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구의 '생각 줍기'
남자들은 아저씨보다는 아빠라는 호칭이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 일본 여인이 누군지도 모른 남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사건을 놓고 언론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비혼 임신과 관련해 법률을 검토해서 합법적으로 허용할 태세입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어디 배울 데가 없어서 '생명윤리'에 관한 중대한 사회적 문제를 일본에게 배운단 말입니까! 일본과 관련된 일이라면 사사건건 죽창을 들자며 죽창가를 부르짓던 인사들은 왜 말씀이 없으신가요!
비혼 여성에 대한 개인의 인간성을 존중해서 비혼 출산을 허용한다면 배우자 없이 비혼으로 아이를 갖고자 하는 남성이 대리모를 통하여 비혼의 상태에서 자식을 낳아 키울 수 있도록 남성의 자유도 허용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렇게 변질되기 시작하면 수천년 동안 이어온 혈연에 의한 가족제도는 물론 혼인제도도 원시사회의 잡혼으로 다시 돌아갈 거 같습니다. 옛날에 서양의 어느 인류학자가 하와이 친족어 연구를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하와이 친족어에 ‘아버지’라는 말은 없고, ‘푸날루아(punalua)’라는 말이 있는데 아저씨와 아버지를 통칭하는 말이랍니다. 남성 쪽은 ‘푸날루아’라는 호칭 밖에 없는 반면 여성 쪽에는 엄마, 이모, 고모, 아줌마 등 세분화된 호칭은 다 있답니다.
즉 엄마는 확실히 알지만 아버지는 누군지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아빠는 없고 아저씨들만 있는 꼴이죠. 이런 집단형식의 혼인을 ‘푸날루아혼'이라고 합니다. 즉 원시사회의 원형으로 모계사회의 초기 형태인 다부다처제라는 겁니다.
'푸날루아혼'은 하와이에만 있었던 게 아니고 고대 조선상고사에도 나오는 얘기입니다. 제가 요즘 무속학자이며 천문역사가이신 노중평 선생께서 해설한 주역책자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주역은 중화에서 만든 역서가 아니고 동이족의 선조인 풍이족이 만든 고조선의 역사서였는데, 복희가 가지고 가서 화이의 역서로 둔갑시키고 거기에 공자가 거창하게 주석을 달아 동이의 흔적을 없앴다는 겁니다. 원래 주역은 환단고기에도 조선에서 만든 책으로 나옵니다.
노중평 선생은 주역을 조선의 상고사를 기록한 책으로 평가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해설서 3귄을 모두 환단고기나 부도지를 인용하여 고조선의 역사로 해설하시는데, 딱딱하고 재미없는 환단고기나 부도지를 통해서 상고사를 배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고조선 사회의 푸날루아혼에 대하여 여러 곳에서 해설하십니다. 부도지에도 보면 태초에 등장하는 남성은 하나도 없고, 마고 할매로부터 시작하여 궁희, 황궁 등 여성들만 등장하는 모계 형태의 사회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한동석 선생이 쓰신 명저 '우주변화의 원리'를 보면 이런한 세태가 나타나는 건 후천개벽의 세상이 임박했다는 징조랍니다. 아저씨보다는 아빠로 불리고 싶은 남자가 모든 분들의 편안한 날을 기원하며 올립니다.
/이화구(금융인 37년ㆍCPA 국제공인회계사ㆍ임실문협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