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ward Lee가 본 '한국 사회'

2개월 정직으로 끝난 윤석열 징계로 많은 분들이 탄식합니다.

제가 오늘(12.16)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해임보다 무서운 ‘정직’' 에 많은 비판의 글들이 있으나 일일이 답글을 드리지 못해 잠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https://www.facebook.com/ejleekt/posts/10214776219158765)

많은 분들이 실망한 것처럼 저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정말 이 정도밖에 안되는가?" 하는 탄식이 먼저 일었습니다. 그만큼 기대가 컸고, 다른 한편으로는 악이 준동하는 사회에 지쳐있기 때문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저 역시 똑같은 심정이니까요. 그런데 잠시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봅니다..

따돌림을 받는 아이가 어느 날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아이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그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고는 그 아이의 심정을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아이의 정신력이나 신체조건, 급우 관계 등 디테일한 것을 모르면서 함부로 재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누구나 다 평균치의 삶을 살고 있다고 오해하기 십상이니까요. 그렇지 못한 사람도 허다합니다. 그들마저 상향 조정해서 평균치의 삶을 강제할 순 없습니다. 우리가 사회적 약자를 보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악의 무리에 포위되면, 우리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고약합니다. 민주열사들이 지독한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동료들을 발설하기도 하고, 살려달라고 빌기도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의 기개를 너무 단순 평가합니다. 천하의 김근태 전 의원마저도 발가벗겨진 채로 고문을 당하면서 살려달라고 했을 정도이니 더 말해 뭐할까요?.

현 정권이 시민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자명합니다. 저 역시 수없이 비판한 당사자입니다. 그러나 비판도 감당할 만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역효과를 부르기 마련입니다.

마치 아이가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의 선택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 이 나라는 거의 모든 조직을 기득권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많게는 수백 년이요, 적게는 지난 70여 년간 굳어져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검찰-사법부-언론의 카르텔에 이어 모피아, 삼성, 김앤장 등 이 나라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세력들이지요. 단순한 예로 언론의 악의적인 혹세무민에 정부의 기능이 멈출 정도입니다.

모든 것을 비틀고 왜곡 보도해 얼마나 많은 우민이 양산되고 있습니까? 페이스북에서 우리의 커뮤니티는 작은 한 점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틀을 벗어나면 윤석열도 저들에겐 영웅입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가 다가 아니지요. 국정을 책임진 행정부 수반으로서는 우리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를 아울러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 모든 조직이 자본의 권력에 매여있습니다. 우리가 지혜롭게 싸우지 않고 직진만 고집한다면 나라는 혼돈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스피커를 가진 집단, 즉 언론 미디어를 장착한 저들 기득권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아직은 시민 집단지성만으로는 수적 열세입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기는 게임을 해야지요. 그것이 닥쳐오는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입니다..

Edward Lee

최근 연일 공세적으로 주요 쟁점 법안을 입법 완료한 민주당의 전투력이나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각오를 보면 배수진을 치고, 가히 혁명적으로 개혁에 나서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잘한 것마저 외면하고, 전략적 우회마저 칭찬보다 비판을 가하기 바쁘다면 너무 인색하지 않나요?

잘못한 부분 역시도 대안을 제시하는 비판이 옳습니다. 자존심보다 실리가 우선이라 사료됩니다. 적어도 지금은!

/에드워드 리(Edward Lee, 재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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