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오후에 산책을 나왔는데 겨울 하늘 어느 자락에 걸린 낮에 나온 반달을 보자니 ''낮에 나온 반달''이란 동요가 생각나 흥얼거려 봅니다.
달은 밤하늘에 떠올라야 많은 사람들이 쳐다봐 주는데 낮에 뜨는 달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떠있지만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반달이 주는 정서는 아무래도 망월에 향한 그리움이나 소망을 나타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고요한 파란 빛을 배경색으로 떠있는 반달은 보기에 따라 햇님이 쓰다 버린 쪽박 같기도 하고, 꼬부랑 할머니가 물 길러 갈 때 들고 가는 물동이 같기도 하고, 서쪽 나라를 향해 가는 하얀 쪽배 같기도 하고, 햇님이 신다 버린 신짝 같기도 하고...
그래서 아장아장 걸어가는 우리 아기에게 신겨 줬으면 하는 그리움과 소망을 담아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햇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
꼬부랑 할머니가 물 길러 갈 때~
치마 끈에 달랑달랑 채워 줬으면 ~ ♪♬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햇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
우리 아기 아장아장 걸음 배울 때~
한쪽 발에 딸깍딸깍 신겨 줬으면 ~ ♪♬
/이화구(금융인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이화구 객원기자
jbsori@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