이명박근혜 시대 회귀를 선동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란 자는 민주주의 시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는 ‘정치 검사’ 본색으로 민주주의 시민과 대통령을 배반하면서 여론조사 1위라고 ‘완전 착란 현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양아치 정치꾼'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파괴를 획책해도, 또 민족을 배반한 일본식민지 부역꾼들 그 자손들이 언론을 참칭하고 나라를 약탈하고 가렴주구(苛斂誅求)를 해도, 이 나라는 줄기차게 민주주의 국가를 향해 전진해왔다.
이 땅은 모순과 폭력과 독재 무단정치를 겪고도 더 나은 인간의 사회를 위한 구축에 민주주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은 시민들에 의해 강력한 나라로 변신해 왔다.
희망을 말하고 싶다. 물론 희망이란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국민대중들이 '시민'으로의 자각과 자기 터전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의 존재로 단단하게 뿌리내려 살아온 자기 존중이 먼저 있어야만 한다. 이는 역설일 수도 있겠지만 삶이 힘들면 힘들수록 그런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을 주문하는 오늘이다.
/김상수(작가·연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