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비평
'싱어게인'
'세상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재야의 실력자, 한 땐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힌 비운의 가수 등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신개념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
'트로트' 광풍에 맞선 JTBC의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프로그램이 4개월여 만에 막을 내렸다. 잊힌 가수들의 경연이어서 그런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무명가수전이라고 하지만 1라운드부터 출연한 71명의 가수들 중에는 많은 음반을 내고 활동하는 가수에서부터 유명한 그룹의 멤버들도 있었다.

8일 최종 6인을 가려서 그 중에서도 최종 우승자를 가린 싱어게인은 그동안 다른 경쟁사들인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은 물론 지상파 방송들까지 경쟁적으로 모방하며 따라하는 트로트 열풍과는 달리 순수함이 묻어나는 가요 경연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느낌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싱어게인 최종 우승 이승윤, 상금 1억 원
최종 우승자인 30호 가수 이승윤은 매회 많은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승윤뿐난 아니라 최종 라운드까지 올라 2위를 한 정홍일과 3위를 한 이무진의 활약도 눈부셨다.

‘비록 창작곡이 아닌 다른 가수들의 곡을 편곡해서 경연을 벌였지만 매회 창작곡 못지않은 개성 있고 독특한 음악 감각과 장르를 감안한 끼 넘치는 편곡으로 열창을 해 준 모든 출연진들은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며 감동을 선사했다.
8일 방송된 JTBC 싱어게인 최종전에서는 1위 이승윤에 이어 2위 정홍일, 3위 이무진, 4위 이소정, 5위 이정권, 6위 요아리가 이름을 올렸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한 싱어게인-무명가수전 마지막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 시청률인 10.010%(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했을 정도로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끼·열정, 높은 시청율...시청자들 매료시킨 출연진들 모두 재능·개성 넘쳐나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5%를 넘긴 '싱어게인'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8회 이후 꾸준히 8%대의 시청률을 보이는 등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음악을 좋아하는 국민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양한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실력의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사실 예선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종반에 가서는 누가 우승을 해도 아까울 정도로 모두가 색다른 내공과 독특한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함인지 싱어게인 톱10 진출자들은 다음 달부터 14개 도시 전국투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나며 방송의 열기를 이어간다고 한다.
승자독식, 로또 예능 경연...많은 아쉬움

그런데 그 많은 출연자들을 제치고 최종 결승에 오른 6명 중 단 1명에게 우승금 1억 원을 주고 2위와 3위에게 안마의자 상품권 외에 상금이 없었다. 오직 1위를 위한 '상금 몰아주기'를 보면서 아쉬움이 남았다.
함께 고생하며 거의 반년 동안 예선을 치르면서 피가 마른 경쟁을 벌였지만 2위과 3위에겐 아무런 보상 없이 1위에게만 거액의 상금을 주는 모습은 승자독식주의가 절로 떠오르게 했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방송이 대중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와 영향력은 시청률에서 나타난 것처럼 실로 크다. 승자에게만 모든 영예와 상금을 몰아주는 로또 식 경쟁과 승자독식 경쟁을 바라보는 내내 가슴이 막혔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럴진대 하물며 다른 경쟁자들의 가슴은 얼마나 조였으며 또 2위와 3위를 한 가수들은 얼마나 허탈하고 참담한 심정이었을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하게 했다.
승자만을 위한 대회, 최종 우승자만을 위한 예능 경연이라고 예고는 했지만 끼와 재능을 모두 발휘하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오직 승자만을 추구하는 경연과 대회의 종착이 못내 아쉽다.
싱어게인과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칫 열정만을 가진 예능 지망생들이 일찌감치 도전을 포기하거나 좌절할 수도 있겠다는 위험한 생각과 걱정이 드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김미선 시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