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

보통 7월 중순까지 장마로 인해 폭염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7월 초부터 3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습도가 높으니 동남아 온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아직 7월 중순인데 이렇게 더우면 8월엔 얼마나 더울까?

올 여름 날씨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11일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과 전화로 연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공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장마가 종료됐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어려워"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사진=공상민 제공)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사진=공상민 제공)

- 7월 중순인데도 벌써 40도 가까운 날씨가 지속되는 데 현재 날씨는 어떻게 보세요?

“지금 40도가 넘는 지역도 있고 매우 덥죠. 6월 26일에 남부 지방을 시작으로 폭염 특보가 전국적으로 대부분 지역에 발표된 상황이고 지금 동해안 쪽에 해제가 되긴 했지만 계속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건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 일부가 한반도 상공을 강하게 덮고 있고요. 그리고 뜨겁고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상황 속 바람의 방향에 따라 지역별로 다른 폭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어떻게 달라요?

“혹시 기억나시는지 모르겠는데 지난주에 강릉지역 밤 최저 기온이 3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났었고요. 서울을 포함한 서쪽지역을 중심으로 폭염이 나타나기도 했었습니다.”

- 원래 폭염은 7월 말이나 8월에 오지 않나요?

“그렇죠. 일반적으로 장마라고 하는 시기가 끝나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덥게 되면서 폭염이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장마도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빨리 끝났잖아요. 빨리 끝나게 된 게 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덥게 되면서예요.”

- 이게 장마가 끝난 건지 아니면 마른장마인가요?

“원래 장마라고 해도 매일 비가 오는 건 아니잖아요. (장마철에) 비 안 오는 시기가 좀 길어질 때 마른장마라고 기자들이나 일반 대중들이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덮게 되면서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장마가 종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중부지방은 아직 종료로 단정하기가 어려워요. 다음 주에도 16일과 17일경 강수가 예상되어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러한 강수를 지켜본 뒤에 이후에 기압계의 상황에 따라서 중부지방까지도 장마를 종료할지에 대해 최종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마와 집중호우는 별개...북태평양 고기압, 어떻게 자리 잡을지 아직 불확실" 

자료사진
자료사진

- 근데 폭우와 장마는 다르지 않나요? 비는 언제든지 올 수 있잖아요.

“그렇죠. 장마는 길게 계속 비가 오는 걸 흔히들 장마로 인식하고 계시긴 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요. 강한 강수가 장마 시기에도 내리고는 합니다. 그리고 장마 이후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집중호우라고 하는 강한 강수가 내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꼭 장마와 집중호우가 별개라는 건 아닙니다.”

- 지금 가장 문제는 습도가 높은 거 같아요. 그래서 동남아에서 온 거 같다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맞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몰고 온 덥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를 덮게 되면서 굉장히 덥고 땀을 흘려도 식지 않고  체감 온도가 높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이번 주에는 동풍이 불고 태백산맥을 넘게 된 동풍이 약간 서쪽으로는 조금 건조한 바람을 불어넣게 되면서 아무래도 이 습도가 조금은 낮아졌어요. 때문에 서쪽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 체감하기에는 기온에 비해 조금 덜 덥지 않았나 해요. 하지만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지역에서 매우 더웠겠죠.

지난주까지는 이렇게 후텁지근한 더위였다면 이번 주에는 열대야도 어제(10일) 서울에는 나타나지 않은 것처럼 습도가 낮다 보니 밤에 어느 정도는 열이 식은 형태로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다음 주에는 또 이런 게 변할 것으로 보입니다.”

- 문제는 이제 여름의 시작인데 이렇게 더운 거잖아요.

“벌써 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우리나라를 덮으면서 더위에 걱정들이 많으실 텐데요. 다음 주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에서 조금 와해가 되면서 동쪽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 가장자리에서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뿌리고 비가 오는 날씨도 나타나겠습니다. 비가 오게 되면 일시적으로 기온은 조금은 낮아질 수가 있어요. 하지만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더 습해지기 때문에 또 체감 온도는 높아질 수 있어요. 때문에 어쨌든 다음 주까지는 폭염이 이어지게 되겠고요. 그리고 7월 하순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에 따라 더위가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 아직 불확실한 측면이 있습니다.”

- 제 기억에 작년과 재작년에 이중 고기압으로 더웠던 거 같거든요. 이중 고기압은 해마다 반복되는 걸까요?

“이중 고기압이라고 하면 가장 제일 높은 상공의 티베트 고원에서부터 우리나라 쪽으로 배를 내미는 티베트 고기압이 있고 그 아래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덮으면서 말씀하신 이중 고기압이 형성되면 더위가 찾아오는데요. 현재로는 이 두 개의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주에는 이게 분리가 됩니다. 그러면서 일시적으로 우리나라에 이중 고기압은 와해가 되고요. 하지만 7월 하순경에 다시금 고기압들이 다시 덮을지 아니면 또 다른 기압계가 나타날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계속 이러한 더위가 강하게 이어진다고는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 8일 서울에 국지성 호우가 있었잖아요. 해가 갈수록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는 것 같은데 이것도 이상 기후와 관련이 있을까요?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국지성 호우는 지구 온난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이상 기후라기보다 대기 중에 기온이 높아지면 많은 수증기를 포함하게 돼요. 그러면서 여름철에 대기가 불안정해집니다. 그러한 것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죠. 다만 이러한 강한 강도의 빈도는 최근에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 국지성 호우가 서울에 많이 발생하는 거 같은데 혹시 이유가 있을까요?

“수증기와 기온은 많이 관계가 있습니다. 기온이 높아지면 많은 수증기를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이 되고요. 그래서 최근에 높은 기온이 이러한 많은 수증기를 포함하게 되면서 그것이 쏟아지는 지역에 많은 강수량이 내리게 됐고요. 이것이 최근에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습니다.”

- 우리나라에 아직 태풍이 오지 않았죠. 올해 태풍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올해는 전체적으로 예년보다 태풍 발생이 다소 늦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4호 태풍까지 발생돼 있는 상황이고요. 하지만 현재 열대 해상의 수온과 대기 상태는 태풍 발생에 유리한 조건이고 대류 활동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 어떤 경로로 이 태풍이 발생해서 한반도에 영향을 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기상청에서는 지속적으로 태풍의 발생과 이동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대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고기압이 태풍을 못 오게 할 수도 있는 건가요?

“우리나라 쪽에 고기압이 덮고 있으면 태풍은 일반적으로 이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쪽으로 못 오게 할 수도 있지만 태풍과 고기압만 우리나라 기압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서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온다든지 하게 되면 또 기압계를 또 바꿔 놓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요. 그래서 태풍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는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폭염·집중호우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자료사진
자료사진

- 올 여름 날씨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올 여름은 예년보다 조금 빠르게 더위가 시작되면서 국민들께서 많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에는 또 강한 강수 가능성도 예상되고 또 이후에도 폭염과 더불어 집중호우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위험에 모두 대비를 하셔야 되겠습니다. 폭염 그리고 집중호우가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기상청 예보 혹은 정보를 확인하시면서 대비를 해 주시기를 당부드리겠습니다.”

- 2018년도 엄청 무더웠던 거로 기억하거든요. 2018년과 올해 비교가 가능할까요?

“2018년에도 더위가 굉장히 길게 이어지면서 더운 날씨가 길었는데요. 올해도 폭염이 빠르게 시작하다 보니 2018년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계속 남아 있으면서 더위를 지속시켜줄지 아니면 다음 주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와해되는 양상을 또 보여줄지에 따라서 더위의 양상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2018년처럼 더위가 길게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때문에 계속해서 저희가 기상청에서 폭염 가능성 등을 분석해서 정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무더위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지혜로울까요?

“이번 여름 같은 경우에 기온도 높고 습도도 높아서 무척이나 무덥고 힘들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낮 동안의 야외 활동을 자제해 주시고요. 그리고 수분 섭취해 주셔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야외 작업 시에도 더위에 관한 안전 수칙 반드시 지켜주시고요. 그리고 노약자분들이나 이 더위에 취약하신 분들 특히나 온열 질환에 대비해 주시고 야외 활동 같은 경우에도 그나마 시원한 아침이나 저녁 밤에 활동하시면서 이 더위를 또 슬기롭게 이겨내시기를 당부를 드립니다. 또한 폭염뿐만 아니라 집중호우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집중호우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기상청이 전하는 예보라든지 행동 요령을 참고하셔서 안전하게 여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저작권자 © 전북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