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신문·방송 주요뉴스 톺아보기] 2020년 10월 28일(수)

언론의 의제설정 기능은 매우 중요하고도 위험하다. 독자와 시청자 등 뉴스 이용자들이 알아야 할 사실과 진실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의제로 채택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해야 하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언론이 때로는 이러한 정보를 알고도 의제로 채택하지 하지 않는 경우, 또는 모르고 의제로 채택하지 않은 경우는 후자에 속한다. 알면서도 언론사 내부의 정보공유에 그치고 쉬쉬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위험하다. 더욱이 이런 정보를 뒤틀거나 역으로 해석해 이용한다면 이 경우는 언론의 존재가치가 있으나마나하다. 오히려 ‘사회악’이 될 수 있다. 그런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목격하고 경험해 왔다.

최근 전북지역 언론들에서 이러한 의제설정 기능의 간극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조 단식투쟁 2주째, 외면하는 민주당과 전북언론들

지난 14일 이스타항공이 615명의 직원들을 대량 해고 통보한 날부터 시작된 조종사노동조합(위원장 박이삼)이 27일로 14일째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단식투쟁에 동참하고 국민의힘이 투쟁에 연대하는 등 공론화에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작 이스타항공 창업자인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서울언론들은 이에 대해 “‘을’을 위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집권한 여당이 을을 취사선택 하고 있다”며 따갑게 비판할 정도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이스타 노조 동조 단식투쟁에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철회, 릴레이 동조 단식 중입니다’라고 적은 띠를 두르고 다닐 정도로 적극적이다.

국민의당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스타 사태에 법적·경제적 책임을 지지 않는 이상직 의원을 비판하며 정부여당의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국정감사 기간에도 환경노동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에서 야당 의원들의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한 질의가 빗발쳤다.

그런데 유독 민주당은 이스타항공 사태로 탈당한 이상직 의원을 의식한 듯 이 문제에 굳게 입을 다물며 침묵하고 있다. 이스타 노조는 민주당에 문제 해결을 위한 질의서 등을 수차례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전북지역 언론들도 침묵하거나 오히려 이상직 의원의 국감활동 또는 그의 동정사항을 큼지막하게 보도해 해고된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자극시키는 모양새다. 특히 일부 일간지들의 지면에서 연일 그러한 보도가 묻어난다.

전북CBS 노컷뉴스 10월 27일 보도(홈페이지 갈무리)
전북CBS 노컷뉴스 10월 27일 보도(홈페이지 갈무리)

전북CBS 라디오 ‘사람과 사람’은 27일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과의 대담을 통해 그나마 단식투쟁 소식을 상세하게 전해주었다.

이날 박 위원장은 얼마 전 국감장에서는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한테 면박까지 당한 내용을 밝혀 충격을 주었다.

그는 “나름대로 발언 시간을 주어서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면박을 주어서 당황했다”면서 “사실 노동존중을 외치고 단 한 개의 일자리도 잃지 않겠다던 정부와 여당이 오히려 노동자를 공격하고 말을 끊는 모습을 보면서 허탈감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이스타 문제에 둔감한 이유와 배경은 뭐라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우리도 마땅한 이유를 모르겠다. 도대체 이상직 의원이 뭐 길래 이미 민주당을 탈당한 상황에서, 자기 당 소속 의원이 아니라고 하는데 정부와 여당이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새만금 중국 태양광 사업체 사기행태 문제 제기에 ‘침묵’, ‘모르쇠’

5년 전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자랑하며 홍보했던 새만금 중국 기업 CNPV사의 태양광 사업과 관련한 투자 약속이 이뤄지지 않아 ‘국제 사기극’이 될 처지라는 문제 제기가 새만금신문과 전북의소리를 통해 지난 5일과 9일 보도된 바 있다. 

※관련 기사: www.jb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1892(속도 자랑하던 '새만금 태양광', 국제사기? -전북의소리(10.9)) 

2015년 6월 10일 새만금개발청은 중국 CNPV(China Photovoltaic)사와 태양광제조시설 건립에 대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한‧중 FTA 산단 추진 확정을 통해 새만금에서 한‧중 경제협력의 장이 활짝 열렸다”고 발표했다.

당시 새만금개발청은 CNPV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국방부 등과 협의를 통해 20년간 CNPV 측에서 공유수면 점·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절차를 일사천리로 처리해주었다.

그런데 CNPV 재무제표에 의하면 2019년에 7억 6,935만 원의 순이익을 취하는 대신 새만금 토지 임대료는 연간 약 9,000여만 원에 불과하는 등 약속했던 투자가 이뤄지지 않자 ‘현대판 봉이김선달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그런데 초기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지역언론들이 함구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KBS전주총국 10월 27일 보도(화면 캡쳐)
KBS전주총국 10월 27일 보도(화면 캡쳐)

그나마 KBS전주총국이 27일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해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두 꼭지의 관련 기사를 내보낸 방송은 먼저 ‘중국 태양광 업체, 수천억 투자 약속 ‘물거품’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2015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업체, CNPV가 새만금에 수천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인적 없는 땅에 중국의 태양광 업체, CNPV가 세운 1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 발전소를 지은 게 전부”라는 기사는 “근무하는 직원은 단 두 명인데다 시설 관리만 할 뿐, 중국 투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여 보도했다.

KBS전주총국 10월 27일 보도
KBS전주총국 10월 27일 보도

KBS전주총국은 또 ‘한중 경제협력이라더니…일본 회사 지분율 99%’란 제목의 다른 기사에서도 “중국 기업으로 알려져 왔는데, 취재진이 지분 구조를 들여다보니 사실상 일본 회사였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었다.

CNPV가 투자했다는 국내업체의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보고서를 근거를 제시하며 공개한 기사는 “전체 주식 가운데 100주를 제외한 나머지 17만 3,600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99.9%나 된다”며 “당시 투자 업무를 맡아 중국기업 유치 모범 사례로 내세웠던 새만금개발청은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도, 중국기업이든, 일본기업이든 뭐가 문제냐며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약속했던 제조업 투자 무산에, 실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새만금개발청, 전북도, 정부가 무리하게 투자 유치를 강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희대의 사건이 다른 지역언론들에 보도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동국 선수 23년 전북 활약 접고 은퇴, 이재명 경기도지사 축하?

이제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글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글

대한민국 최고의 K리그 프로축구 선수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통해왔던 전북현대 이동국 선수가 23년간 프로축구 선수로서의 활약을 마치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제2의 인생을 선언한 이동국 선수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K리그 최종전인 11월 1일 대구와의 경기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그라운드를 밟을 예정이다.

이동국 선수는 지난 2009년 전북현대에 입단해 K리그 우승 7회, AFC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 제2의 전성기를 구축하며 전북현대와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활약해왔다. 이 선수는 지난 2009년 입단 첫해 전북의 창단 첫 리그 우승을 견인하고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팀과 선수 모두에게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이 선수의 역사는 우승 타이틀뿐만 아니라 수많은 득점 기록을 남겼다. 그는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전북 소속 360경기 출전, 164골 48도움)으로 K리그 사상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AFC 최고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37골(75경기 출전)을 성공시킨 그는 최다골 기록을 보유하며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서 입증했다. 더구나 42세의 나이까지 축구선수로 모범을 보이며 주 공격수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동국 선수(사진=전북 현대모터스 제공)
이동국 선수(사진=전북 현대모터스 제공)

그는 특히 축구를 통해 전북을 널리 알린 점에서 전북의 홍보대사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맹활약했다.

그런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선수의 은퇴와 새로운 시작을 축하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동국 선수의 은퇴를 먹먹한 마음으로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 지사는 “함께 울고 웃었던 23년입니다. 스포츠 뉴스 오프닝의 단골 영상이 되어버린 98년 월드컵에서의 대포알 중거리슛 이후, 늘 국민들의 염원을 가득 담은 그라운드 위에 그가 있었습니다”라며 “그는 언제나 '극복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세간의 비난에도, 그의 표현대로 그라운드에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습니다. 그렇게 무수한 기록들이 쓰여졌습니다”고 칭찬했다. 

또한 이 지사는 “당신과 함께 울고 웃었던 한 명의 팬으로서 라이언킹의 새출발을 축하합니다. 사랑스러운 5남매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인생 2막을 여시길 응원합니다”라고 축하와 격려를 했다. 

소속은 전북이지만 경기지사의 이 같은 격려와 칭찬, 축하의 메시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반면 입만 열면 전북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던 전북도지사를 비롯한 전북 정치인들에게 따가운 시선이 쏠리는 아침이다.

다음은 10월 28일(수) 전북지역 주요 신문·방송의 1면 및 중요기사 제목이다.

전북일보

다시 빨간불 켜진 기금운용본부

국민의힘 “전북발전 돕겠다”

전북에 지방의정연수원 설립 ‘청신호’

전북도민일보

방조제~심포항까지 20.5㎞

국가예산 ‘1의원 3책임제’ 승부수

내달 개통하는 새만금동서도로

‘공공의대 반대’ 전북대병원장에 비난 봇물

전라일보

공공의대 설립돼야 지역 의료격차 해소"

새옷 입고 더 밝아진 ‘전주 관문’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90%까지 상향

새전북신문

국가예산 확보전쟁 사실상 막 올려 도정 총력전

학생 떠나는 지방대학, 존폐위기

전주 관문 ‘호남제일문’ 새단장

전북중앙신문

예산전쟁 도-시군 지휘부 총출동

"조남천 전북대병원장 반성해야"

전주관문 호남제일문 산뜻

전민일보

국민의힘, 전북 현안사업 해결 ‘초당적 협조’ 약속

전북교육계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제한 적극 지지”

도의회 ‘지방의정연수원’ 건립 사활

KBS전주총국

중국 태양광 업체, 수천억 투자 약속 ‘물거품’

한중 경제협력이라더니…일본 회사 지분율 99%

전주MBC

보험사만 혜택

전라선KTX 고속화 이견.."개량이냐 전용선이냐"

JTV

'SRF 발전소' 환경영향평가 회피 꼼수 막는다

"의대 정원 확대 권고"...공공의대 영향은?

전북CBS

단식농성 이스타노조 "대통령님 한번만 손 잡아 주세요"

전북 인권문화축제 29일 개막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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