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정치평론가 조대원 씨
지난 3일로 이재명 정부가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임기 초라 그런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60%를 넘고 있다. 사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만 해도 비호감도가 높았으나 대통령 취임 후 통합 행보 보이며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이재명 정부 출범 한 달과 함께 대선 패배 후 추스르지도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 진단해 보고자 지난 12일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과 개혁신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치평론가 조대원 씨와 전화로 연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조 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미 마음의 문 굳게 닫아버린 반대 진영 사람들 30% 정도...이 대통령 지지율 70% 넘기는 쉽지 않을 것"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지났는데 그 한 달에 대한 평가는 어떠세요?
“제 입장에서 봤을 땐 무난한 것 같아요. 아마도 윤석열 정부가 실패했던 걸 교훈 삼아 너무 튀지 않게 조용히 국정을 이끌려는 모습이 많이 보여요.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잘해도 이미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반대 진영 사람들이 한 30% 정도는 되기에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11일 갤럽 여론조사가 나왔잖아요. 언론들은 주목 안 하고 있지만 저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게 대통령 취임하고 1, 2, 3주 계속 지지율이 올랐거든요.
근데 어제 처음으로 지지율이 떨어졌어요. 2%로 오차 범위 안이라 큰 의미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지지율 성장 동력이 다 됐다는 걸 의미한다고 여겨져요. 지지율이 60%대에서 한동안 등락을 거듭하다가 5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여요. 그렇다고 너무 무리수를 두기보다 현재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지지층을 바라보고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했으면 해요. 다만 지지층 바라보고 국정 운영한다는 게 너무 자기편만 챙기는 모습으로 비치면 중도층이 이탈하기 때문에 중도층의 마음도 읽으면서 흔들림 없이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엔 안 좋았는데 지금은 그나마 괜찮아진 거잖아요. 사람이 달라진 건지 아니면 원래 그랬는데 잘못 알려진 걸까요?
“사람은 쉽게 안 변해요. 특히 정치인들은 더 그래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재명 대통령을 원래 싫어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싫어하고 중도층에서도 상당수가 여전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싫다고 얘기를 해요. 그런데도 왜 지지율이 과거보다 올라가고 있냐면 중도층 사람들의 특징이 되게 실용적이고 현실적이거든요. 현재는 집권 초반기라 일단은 지켜보자는 생각인 거죠. 이미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났고 대안도 없는 상태잖아요. 특히 국민의힘이 아주 최악인 상태에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하면 그게 마치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처럼 비칠 수도 있기에 느슨한 형태로 이재명 정부를 지지한다고 응답해 주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 그러면 3일 취임 30일에 대한 기자회견 한 건 어떻게 보셨어요?
“큰 기대가 없었고 결과에 대해서도 크게 임팩트가 있었다거나 대단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으레 형식적인 부분에 있어서 보수 정권보다는 유연하게 할 거란 걸 이미 몇 번의 경험을 통해 학습이 되어 있었거든요. 전임 윤석열 정부가 언론을 대하는 게 원체 파격적으로 수준이 낮았던 거지, 이재명 정부의 기자회견 수준이 파격적으로 높아서 감동받은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내용적으로도 별 게 없었고요.”
"인사청문회에서 문제점 발견시 국민 여론조사 통해 낙마 여부 결정하면 어떨까”
- 김민석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이런 청문회 안 하면 좋겠어요. 국민적 피로감만 더 주는 것 같아요. 어차피 통과시킬 거라고 답을 정해놓고 한 거잖아요. 저는 지금의 청문회 제도를 고쳐서 정책 분야만 국민들께 보이고 개인 신상에 대한 것들은 국회에서 자기들끼리 따로 하든지, 그게 아니라면 청문회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걸 국회의원들이 투표해서 가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낙마 여부를 결정하면 어떨까 싶어요.”
-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누가 제일 위험해 보이세요?
“통과되느냐 안 되느냐가 문제면 한 명도 안 위험해 보여요. 다 통과시킬 거잖아요. 이재명 대통령도 각종 추문과 의혹들이 많았지만 대통령 됐고, 그러니 국민 눈높이에 안 맞지만 ‘그래도 이재명 대통령보다는 김민석 총리 후보자가 낫네’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대통령과 총리의 도덕적 기준으로 봤을 때 장관 후보자들 중 낙마할 만큼 위험해 보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보여요.”
- 윤석열 정부 내각에 있었던 송미령 장관 유임한 건 어떻게 보세요?
“이재명 대통령이 어떻게 보면 아주 절묘한 인사를 했다고 보여요. ‘나는 과거의 전력을 묻지 않는다. 출신도 배경도 심지어 과거에 나를 욕했던 것도 따지지 않고 다 품는다’는 포용력을 보여줬잖아요. 동시에 ‘우리는 점령군이 아니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서 뽑힌 새 정부로서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보장하면서 국정을 잘 이끌려 한다. 오직 나라 잘 이끄는 데만 신경을 쓰지 실패한 과거 정권처럼 점령군 행세 하지 않는다’란 메시지를 농림부 장관 인사 하나를 통해 모두 보여주며 선전 효과를 충분히 가져간 거죠.”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국무회의에서 배제하기로 했잖아요. 이에 대해 보수 평론가인 장성철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상당히 오래 참은 것 같다던데 어떻게 보세요?
보수 진영 사람들 입장에선 이진숙 위원장이 속 시원히 말 잘 하며 잘 버티고 있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과거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의 행보하고 똑같거든요. 전현희 위원장도 당시 정권 바뀌고 난 뒤 국민의힘에서 ‘당신하고 우리는 코드가 다르다. 그러니까 물러나 주는 게 도의상 맞다’라고 얘기했는데 ‘아니다. 내 임기는 법으로 보장돼 있다’라면서 버텼잖아요. 현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한테 일어나는 일 하고 완전히 똑같다고 봅니다.”
- 하지만 이진숙 위원장은 임명 때부터 문제가 많았던 인물 아닌가요?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이 바라봤을 땐 ‘전현희가 더 문제가 많았지, 이진숙이 뭐가 문제냐’라는 생각이 팽배해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입장에선 이진숙 위원장은 천하의 나쁜 사람이고 전현희 위원장는 당연히 해야 될 투쟁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서로 입장이 다른 거거든요. 보수 진영에서 바라봤을 때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은 그렇게 버텨서 결국 임기 다 채우고 나오니 민주당 텃밭에서 공천 받고 최고위원의 반열에까지 올랐잖아요. 마찬가지로 이진숙 방통위원장도 ‘절대 스스로 물러나지 마라. 차라리 탄압받다가 찍혀 나오라. 그러면 당신도 전현희처럼 영웅 대접 받는다’는 주문을 자기 진영 사람들로부터 이미 받은 것 같아요.”
- 세 개 특검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잖아요. 특검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무난하게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3개 특검을 보면서 제가 느끼는 건 아무리 권력이 힘으로 내리 눌러도 국민 다수가 진실을 원하면 결국 시간의 문제지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난다는 거예요. 권력으로 잠시 덮을 수는 있어도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는 거죠. 저는 이재명 정부도 이걸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봐요. 이재명 대통령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과 재판 부분들도 법 바꾸고 우호적인 매체 동원한다고 그게 영원히 덮이지는 않아요. 도리어 정권 잡았을 때 솔직히 내어놓고 잘 털고 가는 게 현명한 처사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해요.”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목요일 새벽에 재구속 됐는데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당연히 재구속될 거라고 봤고요. 보통 구속 수사를 하는 사유가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그다음에 도주의 우려가 있는 거잖아요.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도주의 우려는 없지만 피해자의 심리 상태도 되게 중요하거든요. 심리 상태에 문제가 생겨 여러 무리수를 두거나 극단적인 선택할 수도 있기에 빨리 구속해서 수사하는 게 당연한 조치였다고 보여요.”
"윤석열, 염치와 양심이 애초에 없든지 아니면 현재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심리상태가 아닌 것 같아”
- 정치인들이 으레 검찰 출두 할 때 국민에게 심려 끼쳐 드려 송구하다는 사과의 말을 하잖아요. 근데 윤 전 대통령은 아무 입장이 안 나와요.
“제가 봤을 때는 그럴 염치와 양심이 애초에 없든지, 아니면 현재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심리상태가 아닌 것 같아요.”
- 최근의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이 10%대로 하락했잖아요. 이는 내란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때보다 낮은데 어떻게 보세요?
“한국갤럽에서 나온 게 정확히 19%인데 저는 이게 끝은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현재의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10%도 못 받아야 되는 게 정상이거든요. 저랑 가까운 분 중에 민주당 당원을 하다가 민주당에 크게 실망해서 탈당한 분이 계세요. 이분이 무슨 말씀을 하셨냐면 12.3 계엄 사태보다 더 충격적이고 국민의힘에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던 계기가 김문수 후보 교체 시도 사건이래요. 그걸 보고 완전히 마음을 접었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민주당 싫어서 이재명 대통령 절대로 찍을 수 없는 사람들마저도 ‘도저히 국민의힘은 아니다’란 혐오감을 심어 등을 돌리게 만드는 수준이에요. 이미 정상적인 정당의 기능을 상실했어요.”
- 그럼,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 내려갈 거로 보시나요?
“재창당 수준의 인적청산과 체질 개선이 없으면 한참은 더 내려갈 걸로 봅니다.”
- 지금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심판론도 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저도 108석이나 가진 정당을 없애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봤어요. 더군다나 그 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40% 정도의 국민 지지를 받는 걸 봤기에 더더욱 쉽지 않다고 봤거든요. 근데 만약 특검 수사를 통해 작년 12월 3일 밤에 국회가 계엄 해제 못하도록 당 차원에서 집단적 의도적으로 국회의원들 빼돌려 방해했다는 게 밝혀지면 정당해산 피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 우여곡절 끝에 윤희숙 혁신위가 출범했어요. 윤희숙 혁신 위원장은 계엄과 파면에 대해 사과했지만, 인적 청산에 대한 언급은 안 했는데 인적 청산 없는 혁신이 가능할까요?
“지금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요구하는 건 ‘107명 국회의원들 전원 사퇴하고 그 당을 없애라’는 수준인데 권성동, 권영세 그 두 사람 정리도 못하는 수준이니 그걸 어찌 혁신이라 하겠어요? 기가 찰 노릇이죠. 혁신안이라고 발표하는 걸 보고 있는데 딱 어떤 느낌이었냐면 연쇄살인 저지른 중범죄자가 수갑 차고 마지막으로 포토라인에 서서 기자들이 한 말씀 해달라고 하니 ‘죄송합니다. 잘못 했습니다’라고 무미건조하게 한마디 툭 내뱉는 거 있죠.
그 모습 지켜보며 유가족들은 쓰러져 오열하고 국민들은 분노하며 치를 떠는 딱 그 모습하고 똑같았어요. 사과 했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무슨 사과를 했다는 거죠? 그냥 짜증나고 허탈했어요. 그 사람들 불과 얼마 전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를 ‘통치행위인데 뭐가 잘못됐냐’며 고개 빳빳이 들고 두둔하던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불과 반년도 안 돼서 마치 자신들은 구속된 윤 대통령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처럼 말 몇 마디 툭 던지면서 퍼포먼스를 하는 게 가증스럽기까지 했어요.
말이 힘을 가지려면 행동으로 실천하고 삶으로 입증해야 하는 거예요. 큰 죄를 짓고 국민들 앞에 서서 용서해 달라고 매달릴 정도면 적어도 국민 입장에 서서 국민들이 바라는 수준으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한다는 말이 ‘우리 당원은 특정인에게 칼 휘두를 권한을 주지 않았다’며 권성동 권영세 의원 정도도 정리를 못 하겠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자기 당원들만 중요하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면, 이제부터 국민 세금 없이 자기 당원들끼리 돈 내고 당 운영하면서 더는 국민들 가슴에 대못 안 박았으면 좋겠어요.”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여의도 조폭’이라 불러"
- 언더 친윤에 대한 얘기도 있는데.
“언더 친윤이라는 게 숨어서 친윤한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제 정신이 아닌 거죠. 저는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여의도 조폭’이라 불러요. 뒷골목 조폭보다 여의도 조폭이 국가 발전을 더 저해하고 국민 삶을 더 좀먹으며 그 폐해가 훨씬 광범위하고 절대적이기 때문이에요. 과거로 따지면 일본 제국주의에 부역한 이완용 등 을사오적과 같은 부류예요. 그러니 빨리 그런 자들을 찾아내어 퇴출시키는 게 이 나라 발전과 안정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라 저는 여기고 있는 거고요.”
- 앞으로 정치권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정당 해산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결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107석이라는 많은 의석을 갖고 있는데다가 여전히 TK와 강남에 견고히 기생하면서 버틸 수가 있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이재명 대통령이라면 저렇게 생명력이 다해 영향력이 1도 없는 정당을 한 방에 없애서 새롭게 보수를 재건할 계기를 마련해 주기보다 잘 관리해서 어용 정당처럼 활용하는 게 정권차원에선 더 유리할 거란 생각이 들어요. 비례대표 포함하면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90%가 영남과 강남에 뿌리를 둔 그 지역 기득권 호족 같은 존재들인데 이젠 전국적 존재감을 가진 정치인 아예 없는 상태잖아요.
얼마나 인물이 없으면 양두구육해서 윤석열 대통령 만들었다고 눈물로 자백했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을 다시 데려와 자신들의 전당대회에 세우자고 하겠어요. 지위와 권력은 있어도 영향력과 존재감이 없는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얼마나 무력하고 초라한지를 2025년 지금 국민의힘이란 정당을 통해 지켜보고 있어요. 이런 제1 야당을 상대로 정치를 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완전히 방심하고 극도로 오만해지지만 않는다면 상당히 긴 시간동안 순풍에 돛 단 듯 무난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