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신문·방송 톺아보기] 2021년 2월 5일(금)
입춘이 지나자마자 시·군 지역에서 특이한 뉴스들이 지면과 영상을 큼지막하게 메우며 시선을 모으고 있다.
고창군에선 관내 소나무가 서울 남산으로 공수된다며 크게 반기며 고무된 분위기다. 또 남원시는 지리산 전기열차 시범사업 수요조사를 실시한다며 추진을 부추기는 지역언론들의 기사들이 눈에 띈다.
찬성과 반대 여론이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장 재임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어떻게든 시범사업이라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고창 소나무, 서울 남산에 우뚝’...‘그런데 하필 ’고문‘ 자리에?’
먼저 고창군에서는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절 고문이 행해지던 곳(중앙정보부 6국)에 고창산 소나무가 심어졌다며 대대적으로 언론에 홍보했다.
4일 고창군은 ‘서울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핵심 사업중 하나인 ‘예장숲’에 고창산 소나무가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그러자 지역 일간지들은 5일자 1면에 사진과 함께 기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전북일보는 1면에 ‘고창 소나무, 서울 남산에 우뚝’, 전라일보도 1면에 ‘고창에서 가져갔다’, 새전북신문 역시 1면에 ‘`남산 위의 저 소나무' 고창서 공수해 간 소나무’란 제목을 달았다.
전북일보는 “이 소나무는 ‘애국가 2절’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로 이름 붙여졌다”며 “독립운동가가 나라를 찾으려는 간절함으로 불렀던 애국가의 한 구절로 나무 이름을 명명해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자 했다”고 예장숲을 기획한 서해성 총감독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새전북신문은 “고창 소나무가 서울 남산 중심에 자리해 큰 감동을 주고 있다”며 “이는 일제에 훼손(조선총독부 관사)되고,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절 고문(중앙정보부 6국)이 행해지던 곳에 정의로운 고창군의 소나무 기상이 심어진 것”이라고 크게 반겼다.
“남산 위의 저 ‘고창’소나무는 지난 세월 고난을 이긴 우리 민족의 모습을 형상화한 곡선이 있는 소나무로, 남산 예장자락의 대표 소나무로써 3개의 후보목에 대해 서 감독이 직접 고창에 내려와 현장 확인을 거쳐 명품 소나무를 공수했다”는 기사도 시선을 끈다.
그러나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남산 예장자락(서울 중구 예장동 일대)이 어떤 곳인가?
예장자락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관저와 중앙정보부 등 한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한 곳이다.
특히 군사독재시절 중앙정보부가 위치해 한 세기 넘도록 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었던 강권과 탄압 그리고 고문과 공포의 상징이었던 자리다. 이 때문에 “고창의 수려한 소나무를 식재한다고 해서 과거의 악몽이 역사에서 사라지거나 씻겨 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따가운 지적이 나온다.
남원시 ‘지리산 전기열차’ 도입 탄력?, 섣부른 예단
찬반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남원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수요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라는 뉴스가 남원발로 보도되고 있다.
남원시가 철도기술연구원의 ‘산악용 친환경 운송시스템 시범노선 공모 사전수요조사’를 5일 신청한다는 내용과 함께 지역 언론들은 “그간 남원시가 역점적으로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사업을 준비해온 만큼 사전 수요조사에서부터 사업유치를 위해 전력을 쏟아 붙는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지역언론들은 “남원시는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도입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2,153억 원에 달하고 산악벽지 주민 350여 가구가 교통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리산 인근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하루 평균 6,622대인 만큼 전기열차 도입을 통해 차량 절감효과를 만들어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남원시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더 나아가 “친환경 전기열사 사업은 직접 고용효과를 포함한 고용유발 효과도 1,128명에 이르는 등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사도 보인다.
그러나 예측일 뿐 실제 효과는 미지수다. 공모 사전 수요조사는 오는 6월께 시행될 사업 공모에 앞서 각 지자체들의 친환경 운송시스템에 대한 수요를 조사하는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공모 지원에 앞서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문제와 시범노선 유치 이후 세부 사업 본격화를 위한 공론화 과정이 난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범노선 구축 이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유지관리 또는 철거 비용 등의 비효율적 매몰 비용 또한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선로 인허가 과정에서 환경 보존지역과 겹칠 수 있기 때문에 환경부의 자연공원법과 백두대간법 등과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이런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고용효과와 지역경제 기대효과를 섣불리 예단해서 주민들을 현혹시키는데 행정과 언론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양태에 오히려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2월 5일(금)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1면 및 헤드라인 기사 제목.
전북일보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전북 미풍’
설 앞두고…가래떡 뽑는 손길
새만금 클러스터 조성 탄력
고창 소나무, 서울 남산에 우뚝
전북도민일보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 시급
임성근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 제출
군산항 해상특송화물 통관장 설치 급물살
새만금개발 운명 가를 MP변경 새만금위원회 24일 예정
전라일보
전북도내 아파트 값 고공행진 꺾기 역부족
무주 국제 태권도사관학교 속도
‘남산위의 저 소나무’
고창에서 가져갔다
새전북신문
무주택 서민 울리는 '깡통전세' 사고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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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화제]`남산 위의 저 소나무' 고창서 공수해 간 소나무
전북중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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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