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전북 코로나 백신 사망자 2명 발생 공포 -전북중앙신문
요양병원 입소자 2명 백신접종후 사망 -전북도민일보
전북서도 코로나 백신 접종자 2명 사망 -새전북신문
전북서도 AZ 백신접종 사망사례 발생 -전민일보
전북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2명 사망 -전북CBS 노컷뉴스
AZ백신 접종 50대 2명 사망 '역학조사' -전라일보
백신 접종후 2명 사망 도 “인과 가능성 낮아” -전북일보
전북서도 백신 접종 뒤 사망 2건 신고…‘백신 연관성 조사 중’ -KBS전주
접종 후 사망..백신 연관성 낮을 듯 -전주MBC
백신 맞은 뒤 2명 사망..."기저질환자" -JTV
지역언론들이 백신과의 인과 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 소식을 무분별하게 보도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언론들은 '백신 접종 후 사망자'를 보도하면서, 사망의 원인보다는 사망 그 자체만 지나치게 부각시키거나 심지어 ‘공포’란 표현을 제목과 기사에 사용함으로써 더욱 불안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언론이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지역에서 비근한 사례가 발생했다.
‘역학 관계’ 무시하고 ‘사망’만 부각...불안·공포 조장하는 언론 표현들
전북도 방역당국은 4일 오전 1시 40분께 전주시 소재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A씨(52)와 같은 날 오전 2시 15분께 부안군 소재 요양병원 입원 환자 B씨(58)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중 지난 2일 오전 9시 10분께 코로나19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접종한 A씨는 지난해 뇌출혈을 겪은 이력과 심내 혈관 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3일 오전 11시께 코로나19 백신(아스트라제네카)을 접종한 B씨는 심근경색과 당뇨병, 난치성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의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됐다.
이들 2명은 모두 요양병원 내 자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졌으며, 접종 전 사전 예진에서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을 뿐, 백신과의 인과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전북지역 언론들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 또는 영상을 통해 한줄 속보 뉴스를 다루면서 ‘전북서도 코로나 백신 접종자 2명 사망’, '전북 백신 접종자 또 사망'이란 표현을 가장 많이 사용해 보도했다.
초기 속보 뉴스와 달리 방송들은 저녁 뉴스에서는 제목과 기사에서 ‘전북서도 백신 접종 뒤 사망 2건 신고…‘백신 연관성 조사 중’‘, ’접종 후 사망..백신 연관성 낮을 듯‘, ’백신 맞은 뒤 2명 사망..."기저질환자"‘ 등으로 표현해 아직 구체적인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음을 알렸다.

그러나 신문들은 달랐다. 5일 자 전북지역 대부분 일간지들은 ‘요양병원 입소자 2명 백신접종후 사망’, ‘전북서도 코로나 백신 접종자 2명 사망’ 등의 제목을 1면에 부각시켜 마치 사망 원인이 백신접종인 것처럼 앞서서 보도했다. 심지어 ‘전북 코로나 백신 사망자 2명 발생 공포’란 제목도 등장했다.
신문들 제목 노골적 '불신' 조장, ‘공포’까지 등장
제목만을 놓고 해석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점, 앞으로 전북지역의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사망 원인이 백신에 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각인시켜 주기에 충분한 표현들이다.
이날 전북지역 언론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는 전국적으로 경기도 고양과 평택, 전주와 부안, 대전에서 각 1명씩 모두 5명이 발생했다고 덧붙여 보도했다.

무엇보다 당국이 아직 역학 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과를 신중하게 보도해야 할 언론이 지나치게 앞선 보도와 공포감을 고취시킨 태도는 지적 받아 마땅하다.
특히 제목과 기사에 ‘공포’와 ‘불안’이라는 표현까지 결부지어 보도한 언론 보도를 접한 독자나 시청자, 청취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강한 불신을 갖게 될 것이란 사실은 많은 연구결과에서 입증된 바 있다.
더구나 방역당국은 “사망이 백신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백신 부작용으로 숨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니 접종을 피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렇다고 언론이 방역당국의 말을 무조건 신뢰하고 믿어서도 안 된다.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비판하고 지적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의 보도에 있어서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제목과 기사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 소식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백신 접종과 관련성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예단을 언론이 앞서서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백신과 인과 관계 증명되지 않은 ‘오락가락’, ‘속보 중심’ 보도 문제" 지적
한편 독감백신 접종 당시 언론이 백신과의 인과 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백신 접종 후 사망자'를 무분별하게 보도하면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도까지 낮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때마침 4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 리영희홀'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보도,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발제를 통해 "지난 2020년 10월보다 12월에 백신 접종 거부 의사가 증가한 것은 언론 보도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 자료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15개국을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서 한국은 지난해 10월 '백신 접종을 하겠다(동의율)'가 83%였으나, 12월에는 75%로 줄어들었다.
다른 나라들도 백신 거부 의사가 높아졌지만, 한국은 15개국 중에 4번째로 낙폭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금 당장 맞겠느냐'라는 질문에 국민의 12%만 '그렇다'라고 답할 정도로 백신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10월부터 11월사이에 독감백신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 보도가 쏟아졌고,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백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김 대표는 “당시 언론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 전부를 마치 '백신에 의한 사망'처럼 묘사하고, '사망자 1명 더 늘었다'는 식으로 경마식 보도를 해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된 110건을 조사한 결과, 백신에 의해 사망한 사례는 1건도 없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특히 '코로나19 극복을 방해하는' 언론의 보도 현상에 대해 김 대표는 ‘오락가락 잣대’, ‘방역의 정치화’, ‘사건기사 취재방식’, ‘속보 중심’, ‘기사 쪼개기’, ‘정부 발표에 의존’ 등을 지적했다.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에 대한 언론 보도가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을 일러준 대목이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