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특집
나흘째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전북지역에도 최대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산사태 위험성이 더욱 커졌다.
20일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기상지청 등에 따르면 16일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남원 뱀사골 432.5㎜, 순창 412.2㎜, 고창 336.8㎜, 남원 275.9㎜, 임실 266.3㎜, 진안 221㎜, 정읍 199.2㎜, 전주 170.5㎜, 장수 154㎜, 완주 153㎜ 등을 기록했다. 전북도는 19일 오전 도내 호우경보 지역이 3곳 이상으로 늘어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6개 시·군 113세대 179명 주민 대피...침수 피해 가장 커

많은 비로 인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도내에서는 많은 주민들이 침수에 대비해 대피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남원, 순창, 익산 등 6개 시·군에서 113세대 179명의 주민이 인근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9일까지 일부는 귀가했지만 남원과 순창 주민 42세대 47명의 주민이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풍수해 및 고립 신고도 줄을 이었다. 19일 하루동안 전북소방본부에 집계된 풍수해 관련 출동건은 모두 66건에 달하는 등 그동안 내린 비로 인해 총 14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유형별로는 수목 제거, 도로침수 등 안전조치 141건, 구조 2건, 배수 지원 1건 등이다.
이날 오후 3시 59분께는 임실군 임실읍의 한 주택에 물이 들어차며 주민 3명이 고립됐다 구조됐고, 오후 5시42분께에는 장수군 천천면에서는 다리에서 1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이밖에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진안군 성수면 좌산리 가수마을은 물이 허벅지께까지 차는 등 피해가 컸다. 마을 내 5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으며 9명의 주민이 구조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통제도 잇따랐다. 도내에서는 14개 시·군 하천변 산책로 43곳, 도내 공원 탐방로 140개, 교각 15개소, 둔치 주차장과 캠핑장 10개소 등이 통제 중이다. 또 호남선 일부 구간(익산-목표)도 17일부터 운행이 중지된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곳의 접근을 피하고, 산사태 등 시설물 붕괴를 조심해야 한다"며 "하천변 산책로와 지하차도, 하상도로 이용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출입을 자제하고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급류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산림청, 전북 등 전국 12개 시·도 '산사태 심각' 상향 발령

한편 산림청은 19일 오후 1시 30분을 기해 전북을 포함한 부산·대구·광주·울산·전남·경북·경남 등 8개 시·도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이로써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 단계가 내려진 곳은 전북을 비롯해 부산·대구·광주·울산·전남·경북·경남·대전·세종·충북·충남 등 12개 시·도다. 산사태 위기 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으로 나뉜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속된 강우로 지반이 크게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 강수가 예보돼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재난안전문자, 마을 방송 등 안내에 귀 기울이고 대피 명령 시 지정된 대피소로 사전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