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아직 우리 주변에는

꽃이 피는 걸 시샘한다는

꽃샘추위가 서성이고 있지만

오늘 만큼은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서

봄이 오는 하늘을

우러러 보고 싶은 날입니다.

봄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입춘(立春)과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났고,

머지않아

개구리도 땅속에서

겨울잠을 깨고 튀어나온다는

봄의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이 가까이 있고,

앞으로 날이 포근해지면서

세상은 초목이 싹을 돋으며

우리 곁으로 완연한 봄이

성큼 다가올 겁니다.

이렇게 절기가

입춘-우수-경칩으로 이어지면서

복수초, 매화, 산수유 등이

야생화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남쪽으로부터는 꽃소식이

속속 한양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황제의 나라에서

왕권을 쓰고 찿아온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상을 혼돈에 빠트리고도

아직도 떠날 생각을 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새로운 봄은

이렇게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게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날이 포근해지면

산과 들에서

꽃들이 기지개를 펴고

우리들 마음속에도

춘심의 꽃망울을 터트려야 하는데,

왕관을 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우리들 마음 속에는

우환(憂患)의 한숨만

터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글=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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