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의 '세평'

일본군 강제 성노예를 자발적인 매춘부라고 왜곡시킨 일본 전쟁범죄 기업 미쓰비시 공식 후원 하버드 대학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한 기사가 드디어 미국의 주요 매체인 뉴욕타임스(NewYork Times)에 실렸다.

서울의 한국인 기자와 워싱턴의 미국인 기자가 쓴 이 기사는 양비론-강제 성노예냐? 매춘부냐?-을 소개하면서 램지어 교수 주장 이전 이후 전개 상황을 다루고 있다.

기사 제목은 “A Harvard Professor Called Wartime Sex Slaves 'Prostitutes.' One Pushed Back.”이라고 썼는데 "하버드 교수는 전시 성 노예를 '매춘부'라고 불렀다."라는 제목 뒤에 “One Pushed Back.”이란 표현도 마치 중립의 태도를 취하는 듯 애매하다.

일본군 강제 성노예 문제를 보는 시각에서 서울의 뉴욕타임스 한국인 기자의 시각에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를테면 박유하의 민사 소송 패소보다는 형사 소송에서 무죄를 받은 기사는 Choe Sang-Hun 기자가 “Professor Who wtote of Korean ‘Comfort Wonen’ Wins Defamation Case 라고 썼다. 직역하면 “한국 ‘위안부’를 쓴 교수, 명예훼손 사건에서 승소”라고 기사를 냈다.

이는 유엔이나 미 국무부에서 ‘위안부 ‘Comfort Wonen’라고 표현하면 안 되고 정확한 지칭은 ‘성노예’Sex Slaves’라고 지칭해야 한다’고 발표한 국제 지칭도 따르지 않는 일본 정부식 표현이고 박유하의 “승소”라고 하기 보다는 판사가 판단을 유보한 것이 더 맞다.

이렇듯 뉴욕타임스 서울의 한국인 기자의 정체성에 나는 의문을 종종 가지는데, 작년 2월 27일 “코로나19 방역실패, 문 대통령 탄핵 서명 100만 명”을 기사로 쓴 한국인 기자 Choe Sang-Hun의 정체성에 특히 의문을 갖는다. 한국 방역 실패라고 조선일보 주장을 거의 그대로 옮긴 작년 2월 27일 Choe Sang-Hun 기자의 기사는 일주일 후에 워싱턴 현지 미국인 기자가 쓴 “한국 코로나19 방역 대처 옳다”에서 뉴욕타임스 논조가 바로 잡힌다.

오늘 쓴 하버드 대 ‘램지어 교수 건’ 관련 기사는 Youmi Kim이란 이름의 서울의 기자와 홍콩의 Mike Ives 기자가 썼다.

‘램지어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크게 보도가 되고 미국에서도 시끄러운 사태로 발전하는데도 뉴욕타임스는 뒤늦게 기사가 나왔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이 일본 정부나 일본 민관단체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선명한 입장’을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어쨌든 뉴욕타임스가 하버드 대 미쓰비시 교수의 주장으로 불거진 문제를 다뤘다. 다른 주요 매체들도 기사가 나올 것이다. 베를린 소녀상 철거 일본 정부 획책이 독일에서 무산된 것에는 ‘독일의 정론 언론’ 힘이 컸다. 이번 하버드 대 소동도 미국의 정론 언론이 사태를 분별할 수 있기 바란다.

참고로 1993년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강제 성노예 문제를 담화 형식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제국 육군이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위안부로 알려진 여성들을 군용 성매매 업소에 종사하도록 강요했음을 발견한 일본 정부 조사 결과”, 내각관방장관 ‘고노 요헤이’에 의해 발표된 고노담화’(河野談話)는 일본은 “구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매춘소의 설치에 연관되었다”고 인정했다.

무엇보다 “위안부는 주로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의 감언, 강제 등에 의해 그리고 때때로 관리나 군인을 통해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모집되었고, 위안소의 강압적인 환경 아래 비참하게 살았다”라고 발표하였다. 일본 정부는 이때까지 여성들이 강요받았다는 것을 부정했다. 

/김상수(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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