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가며 괴롭히는 도민들에게 전북 연고 프로축구단인 전북 현대가 기쁜 소식을 잇따라 전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이후 5개월 동안 단 한 번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리그 21경기 무패라는 무서운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전북 현대는 무패 행진을 달리며 K리그1 선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한 채 코리아컵 3경기까지 포함하면 공식전 24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거스 포옛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8일 오후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에서 FC안양을 2-1로 승리하며 리그 21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6일 열린 5라운드 포항스틸러스전 무승부를 시작으로 약 5달 동안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은 전북은 1983년 시작된 K리그 역사를 통틀어 '역대 최다 연속 무패'에 도전장을 내밀려 대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전북은 앞서 지난 2016년 33경기 무패, 2011년~2012년 23경기 무패, 2014년~2015년 22경기 무패로 '왕조'의 칭호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강등 위기로 내몰리며 큰 위기를 맞았던 전북은 올 들어 포옛 감독 체제 이후 21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왕조' 위상과 '최강'의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4-3-3 포메이션을 가동한 전북은 송민규, 콤파뇨, 전진우 스리톱에 김진규, 박진섭, 강상윤의 중원을 맡고, 김태현, 김영빈, 홍정호, 김태환의 수비에 골키퍼는 송범근이 맡았다.
전북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고 상대 문전을 계속 두드렸다. 그러더니 결국 선제골이 터진 건 전반 21분. 김영빈의 패스를 받은 박진섭이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미사일 같은 이 슈팅은 김다솔을 제치고 골망을 흔들었다.
공격적인 움직임은 후반에도 지속됐다. 전북은 교체 투입된 티아고, 이승우 등이 슈팅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 그러나 안양의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29분 토마스의 득점으로 경기에 변화를 가져오는 듯 했다. 안양은 역전골의 기회를 수차례 가졌으나 전북의 수문장 앞에 번번이 가로막혔고, 경기가 막바지에 이르러서까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끌어 갔다.
그러다 안양이 동점골을 뽑았다. 후반 29분 야고가 드리블로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크로스를 올린 후 노마크 상태였던 토마스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1-1을 만들었다. 전북은 후반 32분 권창훈을 투입하며 역전의 기회를 노리더니 결국 결승골을 넣었다. 후반 45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권창훈이 내준 공을 티아고가 밀어넣었지만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을 이승우가 다시 밀어넣어 끝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전북이 세운 21경기 연속 무패는 역대 공동 4위의 대기록이다. K리그 역사 속 ‘연속 무패’ 부문 1~4위가 모두 전북이 차지하고 있는데, 전북은 2014~2015시즌 22경기 무패가 3위, 2011~2012시즌 23경기 무패가 2위, 최다 연속 무패는 2016년의 33경기로 절대 기록이다. 당시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리그를 지배하며 '왕조' 타이틀을 지키던 시기였다.
한편 이날 경기 후 포옛 감독은 “구단 관계자들이 작년에는 똑같은 상황에서 졌다고 했다. 이 경기도 마찬가지다"며 "그러나 선수들이 이긴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정신력이 극장골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또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은 2만 1,346명의 관중이 입장해 2012년 실관중 집계 도입 이후 평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썼다. 종전 기록은 2016년 8월 10일 수원FC전의 2만 1,071명이었다.
/박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