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특집
전북지역에 주말 사이 많은 비가 내려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21일 전북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종일 장맛비가 내려 익산 함라의 누적 강수량이 173mm를 기록하는 등 올들어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산행객이 계곡에 고립되거나 산사태에 대비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건물과 농작물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22일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소방본부,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20일 오전부터 도내 지역에 내린 비는 21일 오후 9시까지 익산 함라 173mm, 군산 164.5mm, 남원 150.8mm, 전주 120.5mm 등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많은 비 피해가 발생했다.
장수 번암 산악회원 21명 고립, 남원 싱크홀 발생...벼 240.8ha, 논콩 14ha 침수

21일 오전 6시 도내 14개 시·군에 발효됐던 호우주의보는 이날 오후 6시 이후부터 해제됐지만 많은 비가 내리면서 장수, 남원, 고창, 진안, 완주, 김제에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남원시 보절면 주민 2명과 장수군 주민 2명, 무주군 주민 3명이 산사태나 토사 유실을 대비해 시내권이나 인근 마을 회관 등지로 대피했다.
또 이날 오후 2시 46분께는 장수군 번암면 지지계곡에 백두대간 종주 중이던 산악회원 21명이 계곡물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전북소방본부 구조대원들이 출동했지만 급격히 늘어난 물살 때문에 로프를 이용한 도하 구조 대신 우회도로로 접근해 1시간여 만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이어 이날 오후 6시 12분쯤 남원시 도통동의 한 횡단보도 앞 인도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보행자 A(40대)씨가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A씨는 오른쪽 팔꿈치와 왼쪽 다리에 찰과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지만 해당 싱크홀은 가로 세로 약 3m, 깊이 2m 정도 되는 크기인 것으로 알려져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남원시청과 남원경찰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붕괴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싱크홀이 생긴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오후 4시 6분쯤 전주시 덕진구 진북교 아래에 급격히 늘어난 물로 인해 고립된 시민이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으며, 군산시내 한 아파트 지하배수펌프장과 인근 식당이 침수되고 고창군에서는 고창읍성 서문의 옹성이 붕괴해 응급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밖에 이번 비로 인한 건물 및 농작물 침수, 나무 쓰러짐 피해 등도 속출했다. 특히 서부 평야 지대에서는 벼 240.8ha와 논콩 14ha가 침수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등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나무 쓰러짐 28건과 함께 신호기 고장 및 도로 침수 4건 등이 발생했다. 김제와 임실, 부안에서는 논콩 경작지 14ha가 침수됐고, 벼를 키우는 논 240ha에도 물이 들어차 배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비 그친 뒤 24일쯤 다시 내릴 전망...비탈면·축대 붕괴 등 주의해야

많은 비로 인해 섬을 오가는 도내 6개 항로의 여객선이 끊기고 공원 탐방로 131곳, 하천 산책로 16곳, 둔치 주차장 7곳, 하상도로 1곳 등이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는 21일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유지한 채 산사태 우려 지역 주민들을 사전 대피시키는 등 대처를 이어갔다.
한편 비는 22일 그친 뒤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다 24일쯤 다시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전북소방본부 및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들은 “앞서 내린 많은 비로 지반 곳곳이 약해져 하천 주변이나 저지대 등 침수 위험 지역에는 가까이 가지 않아야 한다”며 “특히 장수와 고창, 진안 등 전북 5개 시·군에 산사태주의보가 발효돼 있는 만큼 비탈면이나 축대 붕괴 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