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ard Lee가 본 '한국 사회'
'비선 실세', 정부 각료 모욕하는 처사
지난해부터 벌써 몇 차례 양정철을 비판하고 포스팅하며 그의 행보를 경계했었다. 나는 '비선 실세'라는 말을 매우 싫어한다.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정부든, 검찰이든 그 무엇이든 모두 국민이 주인이다. 이 나라는 왕이 주인 노릇하던 왕정국가가 아니다.
왜 투명하지 못한가? 왜 특정인이 국가, 사회를 재단하는가? 국민은 이들에게 무엇인가? 지금의 이 한심한 나라, 즉 사법부와 검찰이 국정을 농단하는 사태는 어디서 비롯되었나?
아무리 바라보아도 이 사람, 양정철의 얼굴에서 선하고 맑은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 관상은 1도 모르지만, 사람의 얼굴에서 풍기는 게 있다. 생긴 것을 떠나 그 사람의 이미지는 그의 내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풍겨지는 게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 직감은 본능적인 것이다. 이 본능적 감각이 불편하면 결국 마음이 가지 않는다.
나는 이 사람이 오랜 시간 불편했다. 왜? 비선 실세라는 것 때문이다. 국가는 정당한 정부조직에 의해 운용된다. 그런데 왜 비선이 필요하나? 지금이 박통 시절도 아니고. 결국 이런 날이 왔다. 그가 그리는 그림이 아무리 훌륭하다 할지라도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역적질'이다. 그리고 이런 모사가 있어선 안 된다. 무엇이든 투명해야 민주사회다. 그것이 인간에 대한, 국민에 대한 정치의 예의다.
못된 버릇이 딱 3공화국 버전이다. 사회는 어떤 특정인이나 집단이 함부로 재단해선 안된다. 시민들의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펼쳐져야 한다. 자연처럼 자연스럽게 그들 스스로에 의해서 발전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어떤 특정인이나 집단이 그들 생각에 취해 재단하려 든다면 이는 헌법정신에 반한,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비선 실세'가 있다는 것은 정부 각료들이나 국민 모두에게 매우 모욕적인 처사다. 그들이 누구의 사주를 받고, 혹은 누구의 자본으로 연명하면서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위해 정권 창출을 도모한다는 게 정상적인 일인가? 어불성설이자 기함할 노릇이다. 이는 국민을 기망하는 일이다.
종국의 목표가 국민을 배척한 내각제여서 연정을 위해 기득권과 연대,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을 밑밥으로 사면 카드를 던진 것인가? 그래서 반개혁으로 돌아서고, 개혁 전사 추미애를 찍어 낸 것인가? 이 모든 그림을 자신이 주축이 되어 실행코자 대통령 비서실장을 노린 것인가?
특히 윤석열과 최재형을 그가 추천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자는 현 정부의 공신이 아니라 역적이다. 정부를 구성하는 각 부처의 장관이 엄연히 있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진과 국민의 입장에서 대통령과 정부를 떠받치는 민주당이 있는데 무엇이 부족해 비선 실세가 필요한가?
정권의 창출에 힘썼다면 그것으로 족하고, 시민정부라 칭하는 대통령에 부담을 주어선 안 된다. 자중해야 한다. 국민을 섬기는 정치의 순기능을 알고, 국민을 위한다면.
/에드워드 리[Edward Lee, 재미(在美)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