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파업에 부쳐 

전태일 열사 분신 50주기 … 노동현장은 변하지 않았다 

전태일3법 제정 ․ 외주화 금지, 지금당장!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파업에 부쳐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중이다. 이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안에서 일하며 현대자동차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소속은 엉뚱한 업체로 되어 있다. 그 중 마스터시스템이라는 업체가 특히 문제다. 노동자에게 돌아가도록 책정된 대금 560만 원 중 360만 원을 떼어먹고, 마스크 가격을 아끼겠다고 3M방진 마스크 대신 싸구려 마스크를 지급했다. 

이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환경의 열악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컨베이어벨트의 보수․유지를 담당하는 마스터시스템 소속 노동자들은 탄광과 비견될 만큼 시커먼 쇳가루 분진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렇게 열악하고 위험한 일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11월 12일 마스크를 쓰고 작업한 직후 새까만 분진을 뒤집어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사진 한 장이 SNS와 언론을 타고 퍼지면서 노동자는 물론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제공)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하루 앞둔 11월 12일 마스크를 쓰고 작업한 직후 새까만 분진을 뒤집어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사진 한 장이 SNS와 언론을 타고 퍼지면서 노동자는 물론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자동차전주비정규직지회 제공)

오늘(13일)은 전태일 열사가 노동조건 개선을 외치며 죽음으로 항거한지 50년째 되는 날이다.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일하던 봉제 공장 노동자들의 처지와 오늘날 1류 기업이라는 현대자동차 공장 노동자의 처지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노동자에게 마스크 한 장 지급할 돈을 아까워하며,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자본의 모습은 50년 전과 그대로이다. 

마스터시스템이라는 하청업체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비용을 절감하고 책임을 회피하겠다고 업무를 외주화 시킨 원청 현대자동차가 문제다. 원청이 위험업무를 외주화 시키고 자신들은 나 몰라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제도가 문제다. 그리고 노동자를 쓰고 버리는 소모품 취급하는 자본의 인식과 그에 협조하는 행정․입법․사법의 총체적인 문제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고, 고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탄광 같은 작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배경이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전태일3법 제정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태일3법이 제정되면 마스터시스템 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의 개선을 원청 현대자동차에 요구하고 교섭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스터시스템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환경의 책임을 현대자동차에 묻고 징벌적 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정부․여당이 할 일은 전태일 열사에 대한 훈장 추서가 아니라 또 다른 전태일이, 김용균이, 마스터시스템 비정규직 노동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태일3법을 즉각 제정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에도 요구한다. 외주화된 업무를 즉시 인소싱하고 노동환경 개선에 책임 있게 임하라. 민주노총전북본부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승리할 때까지 연대할 것이다. 

2020년 11월 13일

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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