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요즘 중국에서 우리의 전통 의상인 한복도 중국이 윈조요, 우리의 민요인 아리랑과 동요인 반달도 자기네 것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우리가 먹는 김치까지도 중국이 원조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해리스 미국 대사까지 나서서 트위터에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서 생활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 방 날린 모양입니다.
김치는 우리 민족 특유의 채소 발효식품으로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지금은 전 세계적인 식품이 된 것은 맞지만 김치의 원조가 중국이 자기네라고 주장하는 건 우리를 우습게 보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자기네가 김치 원조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시경(詩經)'이라는 중국 고전에 김치를 뜻하는 '김치 저(葅)'자가 처음 등장합니다. 시경에 보면 "밭에 오이가 있으니 이것을 벗겨 저(葅)를 만들어 조상님(祖)께 바친다(獻)" 라며 절임한 채소가 처음 언급됩니다.
제가 중국 고전 '예기(禮記)'에서도 찾아봤으나 '예기(禮記)'에는 '김치 저(葅)'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 오래된 문헌은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보면 고구려 조에 장양(醬釀 : 장담그기) 등을 하고 있다고 나오는데 이를 발효성 식품으로 해석하여 조선에도 김치 비슷한 식품이 있었지 않았겠는가 하고 추측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문헌으로는 '삼국사기'에 신라 신문왕 때 왕비를 맞이하면서 내린 폐백 품목 가운데 간장, 된장, 젓갈류가 들어 있어 김치 같은 절임 발효식품이 당시에 개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50여년 전 발행된 Webster 영어사전을 보면 Kim-chi에 대하여 ''a spicy Korean dish consisting of pickled cabbage, peppers, garlic, etc."라고 분명히 김치는 한국 음식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 중국에 김치가 있느냐를 따져보면 중국에는 '파오차이(泡菜)'라는 중국식 김치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사항들은 김치와 관련하여 연구한 분들이 조사한 부분과 비슷할 겁니다. 그러니 중국과 한국 양쪽의 김치 종주국에 대한 논쟁이 팽팽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김치 원조가 될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가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가 페북에 글을 올릴 때 가끔 인용하는 강상원 박사의 실담어 사전을 보면 답은 바로 나옵니다. 실담어란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마고성의 언어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인류 최초의 언어입니다.
실담어 사전을 찾아보면 우리의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의 상당 부분이 산스크리트어와 거의 일치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담어 사전에도 김치가 있으며 김치를 '딤치(dhim-caya, jim-ci)'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김치'와 비슷한 발음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한자 학습서인 훈몽자회를 보면 한자로 김치를 '김치 저(葅)'자로 쓰고 우리말 발음은 '딤채(딤치)'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딤채'가 구개음화 현상으로 '김채'가 되었고, 나중에 다시 '김치'로 변화한 거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고대 언어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김치의 역사로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민족입니다. 현재 중국의 김치인 '파오차이(泡菜)'라는 발음보다는 우리의 '김치'라는 발음이 고대 산스크리트어인 '딤치(dhim-caya, jim-ci)'에 훨씬 더 가까운 발음입니다.
그래서 산스크리트어를 모르는 중국인들을 산스크리트어로 'XX라'라고 하는데 김치만 봐도 중국인들이 김치의 고대어인 '딤치'를 모르는 걸 보면 'XX라'가 맞다는 사실이 증명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김치의 원조국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증거는 우리는 쑥과 마늘이라는 절임식품의 윈재료를 먹고 백일을 견디고 인간으로 환생한 웅녀의 후손이기 때문에 빼도 박도 못하는 김치 원조국입니다.
/이화구(금융인 37년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