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복지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커진다. 때문에 국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 21대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어떤 복지 공약을 내놓았을까?
주요 후보들의 복지 공약에 대해 들어보기 위해 지난달 28일 경기도 고양시 행신역 근처에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오 공동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번 대선, 중도 보수적 경향으로 나가니까 복지에서도 그러한 현상 나타나”

-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등 주요 후보들이 복지 관련 공약에 대해 총평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는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미 탄핵이 예상되고 또 각 후보가 출마를 미리 준비하고 있었잖아요. 그런데도 이 공약집이 역대 선거 중에 가장 늦게 나왔어요. 공약집과 후보가 말한 걸 토대로 보면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후보잖아요. 통상 민주당 후보들은 굉장히 강력한 복지 공약을 내세웠어요. 2022년 대선 때만 해도 이재명 후보는 기본 주택 140만 호, 노인 일자리 140만 개 그다음에 빈곤 제로 사회 .그리고 20대 청년들에게 10년간 기본소득 100만 원 등 굉장히 많은 복지 공약이 있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사실상 복지 공약이 실종됐다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복지 공약이 빈약합니다. 김문수 후보도 역시 그래요. 원래 보수당 후보들의 복지 공약이 상대적으로 약했는데 이번에 김문수 후보도 사실상 복지 공약이 없다고 볼 수 있어요.”
- 왜 이변에 공약이 빈약할까요?
“김문수 후보는 애초 국힘의 복지 공약이 약하기 때문에 그 기조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일종의 복지 공약에 있어서의 기조 노선의 변화라고 읽혀요. 그전에는 굉장히 강한 복지 공약을 얘기했는데 이번에는 사실상 복지 공약이 없다고 평가받을 만큼 약해요. 그리고 이 복지 공약은 재정을 수반하는 것이거든요. 지금 국가 재정이 비어 있고 본인이 또 증세를 이번에 공약을 내걸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국가 재정이 빈약한 취약한 거 현실도 감안하고 크게 보면 이번 대선에서는 중도 보수적 경향으로 나가니까 복지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 주요 후보들 공약 중 베스트와 워스트를 뽑으라면 뭐인가요?
“제가 꼽으라면 권영국 후보가 내세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예요. 그건 아프면 1년 동안 본인 부담금을 100만 원까지만 내게 하는 거예요. 그러면 병원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 나는 일은 없겠죠. 그래서 건강보험 보장성을 구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제도가 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인데 이번에 권영국 후보가 이 공약을 내걸었어요. 그래서 이게 가장 베스트 공약이라고 저는 볼 수 있고요.
워스트라고 하면 복지 공약이니까 어차피 지금보다 복지를 좀 늘리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워스트라고 하긴 그렇고 정합성 혹은 필요도 절박성에서 떨어지는 공약인데 두 후보가 굉장히 강조하는 걸 제가 워스트로 뽑을게요. 그게 뭐냐 하면 국민연금에서 소득이 있다고 해서 국민연금액을 깎는 걸 요번에 이재명은 완화하고 김문수는 폐지하겠다고 했거든요. 그게 언뜻 보면 은퇴하고 일해서 소득이 있다고 국민연금을 깎는 게 말이 되라는 정서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고 사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실제 소득이 은퇴하고 나서 월 411만 원 이상 넘게 벌어야 감액이 시작돼요.
예를 들면 월 500만 원 버는 사람은 한 국민연금에서 월 4만 원 정도 깎여요.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이 지금 노령연금 수급자 중에서 최상위 2.3%만 해당되는 거예요. 이런 사람들의 민원을 받아들여줘서 연금 깎는 걸 이번에 폐지하거나 줄이겠다는 거죠. 어쩌면 그분들 소득이 많이 얻더라도 감액하는 게 부당하지 않냐고 얘기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가 은퇴자들은 그전에 가입한 사람들이잖아요. 이분들이 가입했을 시점에는 굉장히 보험료는 낮고 급여는 굉장히 셌던 시기예요. 그러니까 국민연금 혜택을 가장 많이 보신 분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분이 은퇴 이후에도 지금 4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시는 분들이면 최상위층이거든요. 이분들에게 몇만 원씩 금액을 감액하는 건 사회적 책임 기여 그리고 국민연금 혜택을 좀 다시 되돌려준다는 의미로 우리가 이해할 수도 있는데요. 이재명 후보기 연금 공약에서 맨 앞에 내세우는 게 바로 이 공약이에요. 지금 이 심각한 노인 빈곤 상황에서 과연 이 공약이 적절한지도 의문이고 이 공약을 맨 앞에 내세우는 게 맞냐는 생각이에요. 이 공약은 이재명, 김문수 둘 다 약속하고 있어요.”
- 400~500만 원 버는 사람도 연금이 필요할까요?
“하여튼 그분들도 젊었을 때 국민연금에 가입해서 국민연금을 타잖아요. 그럼에도 소득이 있으니까, 국민연금을 조금 깎는 거예요. 그리고 이 국민연금에는 엄청 혜택이 많이 들어간 거니까 근데 그분들이 민원을 낼 수 있잖아요. 근데 원래 그 국민연금 자체가 엄청 혜택을 받으시는 분이고 은퇴 이후에도 그렇게 소득이 많은데 일부 감액하는 걸 폐지하거나 완화시키겠다는 게 이재명 후보의 대표 공약이고 김문수 후보도 내걸고 있는데 과연 이게 지금 같은 노인 빈곤 시대에 적절한 공약인지 최우선 공약인지 의문이라는 의미에서 워스트예요.”
"기본 소득은 모든 시민에게 동일한 금액 주는 것...필요하지 않다고 봐"
- 이재명 후보는 포괄 복지와 기본 소득을 내세웠는데.
“이재명 대표는 기본 사회를 내세우고 기본 사회 위원회도 꾸리겠다는 건데 실제로 지금 드러난 내용은 거의 없어요. 기본 사회라고 얘기하면서 그 내용을 보면 일반적인 복지 국가 제도를 반복하고 있어요. 아동부터 노인까지 복지를 다 얘기하면서 그걸 기본 사회라고 얘기하는데 그게 지금과 뭐가 다른지를 알 수가 없어요.
그리고 핵심은 기본 소득인데 지금 기본 소득은 다 빠져 있어요. 근데 대답할 때 기본 소득도 포함될 수도 있어요. 그전에 대표적인 브랜드가 기본 소득이었잖아요. 기본 소득을 저는 사실상 포기한다고 보고 그거의 무마용으로 기본 사회라는 개념을 던졌다고 봐요. 근데 그 기본 사회의 내용이 사실 별 게 없어요.”
- 그러면 지금 기본 소득이 필요한가요?
“저는 기본 소득은 모든 시민에게 동일한 금액을 주는 거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다고 봐요. 예산은 엄청 많이 들고 복지 혹은 재분배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죠. 그런 측면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기본 소득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에요.”
- 기본소득의 취지가 월급에 구애받지 말고, 본인 하고 싶은 일 하라는 거 아닌가요?
“맞아요. 기본 소득이 있으면 그런 장점이 있죠. 그런데 그분들에게 꼭 기본 소득이 아닌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도 소득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있죠. 근데 기본 소득은 그런 분뿐만이 아니라 다른 소득도 많은 사람들한테도 다 주는 거기 때문에 그 예산의 효율성에서 적절한가에 대한 비판인 거죠.”
- 이재명 후보 공약 중 아동 수당이 있는 것 같은데.
“이재명 대표 후보 공약 중에 몇 안 되는데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이 아동수당이에요. 아동수당은 지금 만 8세 미만 아동들한테만 제공되고 있는데 18세까지 점진적으로 아동수당 대상 연령을 높이겠다는 공약이 있어요. 바람직해요.”
- 김문수 후보의 복지 공약 키워드가 효율성과 민간 협력 같은데.
“아무래도 보수 후보들은 공공복지에 민간의 영역과 협치하는 것들을 강조해요. 그래서 이번에 연금 공약에 있어서도 개인연금 퇴직연금까지 포함해서 노후 소득 보장을 설계하자는 이야기를 하죠. 전통적으로 보수당 후보가 그러한 것처럼 김문수 후보는 민간 협력을 통한 복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이게 적절한가요?
“복지는 기본적으로 재분배를 목표로 하는 거기 때문에 민간이 들어오게 되면 아무래도 복지 본연의 효과가 약화될 수 있어요. 그래서 국가 재정을 토대로 공공 중심으로 복지 제도는 설계되어야 되죠.”
- 이준석 후보는 청년 중심 복지를 얘기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이준석 후보는 계속 청년을 강조하고 있고 특히 이번에 연금 개혁을 비판하면서 이번 연금 개혁이 또 청년들에게 부담를 줬다고 얘기하고 앞으로 연금 개혁은 청년들의 부담 경감시켜 주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식으로 해서 대단히 청년을 강조하고 있어요.”
- 이준석 후보는 청년 복지 공약 말곤 없나요?
“거의 없어요. 이준석 후보는 국민연금 공약에서 구체적으로 냈고 다른 공약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요.”
"권영국 후보 공약, 진보적 시각에서 각 복지 주제별로 구체적"

- 권영국 후보의 공약은 어떤가요?
“권영국 후보의 공약은 진보적인 시각에서 각 복지 주제별로 굉장히 강력한 그리고 굉장히 구체적으로 공약을 내걸고 있어요. 그래서 공약으로만 보면 강력한 보편적 복지 국가에 부합하는 공약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완전 병원비 해결하는 공약, 모든 노동자가 사회보험에 들어가도록 사각지대 없애는 공약, 그리고 기초연금도 70만 원까지 많이 올려서 빈곤 노인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공약, 돌봄 의료 노후 등에 있어서 강력한 보편적 복지 국가 식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 주요 후보들의 복지 공약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이재명 후보는 아까 얘기했던 건데 복지 공약이 빈약하고 이런 사회 정책 복지는 국가 재정 필요로 하는데 지금 국가 재정이 100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만큼 무척 어렵거든요. 그러면 나라 곳간을 채우는 증세가 필요한데 증세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방송 토론회에서 선언했고요.
그런 면에서 예전엔 양 당 간에 차별성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김문수 후보도 공약은 취약하고 또 재원 공약은 없고 오히려 감세를 더 강력히 주장하고 있었어요. 권영국 후보의 경우는 공약은 좋죠. 재원 방안도 강력한 증세를 얘기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공약을 좀 더 정리정돈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서로 중복되거나 서로 조금 일치하지 않는 공약들이 있어요.”
- 이재명 후보는 증세 안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재원을 어떻게 하겠다는 게 없는 건가요?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보면 맨 마지막 칸이 재정 방안이거든요. 재정 방안이 없어요. 두 가지만 항상 써놨어요. 기존 지출 합리화 또 하나는 전체 정부 수입은 경제 성장이죠. 자연 증가분이 있잖아요. 그 안에서 해결하겠다는 거예요. 재원 방안이 특별히 별도로 없으니까, 돈이 드는 복지 공약도 거의 안 하는 거예요.”
-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경제 성장해서 재원 마련하겠다는 것 같은데.
“보통 경제가 활성화되면 세금이 늘어난다는 거고 당연히 그러할 수는 있는데 경제가 활성화될지 안 될지 모르잖아요. 그건 경제 영역이고 조세 제도 측면에서의 증세 공략이 필요하죠. 근데 김문수 후보는 오히려 상속세, 법인세, 소득세 등 감세를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김문수 후보는 증세 재원 방안이 없다는 정도가 아니고 이후에 국가 재정을 더 어렵게 만드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요. 그래서 국가 재정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죠.”
"복지 공약, 제대로 검증·평가되지 못해 아쉬움”
- 근데 10년 전에 증세 없는 복기는 허구라고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얘기하지 않았나요?
“그렇죠. 많은 사람들이 상식이죠. 복지를 얘기하면 당연히 증세를 얘기해야 되는데 그런 후보는 유일하게 권영국이고 다른 사람들은 약한 복지 증세 없음 혹은 감세 이렇게 얘기하니까 이 복지 공약과 증세와의 패키지로 보면 권영국 후보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공약 정책상의 불일치 부정합의 보입니다.”
- 복지 공약에 대한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할까요?
“이미 복지 공약에서 유력 두 후보의 내용이 워낙 부실하고 게다가 그 재원 방안도 없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복지 정책은 개선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되고요. 이로 인해서 복지가 필요한 많은 시민에게 제공되기 어렵죠. 그래서 우리 사회 불평등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전망을 하게 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이번에 이재명 후보가 유력한데 통상 민주당 후보가 주창해 왔던 강력한 복지 공약이 이번에 사실상 실종됐어요. 아쉬운 건 이번 선거가 내란 심판 선거로 되다 보니까 미래를 향한 검증 평가 같은 것들이 부족했고 그러다 보니까 유력 후보들의 복지 공약의 수준, 또 적절성, 재원 방안 이런 것들이 제대로 검증되고 평가되지 못하고 끝나버릴 것 같아요. 그런 면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