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옛말에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다''는데 요즘 총장과 장관의 싸움으로 세상이 시끄러운 거 같습니다. 싸움이라도 너무 길게 가면 지루하고 식상하니 심판인 임면권자께서 나서서 말리든지 싸움을 중지시키든지 해줬으면 싶습니다.
저는 평생을 살면서 검찰에 불려갈 일이 없어서 그런지 나쁜 짓하는 사람들을 조사하는 법치의 근간이 되는 검찰을 정권에서는 마치 ''공공의 적''이나 된 것처럼 난리치는 걸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검찰이 두려워 검찰조직을 약화시키려는 자들은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도 공인이 됐으면 검찰의 칼날이 두려운 줄도 알고, 나쁜 짓 안 하고 그냥 평범하게 살면 검찰이 건들지도 않을 텐데 왜 이리 난리를 피우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현재의 검찰제도는 일제 강점기 말만 들어도 울던 아이가 울음을 그칠 정도로 무시무시했던 '순사'라는 경찰의 악행에 대한 보완에서 검찰이 경찰을 통제해야 한다고 해서 현재의 형사 사법체제가 등장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정권 들어서 다시 수사권 조정을 통해 옛날 순사 시절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공수처 설치도 검찰이 그동안 정권 눈치나 보면서 정치권 수사검찰 노릇을 하다가 눈치도 없이 살아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려 달려드니 토사구팽을 당하면서 생기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정권에서 공수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도 오히려 최고의 정치수사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옥상옥에 불과할 것 같습니다. 검찰도 모든 게 자업자득이고, 이런 제도도 현 정권에서 잘못 운영하면 나중에 과보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요즘 나라가 하도 시끌벅적 요지경 속이다 보니 자연에서도 봄에 피어야 할 꽃들도 깜짝 놀라 깨었는지는 지들 맘대로 나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엊그제부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인데도 화단에 철쭉꽃이 피었는가 하면, 오늘도 점심을 먹고 나가보니 아스팔트 길섶에는 노란 개나리가 만개하여 꽃을 피웠습니다.
자연은 인간보다 때를 잘 알아 꽃을 피우고 지는 것인데 세상이 요지경이라 그런지 때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때를 가장 중요시하는 자연의 철학이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인간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때를 아는 것이 철학이고, 철이 드는 것이 철학이라는데 때나 철을 알아야 한다는 하늘이 내린 시간의 선물인 '시중(時中)'의 지혜가 무너지는 거 같습니다.
군자의 중용(中庸)은 시중(時中)이라, 그래서 맹자께서는 공자를 가르켜 시時(時中)를 구현한 성인이라 하셨다는데 말씀입니다.
정치라는 것도 싸울 때가 있고 서로 협치를 해야할 때가 있는데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나라가 어려운 시국인데 싸움박질만 하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검찰개혁이 더 시급하다고요! 그럼 정권을 잡았을 때 초기에 하던지 해야지 검찰들 전 정권 수사에 다 써먹고 살아있는 권력에 달려드니 그때서야 개혁을 하려니 되겠습니까!
더 웃기는 것은 오늘 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여당 대표와 도지사를 꺾고 1위에 오르고 나니, 야당에서는 자기네 당 후보는 5위 밖에 못한 주제에 총장을 여론조사에서 빼달라고 한 모양인데, 뺄 게 아니라 이게 민심이란 걸 읽어야 할 것 아니냐는 말씀입니다.
이래 가지고 어느 천년에 정권을 잡겠습니까! 미안한 말씀이지만 여당에서 얘기하는 20년이 아니라 200년이 가도 정권 잡을 수 있겠습니까!
/이화구(금융인 37년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