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혼자산다'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MBC '나혼자산다' 성훈 수염기른 모습(MBC 화면캡쳐)
MBC '나혼자산다' 성훈 수염기른 모습(MBC 화면캡쳐)

MBC '나혼자 산다'(줄여서 나혼산)에서는 할로윈을 맞아 출연진 각각의 할로윈 컨셉에 맞게 화려한 오프닝을 장식했다. 화사는 순백의 구미호, 성훈은 드라큘라, 등으로 분했고, 특히 박나래는 개그우먼답게 “그것”의 광대로 분장해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지난 9월 4일 방영된 프로그램은 다른 때와 같이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는 듯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성훈이 화사에게 한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날 헨리와 성훈이 특별한 휴일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져 “브로맨스 찐 케미”를 보여줬는데 이때 성훈의 면도를 하지 않은 모습이 전파를 타고 그대로 보여줬다. 이에 성훈은 “코로나19 때문에 있던 스케줄이 다 취소돼 일이 없었다”, “10일을 면도하지 않았다”며 수염을 기른 이유를 토로했다.

말실수로 혼난 성훈, 언헹 조심할 필요 

성훈의 수염기른 모습을 본 한혜진을 비롯한 다른 '나혼산' 멤버들은 각기 다른 모습을 보였다. 헨리는 “바야바 같다.”며 웃었고, 박나래는 다음 작품은 자연인 콘셉트인 거예요? 라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달리 화사는 성훈의 수염기른 모습이 “멋있다.”며 “수염 기른 사람 멋있지 않냐”며 성훈에게 물었다. 이에 성훈은 다소 정색한 듯한 모습으로 “어쩌라고”라고 답했고, 이에 화사는 “그래요. 산적같이 생겼어요”라고 되받아쳤다.

이 모습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무례하다.”, “성훈 말실수 한 것 같아서 무안하다. 보기 불편하다.” “기안도 하차했는데 성훈도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성훈의 발언을 다소 부정적으로 보았다.

화사에게 “어쩌라고” 라고 말하는 성훈(MBC 화면캡쳐)
화사에게 “어쩌라고” 라고 말하는 성훈(MBC 화면캡쳐)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예능인데 너무한다.” “저런 것도 불편해하냐.”, “프로 불편러들은 항상 존재한다.” “서로 장난치는 것 아니냐”며 성훈의 태도를 옹호했다. 

성훈의 발언이 다소 경솔한 부분이 있는 것은 맞다.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 충분히 보기 불편할 수 있고, 연예인은 대중들에게 노출되고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방송에서나 사회에서나 그들은 언행을 조심히 할 필요가 있다.

연예인들의 언행에 대한 '불편함'은 항상 존재...'무한도전' 대표적 사례

그렇지만 그들도 엄연한 사람이기에 실수 할 수 있고, 예능이라는 공간에서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조금 무리해서 우발적인 언행이 튀어나올 수 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점을 망각한 채 그들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그들이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나치게 높은 잣대를 요구하는 것이다.

나혼자산다의 이런 사태는 요즘들어 처음있는 일이 아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방송에서의 연예인들의 언행에 대한 '불편함'은 항상 존재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 정도로 무한도전은 대한민국을 대표한 프로그램이었다. 근 13년동안 MBC에서 방영할 동안 토요일 안방의 웃음을 담당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1등 예능프로그램이었다. 그 난공불략한 철옹성을 무너뜨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트렌드의 흐름을 쫒아가지 못한 것일까? 요즘 아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재석과 김태호 콤비의 '놀면 뭐하니'를 보면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표면적인 무도의 종영이유는 주요멤버인 길과 노홍철의 연이은 음주운전을 들 수 있지만 사람들이 손 꼽는 실질적이유는 바로 '무도 시어머니'다.

'무도 시어머니'란 무한도전의 극성팬을 일컫는 말이다.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어머니처럼 무한도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감놔라 배놔라 하는 모습을 비꼬는 말로도 쓰였다.

이들은 초창기에 활발한 피드백을 통해 '무한도전'을 대한민국 최고 인기 프로그램의 반열에 들게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이후 그 정도가 지나쳐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의 사소한 잘못마저도 용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사사건건 개입해 '무한도전'만의 생리얼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역효과를 낳았다.' 

'무한도전'(MBC 화면캡쳐)
'무한도전'(MBC 화면캡쳐)

디 '나혼자산다', '무한도전'의 수순 밟지 않길 

그런 논란 속에서 무도는 자연스레 도태되어 종영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무도의 폐단이 현재 MBC간판 예능인 '나혼자산다'에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현 사태의 성훈과 더불어 기안84는 자신의 만화인 “복학왕”에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장면을 기재함으로써 대중에게 뭇매를 받고 잠정적으로 “나혼자산다”에 하차중이다.

물론 앞서 말한 '나혼자 산다'의 논란이 잘못 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만한 행동을 했고, 그 행동들은 비판받아 지당한 일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 높은 잣대를 들이밀며 공인이 아닌 그들에게 공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강요한다. 속된말로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든다”는 말처럼 요즘의 시청자들은 그들의 잘못된 점을 어떻게든 찾아내 물어뜯는 하이에나들 같다. 이런 혐오가 난무하는 현장 역시 코로나가 할퀴고 간 잔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우리 모두 잠시 “불편함”을 내려놓고, 그들을 관대한 눈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할 시기이다. 부디 '나혼자산다'가 '무한도전'의 수순을 밟지 않길 바랄 뿐이고, 지나친 혐오와 비방은 지양되야 할 것이다. 

/정석민 시민기자(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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