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국 국제 공동수업' 체험기


지난 8월, 필자는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국가들을 여행하며 거리 곳곳에서 방영되는 케이 팝(K-pop) 애니메이션 '데몬 헌터스(Demon Hunters)'를 보았다. 이는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세계 청소년이 공감하는 문화적·역사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30여 개국의 교사, 학생들과 국제 공동수업을 진행하며 필자는 교육이 언어와 국경을 넘어 하나의 가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험해 왔다. 특히 평소 유네스코학교 네트워크(ASPnet: UNESCO Associated Schools Network)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청소년들이 ‘평화를 위한 역사교육’, ‘연대를 위한 배움’ 속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필자는 며칠 전 심혈을 기울여 1,2,3차 공동수업을 통해 세계 연대를 실천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 교육 신념으로 한국이 중심되는 7개국 학생들이 한자리에 만난 것이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고대부터 인간 사회에는 언제나 악(데몬) 과 선(영웅) 의 대립이 존재해 왔고 그 투쟁 속에서 인류는 스스로의 길을 찾아왔다.
'데몬과 영웅'은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나 등장하며 그 사회의 정의와 도덕, 평화를 비추는 시대의 거울이 되어왔다. 이런 맥락에서 'Demon Hunters'는 단순한 'K-pop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역사적·문화적 서사를 담은 세계 시민의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 공동수업의 핵심 주제는 ‘영웅의 가치’"


현대 청소년이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통해 ‘어둠에 맞서는 선의 용기’, ‘두려움을 넘어서는 연대’를 새롭게 표현하고 있으며 특히 약점과 어려움을 지닌 여성 캐릭터들이 주체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모습은 전 세계 청소년에게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국제 공동수업의 핵심 주제는 ‘영웅의 가치’ 였다. 각국의 역사 속 영웅들은 시대의 어둠 속에서도 정의와 평화, 자유를 향한 용기를 보여주었다. 필자는 'Demon Hunters'의 서사와 연결하여 오늘의 청소년이 정의로운 행동으로 세상을 바꾸는 영웅적 시민성을 배우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은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고 상처를 이해하며, 연대를 통해 평화와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오늘의 수업이 역사 속 영웅과 오늘의 청소년이 만나는 배움의 장이 되어 과거의 상처를 이해하고 미래의 평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글·사진=조은경(전주근영중학교 수석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