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ard Lee가 본 '한국 사회'

만약에 내가 대한민국을 대신할 수 있다면, 원래 선한 민족인 祖國과 曺國, 그대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싶소.

거짓이 주인 행세하 는 세상에서 정말 누군가를 죽도록 탓하고 싶지만, 결국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잘못 살아온 내 삶을 탓하지 않을 수 없소.

불의와 적당히 타협한 대가가 기득권 악폐의 온상인 오늘의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결코 부인할 수 없소. 그리고 당신이 희생된 것이니...

몸이 온전치 못한 아내를 다시 감옥에 보내야만 하는 당신에게 사죄하고 싶소. 가슴이 찢기는 심정으로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오.

그대보다 세상을 더 살았지만,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소. 나는 한 개인이자, 일그러진 작금의 대한민국이오. 당신에게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오.

그대의 겨울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너무 차갑고 잔인하오. 당신의 아내와 아이들이 겪는, 영문도 모르는 이 참담한 상황은 모두 나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오.

빈 겨울바다에 망부석처럼 서서 어둠 속에 갇혀있는 티끌 같은 나를 보았소. 슬퍼서, 한없이 서러워서 오래도록 바다를, 먼 하늘을 바라보아야만 했소. 

그렇게라도 울어야 했소. 거짓으로 어룽이 난 세상에서 내 잘못된 삶과 영문도 모르는 당신의 가족들, 그리고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당신, 이 땅의 선한 사람들이 눈에 밟혀서.

이런 세상이 너무도 서러워서 박정희, 전두환 때도 울지 않았던 내가 참담한 심정으로 울고 또 울었소.

그때는 악을 썼지 결코 울지 않았소. 오기라도 부릴 수 있었으니까. 불의한 자들에게 머리를 숙일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하염없이 슬펐소. 마치 밀물처럼 눈물이 가슴을 후려쳐 무엇으로도 진정하기가 어려웠소. 미안하오, 정말 미안하오. 어떻게 내가, 우리가 당신들을 밟고 서 있을 수 있는지. 그래서 화가 나고 슬픔을 가누기가 어려웠소.

탓할 수 있는 게 없어 더 그랬소. 저 불쌍한 사람, 홀로 죽어라 용쓰는 대통령을 탓할 수도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미친 사람처럼 빈 바다에 소리 지르고 눈물을 쏟을 수밖에.

미안하오, 정말 미안하오. 며칠을 회색빛으로 배회하다 너무도 괴로운 마음에 마치 술주정을 하듯 이렇게라도 사죄하오. 평생 입에 술 한번 대지 않고 살아온 내가 말이오.

나는 부끄러운 사람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대한민국을 대신할 수 있다면, 아니, 대신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소. 그러면 사죄하고 이토록 가슴 아프지 않을 터이니. 

만약에 내가 그럴 수 있다면 사죄하고 사람으로 살고 싶소. 이 땅의 어둠이 너무 슬프오. 이 땅의 기망이 너무 아프오. 이 땅의 민초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만약이라도 좋으니 그리할 수 있다면, 나는 사죄하고 사람으로 살고 싶소. 그 때야 비로소 사람 사는 세상일 테니.....

PS: 부디 조국 가족의 희생이 잊히지 않기를 빕니다. 결국은 우리가 만든 세상입니다. 그들과 함께해 주십시오. 그리고 함께 꼭 이겨내요!

/에드워드 리[Edward Lee, 재미(在美)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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