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커피 바리스타 MBA학원 원장, (주)한국토탈커피머신 이사)

김승연 원장
김승연 원장

지식과 노하우를 살리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고 싶다.

사회공헌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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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으로 평생을 현역으로?

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쾅’

어느 날 당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갑자기 ‘오늘까지만 나오세요’ 라는 통보를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제까지의 자신과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는데 돌연 열심히 일을 하던 회사로부터 내쫓기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속칭 ‘짤리게’ 되는 것이다. 한 순간에 실업자가 된다. 게다가 40세 이상의 사람은 재취업도 쉽지 않다.

회사에 다니는 도중에 ‘짤리지’ 않더라도 퇴직은 평균적으로 60세가 되면 몸의 상태나 기력에 관계없이 기약한 듯 찾아온다. 계약직 임원이나 특수한 직업이 아닌 이상 60세 무렵이 되면 퇴직은 숙명처럼 찾아온다.

60세 퇴직 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의 평균 수명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80세 더 나아가 100세까지 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통 사람은 눈을 뜨고 기상하여 일상생활을 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16시간 정도다. 60세 퇴직 후에 20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11만6천8백시간 (16시간*365일*20년)이라는 엄청난 세월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는 퇴직 후에 이 11만 6천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20년이라는 기간을 더 산다고 가정해보면 건강과 경제적인 부분은 역시 빠뜨릴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 중에는 ‘나는 이미 퇴직 후 20년 동안 살 수 있는 자산을 모았으니 걱정이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정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퇴직 후에 20년의 삶을 계획적으로 미리 준비해 놓았다는 것은 현역시절에 미래를 위해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투자 했다는 가를 알 수 있다.

건강과 경제적인 조건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퇴직 이후 자신의 생활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현역에서 열심히 일을 할 때에는 ‘빨리 퇴직해서 여행도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쉬고 싶다’라고 생각한 사람도 막상 퇴직하고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면, 아직도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듯하다.

그렇게 ‘일하고 싶다’라는 욕구 외에, 경제적인 면에서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인생 80년’이 보편화된 시대이기 때문에 퇴직 후의 20년을 어떻게 보낼까가 큰 숙제이다.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할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현역 시절, 미리미리 노후 대비 해 두는 것이 최선책

퇴직을 하면 재직 중에 매달 받아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던 월급이 없어져, 갑자기 연금만으로 생활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불안한 현실이다.

현역 때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회사에서 업무중심의 생활을 하지만, 어느 순간 불현듯 퇴직 후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할까? 불안감을 갖게 된다.

퇴직 후의 생활자금 확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무관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정도의 퇴직금이 있다고 해도 지금부터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퇴직 후 생활’을 생각하면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직 아들이나 딸이 독립하고 있지 않다든가, 게다가 부모 세대도 남아 있게 되면 불안은 더 가중될 것이다. 더 일하고 싶은 욕구의 충족과 경제적인 면의 어느 쪽으로 비중을 둘까는 차치하고라도, 65세 정도까지는 일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듯하다.

그렇다고 퇴직 후 바로 재취업을 할 수 있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있다고 해도 대부분은 청소, 건물관리 등 상시적인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직종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원래의 직장에 파트 타임제나 계약 사원이라고 하는 고용형태로 남거나 아니면 관련 회사로 재취업을 하는 방법이 고작이다.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역 시절에 미리미리 노후를 대비해 두는 것이 최선책이다. 퇴직 후 경제 활동뿐 아니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이나 사회 활동도 포함되어야 한다.

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꾸준히 일하는 습관이 중요

현역 시절에 머릿속에 그려두었던 퇴직 후의 실상은 그렇다고 그리 녹녹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냉철하고 현실적인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퇴직 후 11만 시간, 당신에게 인생의 최고의 시간이 될 수 있고, 자칫하면 기나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필자가 일본에서 커피와 음식분야를 공부할 때 69세의 노인을 알고 지냈다.

이 노인은 1주일에 4일 정도 도로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건축회사에서 일하다가 퇴직 후 이 일을 10년째 하고 있다고 했다.

일을 할 때는 항상 만보계를 허리 벨트에 차고 걷는다. 일 시작하기 전에 지도에서 본인이 돌아다닐 루트를 조사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하루 목표량이 있는 편이 의지가 더 생긴다고 하였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하루하루 꾸준히 일하는 것이 10년 동안 일할 수 비결이라고 말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일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퇴직 후에 일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임금은 현역시절에 비하여 큰 폭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일할 수 있는 기간도 1년 아니면 몇 개월 계약을 하여 다음 해는 어떻게 될지 조차 모르는 불안한 현실이다. 일하는 자체만으로 기쁨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예외지만, 퇴직 후 일을 통해 꼭 수입이 있어야 하는 사람은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연금이나 퇴직금, 예금만으로 생활을 생각했다고 해도 불과 몇 년 지나면 바닥이 나기 때문에, 우선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을 확실히 준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 후부터의 일은 지금까지의 현역시절과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이 퇴직 후의 일을 찾고 그 일을 지속 시키는 요령이다. ‘어느 정도의 수입’을 요구하거나 ‘대우’를 기대하지 않고, 수입은 없는 것 보다 있는 편이 좋다. 지금까지의 직함은 과거의 것이라고 결론짓는 마음이 바람직하다.

고령자들 재취업보다 창업 급증, 왜?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남으로 인해 60세에 퇴직해도 계속해서 일하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어느 나라든 증가추세이다. 퇴직 후 단 몇 개월 정도 반짝 여행이나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역시 ‘사회 속에서 무슨 일을 해서 언제까지나 인정받고 싶다’라고 하는 기분으로, 거기에다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을 얻고 싶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시니어층은 ‘생활을 위해서 일한다’고 하는 것보다는 ‘자아실현, 자기실천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라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새로운 회사에 재취업한다고 하는 선택사항도 있지만,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무너뜨리지 않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한다고 하는 점에서는, 오랜 세월 근무한 회사를 퇴직한 후에 독립하여 작으면서 스스로 창업하는 일이 ‘자아실현, 자기실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헤럴드 경제 신문 2019년 7월 15일자 ‘올들어 ‘고령창업’ 13% 급증‘이란 제목의 기사에 의하면 60세 이상 고령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사이에 60대 이상 고령자의 창업이 전년 동기 대비 13.0% 늘었다. 1∼3%선인 30∼50대 증가율에 비해 유난히 높다. 베이비 부머 세대들의 창업이 증가하는 경향과 맞물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지식과 노하우를 살리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고 싶다’, ‘사회공헌을 하고 싶다’...다양

고령자들의 창업 환경에 있어서도 무리한 빚을 내어 큰 사무실에서 많은 사원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택에 인터넷 회선과 PC를 설치한 스몰 비지니스 창업이 많다. 향후 시니어 창업의 주류가 될 전망이다.

시니어가 창업하는 동기에는 ‘지식과 노하우를 살리고 싶다’,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고 싶다’, ‘사회공헌을 하고 싶다’ 등 다양하다. 젊은 층의 창업과 다른 것은 반드시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일이 아니고 이윤은 적당히 해도 손해 보지 않는 범위에서 ‘보람이 있는 사업’을 해 나가고 싶다고 하는 점이다.

필자가 2005년 일본의 주조라는 곳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있을 때 가게에 자주 오는 일본 손님의 이야기이다. 현역 시절에는 회사에 정사원이라는 형태로 전기 메이커회사에서 30년 가까이 일하였다. 54세로 정리해고에 가까운 형태로 어느 정도의 퇴직금을 받고 퇴직을 하였다.

퇴직 후 정부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아카데미에 주 5일, 1일 6시간씩 6개월간 컴퓨터 교육을 받아서 오피스(Office)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국가의 시니어 고용대책으로 초·중학교 교원을 위한 헬프 데스크의 모집이 있어 이쪽에 응모해 1년 간 근무하였다.

그 때 나이 56세. 고향에 유턴 해 PC 아카데미 교실을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창업을 시작한 것이다. 개인지도이니까 대단한 설비는 필요 없었다. 집의 거실을 플로어링 한 것과 회의용 테이블용 중고 탁자 한 개와 교습용 노트 PC 2대를 샀을 뿐 이었다.

회사에 있으면 영원히 모를 수도 있는 경험을 퇴직 후 정말로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그것이 도움이 되어 단순하게 PC교실 만이 아니고, 웹 사이트 구축, 도메인 취득, 렌탈 서버 계약, 광고지의 밑 글씨 작성 등에 이르기까지 작은 인쇄기를 사서 인쇄를 해주기도 하였다. 덕분에 연금은 남아서 손을 대지 않고 살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 귀를 번뜩이게 한 대목은 ‘이 일은 정년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평생 현역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되고 자랑스러운 일이겠는가? 그의 말에 의하면 창업을 할 때와 샐러리맨 생활할 때는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퇴직한 다른 직장 동기와 이야기를 하면 스스로 어떻게 앞으로 주도적으로 살려는 기분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런 창업 정도로는 노후 인생이 시시할 것이라고 비웃거나 동정했다고 한다.

창업으로 평생을 현역으로?...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쾅’

많은 경비를 들이지 않고 자영업을 시작할 수가 있으면 그것은 사는 보람으로 연결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상공인진흥원 등에서 퇴직자들의 창업지원을 목적으로 한 적극적인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상공인진흥원 이용두 원장은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정체된 고용환경에서 퇴직 후 성공적으로 창업에 안착 할 수 있도록 2010년부터 시니어 창업지원 사업을 수행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시니어 창업 스쿨은 예비 창업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업종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경력, 특기, 희망진로를 고려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한편, 유망 업종별 실습과 체험을 통한 맞춤형 코칭을 통해 경제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비즈 플라자에서는 창업을 희망하는 퇴직자들이 제2의 인생을 충분한 준비를 통해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 제공 및 맞춤형 교육, 커뮤니티 활동, 컨설팅 등 다양한 시니어 창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늘어나는 노령인구와 퇴직자들의 자아실현과 자기실천을 위한 창업지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야 퇴직자들이 마음 놓고 창업상담도 받고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으로 평생을 현역으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쾅거린다. /<사람과 언론> 제6호(2019 가을). 

/김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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