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제21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실시됐기 때문에 선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관건은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50% 넘느냐였다. 하지만 넘지 못했다. 

주요 후보들의 득표율 의미와 함께 향후 정국에 대해 짚어보기 위해 지난 5일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전화로 연결,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광역시·도 중심 오른쪽은 빨간색 왼쪽은 파란색...이것은 단순히 정책만의 문제가 아냐"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21대 대통령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선출되었어요. 대선 결과 어떻게 보세요?

“국민들의 심판과 국민들의 희망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난 선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단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에서 워낙 큰 사고를 저지르다 보니 국민들께서 굉장히 많이 화 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국힘에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은 가당치 않았던 이야기인 것 같고요. 반면에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준비된 상태로 이번 대선에 임했고 그동안 정치의 탄압을 계속해서 받아온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지지세가 확보된 상태였어요. 때문에 다소 구도가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는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했던 것 같아요.”

- 주요 후보 4명의 득표율의 의미는 어떻게 보세요?

“우선 이재명 후보는  인구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최근 대선 중에 역대 최다 유권자가 투표했고 그중에서도 최다 득표를 했어요. 그런 만큼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봐요. 국민의힘은 애매한 결과를 맞았죠. 만약 30%대였다면 확실하게 심판을 친윤 세력이 받은 거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40%가 넘어가면서 친윤은 자신들이 방어했다고 얘기할 수가 있는 상황이 됐죠. 애매한 지지율 자체가 자중지란에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될 거라고 봐요.

이준석 후보는 기준이 두 자릿수였는데 그 두 자릿수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어찌 보면 개혁신당의 갈 길이 굉장히 첩첩산중으로 되지 않았나란 생각을 해봐요. 당의 기틀이 1인 정당이기 때문에 실제 당으로서의 모습 갖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또 이번에 급하게 대선이 치러지다 보니까 정책 같은 게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던 모습이었어요. 그러니 네거티브에만 올인 해야 됐던 그런 상황이 연출이 됐는데 정당으로서의 기틀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그런 숙제를 좀 남겼다고 봅니다.

 권영국 후보는 0.9%인가 얻었는데 모르겠어요. 진보 블록이 상당 부분 민주당으로 흡수된 상태라고 여겨져요. 노동자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는 측면으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나름대로 좋은 역할을 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양당에 여전히 강한 쏠림 현상들이 있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앞으로 민주당과의 적정한 관계 통해서 당력 확장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만들어야 할 과제를 남긴 대선이 아니었나 싶어요.”

- 이재명 대통령은 당초 50% 넘길지가 관전포인트였는데 못 넘었죠. 이유가 뭘까요?

“그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죠. 결집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민주당에서 취약했던 지역이 TK잖아요. TK에서 2022년 때 받았던 득표율보다 더 받았으나 앞으로도 여러 가지 과제를 남기게 될 거라고 보고요. 지도를 보니까 광역시·도 중심으로 오른쪽은 빨간색 왼쪽은 파란색이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은 단순히 정책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당연히 그 지역들의 산업 동력이나 경제 동력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정치적으로 더 이상 강 대 강으로 서로 감옥에 보내기 위해 정치적으로 탄압하는 부분들보다 오히려 정치를 복원하면서 지역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자체의 복원을 통해서 그 지역의 경제 성장 동력들을 만들면 마음을 다시 풀어낼 수 있는 기회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40% 넘었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약간 복합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엄이나 탄핵에 반대했던 모습, 그리고 경선 막판에 후보를 강탈하려고 했었던 모습을 싫었던 분들이 많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권력도 갖고 입법권도 갖는 것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포함된 수치라고 보거든요.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좀 잘 헤아려서 정치를 해나가야 되겠죠.”

- 이렇게 많이 받으면 국민의힘에는 안 좋을 것 같거든요.

“그렇죠. 제가 애매하다고 했잖아요. 원래 지는 건 상수였다고 본인들도 생각할 거예요. 조금이라도 덜 지어야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던 거죠. 그러나 지려면 완전히 져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동력이 될 텐데 애매한 수치는 친윤들이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좀비 정당 비슷하게 되어 갈 가능성이 커서 대단히 안 좋은 시그널이에요.”

-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전당대회 안 열고 비대위 체제로 갈 거라는 말도 나오는데.

“일단 이 싸움이 치열하게 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지도부가 유지가 될지 모르고 그 과정을 통해서 불똥이 어디로 튀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 거예요. 그래서 일단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준석 의원 TV토론 발언, 30년 동안 따라다닐 수도... 왜냐하면 본인 스스로 주워 담지 않아"

- 이준석 의원은 마지막 TV토론에서 한 발언의 타격이 컸던 것 같아요.

“대형 사고를 친 거예요. 오히려 1, 2차 토론에서 상대 진영이지만 나름대로는 제3지대 후보로서의 적절한 지적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세 번째 토론회에서 여러 가지 민생 이슈라든가 거북섬 관련돼서 공격을 굉장히 많이 했죠. 대한민국의 현재 공실 문제가 전국적으로 한 13% 정도 되는데 굉장히 높은 수치거든요. 그럼 1등 후보에게 ‘공실 문제도 심각하고 경제 문제가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심각한데,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정책을 우리가 같이 한번 해보자’는 모습을 보였다면 지지율이 두 자릿수 나왔을 거예요.

근데 스스로 연좌제적 성격의 질문을 던지고 더더군다나 대국민 면접장에서 꺼내면 안 되는 이 단어들까지도 적나라하게 꺼내게 되면서 굉장히 큰 실망감을 국민들에게 줬다고 봐요.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당연히 사과를 명쾌하게 했어야 되는데 남 탓하면서 사실상의 사과를 안 했거든요.  태도를 바꾸지 않았던 데에 큰 패착이 있었다고 보고요. 또 자신의 지지층에게만 사과했어요. 이게 엮이게 되면서 막판에 굉장히 큰 악재를 스스로 벗어 던질 수가 없었다고 보죠.”

- 이준석 의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일각에서는 그 발언이 30년 따라다닐 거라고 하는데.

“30년 동안 따라다닐 수 있죠. 왜냐하면 본인 스스로 주워 담지 않았어요. 국민들에게 사과를 안 했단 말이에요. 저는 당장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확장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3년 뒤에 총선이 또 치러지잖아요. 그러면 총선 때 이준석 후보가 동탄에서 지금처럼 다시 배지를 달 수 있을까요?가 단기적으로는 개혁신당을 당력을 확장시키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존재감 과시하는 것들이 필요한데 그런 걸 하지 못하면 3년 뒤에 위험하다고 봐요.”

- 권영국 후보는 1%도 못 받으면서 진보 정치의 위기가 온 거 같은데.

“민주노동당은 이번에 선거하기 위해 급조 해서 나온 정당인 것 같아요. 기존에 정의당이라고 하는 그 모델은 이미 지난 총선 때 거의 소멸한 상황이고 그 소멸을 이번에 인증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왜냐하면권영국 후보가 가지고 있는 노동 개혁 측면들이 이미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도 반영됐죠. 때문에 상당히 독자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데도 실패했고요. 또 토론회 역시 과거에 심상정 후보가 독자 노선 간다면서 굉장히 세게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비판했잖아요. 근데 이번에는 그런 점들이 굉장히 옅었거든요. 어찌 됐건 세력을 계속 유지하고 계속해서 또 더 확대해 나가려면 민주당과의 관계를 다시 잘 설정해야 되는 과제 남긴 것 같아요.”

"김민석 총리 후보, 야당과 협치 염두...적임자라는 생각”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국무총리에 김민석 민주당 의원을 지명하고 비서실장에 강훈식 의원을 내정하는 등 새 정부 인사 발표가 있었는데.

“김민석 최고위원을 국무총리로 추천한 게 되게 좋은 인사라고 봐요. 왜냐하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30년 전에 DJ의 발탁으로 인해서 정치권에 들어왔고 당시에 국회에서 굉장히 월등한 평가를 받았었거든요. 그러나 약간의 방황 했고 18년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해서 4선 국회의원이 돼 있잖아요. 근데 18년 동안 이분이 가만히 있었던 게 아니고 미국 가서 미국 인사들도 만나고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있어요. 그래서 미국의 어떤 실물이나 이런 것들도 굉장히 밝은 면이 있고 그다음에 또 칭화대에서도 공부했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굉장히 또 밝아요. 그러니까 그런 인사들을 두루두루 또 잘 알고 국제적인 시야를 가진 몇 안 되는 정치인이에요.

사람들은 이 사람을 굉장히 강성이고 과격하다고 인식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지난 1년 동안 지도부 하면서 당시 여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매섭게 공격했기 때문에요. 그런데 그것은 일정 부분 정당 방위적 성격이 굉장히 커요. 그것은 당연히 야당 수석 최고위원으로서 그렇게 해야 됐던 것이고 앞으로 국무총리가 되면 훨씬 더 내각을 통괄하면서 일정 부분 야당과의 협치도 염두를 해둔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 친명이라서 국민 통합과 안 맞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제가 방금 얘기했던 걸로 가늠하면 될 것 같은데요. 야당 최고위원으로 그렇게 했던 거고 국무총리로 가게 되면 또 다른 시대적 롤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거에 충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 그럼, 비명계 인사나 다른 야당에서도 내각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보죠. 근데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기 때문에 실력을 담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또 국민 통합을 얘기했기 때문에 그러한 시도는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봐요.”

- 강훈식 비서실장은요?

“대단히 잘한 인자라고 봐요. 친명 색채가 굉장히 옅고 그다음에 이분이 충남 아산이라고 하는 지역이 굉장히 어려운 지역에 두 번 떨어졌단 말이에요. 세 번째 도전해서 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정치적인 어려움이라든가 어려운 지역에 대한 정를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잘 알고요. 이분은 기본적으로도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일정 부분 소통이 잘 되거든요. 그런 점에서 저는 잘하실 거라고 봐요.”

- 이재명 정부 이름을 '국민주권 정부'로 한다던데.

“대통령께서 계속 ‘어떤 정치인도 국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을 위한 공복이다’라고 얘기했잖아요. 때문에 저는 정치인이 정치를 수단 삼아서 사적으로 권력을 활용하는 건 일절 하면 안 되고 국민 모시겠다는 의미를 그대로 내포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것을 전면에 내걸은 만큼 행동으로도 그런 것들을 차근차근 이행해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주당, 대화 통해 의견 수렴 잘해서 숙성시키고 국민적 동의 얻어가는 방식의 개혁 진행했으면"

-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법을 법사위에서 통과시킨 것은 어떻게 보세요?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앞으로 야당들하고 논의할 기회가 많이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본회의에 상정한 건 아니잖아요. 본회의 상정 전에 이 사법 제도의 근간을 바꿀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처리한다고 하는 느낌을 주게 되면 임기 초에 부담으로 작용될 수도 있어요. 분명한 건 짚어야 되는 거죠. 사법부가 대선에 난입을 하려고 했고 이게 국민들의 어떤 선택권 이거를 침해하려고 했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사법부에 대한 개혁 이런 것들은 저는 앞으로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이것을 일방적인 정치 세력이 자기네 유리한 대로 통과시키려고 한다고 하는 프레임을 국민의힘에서 걸 텐데 그렇게 할 필요가 없고  대화를 통해 의견 수렴을 잘해서 결과적으로는 숙성시키고 국민적 동의도 얻어가는 방식으로 이러한 개혁을 진행하면 어떨까 싶어요.”

- 앞으로 100일이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일단 내란과 관련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최상병 특검법(3대 특검법) 같은 걸 빠르게 추진을 해야 되는 것이고요. 윤석열 정권에서 가지고 있었던 여러 가지 악취가 나는 걸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고요. 또 국민들이 정치 집권 세력이 한 번 바뀌니까 실제로 너무나 정치적 효능감을 맛보게 된다고 느낄 수 있도록 경제 정책에 관해 중기적 정책을 세우겠지만 단기적으로 그러한 조치들이 빠르게 전달되면 될수록 저는 좋은 평가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조치를 빠르게 취해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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