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북 뉴스 브리핑] 2025년 4월 22일
임기 시작부터 내내 재판 진행 중인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공약 관련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로 '띄우기식'이어서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 일간지들은 뜬금없이 '서 교육감의 공약 이행률이 2025년 3월 기준 83.3%로,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고 치켜세우며 ‘순항’, ‘눈에 띄네’란 제목들로 시선을 끌었지만 일부 언론은 '서 교육감 공약 완료율이 50%를 밑돌았다'는 비판적 보도로 대조를 이뤘다.
전북교육청이 내놓은 자료 중 공약이 진행 중인 경우와 완료된 경우를 자세히 보면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석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앞선 지난 1월 서 교육감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항소심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은 직후에도 공약 관련 홍보를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에도 일부 지역 언론들은 '서 교육감의 공약 이행률이 초과 달성했다'며 띄우기식 보도를 해 눈총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 비용 중 약 절반을 기존처럼 중앙정부가 부담토록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결국 수포로 돌아가면서 각 시·도교육청의 재정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소식이 큼지막하게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재작년 잼버리 대회 때 쓰인 400억대 운영본부 건물이 아직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 운영권을 넘겨 달라'는 한국스카우트연맹과 '그럴 수 없다'는 전북도가 공문을 주고 받으며 갈등을 빚고 있다는 뉴스가 이목을 끌었다.
또한 전주시가 전기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제때 구매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뉴스도 눈에 띈다. 이밖에 김제의 한 마을에는 9남매 가족이 부모님까지 포함해 12명이 화장실 한 개에 방은 두 개밖에 없는 집에 살고 있었는데 지역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모아져 새 보금자리에 입주하게 됐다는 훈훈한 소식도 전해졌다. 4월 21일과 22일 사이 전북지역 주요 언론들의 주목할 만한 의제들을 톺아본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서거석 교육감 ‘공약 이행’ 띄우기 보도…엇갈린 해석, ‘눈살’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 1월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최근 장학사 승진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가운데 서 교육감의 처남인 유모 씨가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언론들은 서거석 교육감의 공약사업을 놓고 엇갈린 보도를 해 어리둥절하게 했다.

전북도민일보는 21일 ‘서거석 전북교육감 공약 이행 순항…2025년 3월 기준 공약 이행률 83.3%’란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의 공약 이행률이 2025년 3월 기준 83.3%로, 공약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제목에선 ‘순항’, 기사에선 ‘순조롭게 추진’이란 표현으로 칭찬했다.
이어 기사는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서 교육감은 미래·책임·안전·자치·협력·공동체 분야의 총 176개 공약 중 82개를 이행 완료했으며, 정상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94개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에 따른 공약 이행률은 83.3%로 연말까지 올해 이행 목표율인 85.1%까지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라일보도 이날 ‘서거석 전북교육감 공약 이행 ‘눈에 띄네’’란 제목과 함께 “서거석 전북특별자치도 교육감의 공약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올 들어 3월 말 현재 공약 이행률은 83.3%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대비 4.2%p가, 2023년 12월 말과 비교해서는 29.8%p가 증가한 수치인 데다 올해 목표(85.1%)를 넘어 설 기세다”고 보도했다.
두 신문 모두 기사 말미에 “서거석 교육은 ‘전북교육청의 공약사업은 도민과의 소중한 약속인 만큼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성실히 이행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앞으로도 교육현장을 개선하고, 학생을 중심에 둔 교육정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고 똑같이 전했다.
“서 교육감 공약 완료율 50% 밑돌아?”

그러나 이날 전북CBS노컷뉴스는 지역 일간지들과 달리 ‘서거석 전북교육감 공약 완료율 50% 밑돌아’란 제목을 뽑았다. 소제목도 ‘올해 3월 말 기준 46.6%’, ‘6개 분야 중 자치, 책임, 공동체 낮아’란 표현을 사용한 기사는 “임기가 1년 2개월 남은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공약 완료율이 5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며 “21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서 교육감은 미래·책임·안전·자치·협력·공동체 분야의 총 176개 공약 중 82개를 이행 완료했다. 공약 완료율은 46.6%로 집계됐다. 2024년 12월 말 기준에 견줘 6.0%p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북교육청이 자랑한 교육감 공약 이행률의 ‘순항’, ‘순조롭게 추진’과는 달리 이 기사는 공약 176개 중 현재까지 완료된 것은 82개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임기 4년 중 이제 1년 2개월 남은 시점에서 진행 중인 공약 외에 완료된 사업에 주목하고 보도한 점이 다른 일간지들과 다를 뿐 아니라 제목과 기사에서도 그 표현이 전혀 대조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기사는 “6개 분야 중 '자치'가 공약 이행률이 가장 낮았다”며 “35개 사업 중 10개(28.6%)를 이행 완료했다. '책임'과 '공동체'는 이행 완료율이 모두 40.0%로 평균 완료율을 밑돌았다”고 보도한 뒤 다만 “전체 176개 사업 중 '이행 완료' 82개를 제외한 94개 사업은 '정상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교육감 항소심 ‘당선 무효형’ 선고 직후 “공약 순항” 보도..."물타기용" 지적


앞선 지난 1월에도 일부 지역 일간지들은 “내년 지방선거 1년 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서거석 교육감의 공약사업이 정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22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서 교육감의 공약이행률은 79.1%로, 지난해 목표인 64.9%를 12.9p%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는 점을 강조해 보도했다.
이 때도 ‘공약사업 이행 순조’, 공약사업 이행 순항’ 등과 같은 제목에 긍적적 내용의 기사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서 교육감의 느린 재판과 1심 무죄가 유죄로 뒤집힌 항소심 재판 결과 등으로 인해 혼란과 우려, 불안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보도자료 배포와 무비판적 긍정 보도 등은 ‘전형적인 물타기용’이란 지적을 받았다.
3년 전인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기사였기 때문이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양진수)는 1월 21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과거 폭행 사건에 대해 피고인 측은 일방적 폭행이라 주장하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교수들의 진술 등 여러 간접 사실 정황들을 살펴보면 당시 사건은 서로간의 쌍방 폭행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고, 이는 피고인이 이 교수를 폭행했다는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하면서 1심 ‘무죄’를 뒤집었다.
“고교 무상교육 떠안은 지방교육청 재정 위기”

이런 가운데 고교 무상교육 비용 중 약 절반을 기존처럼 중앙정부가 부담토록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결국 수포로 돌아가면서 각 시·도교육청의 재정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중앙신문은 22일 ‘고교 무상교육 떠안은 지방교육청 재정 위기’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은 이 법안이 부결됨에 따라 2026년 9,248억원, 2027년 9,302억원, 2028년 9,582억원, 2029년 9,349억원, 2030년 9,100억원의 고교 무상교육 경비를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계된다”며 “연평균 9,316억원, 향후 5년간 총 4조 6,580억원에 달하는 재정 부담을 추가로 떠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시방편으로 전북교육청은 불필요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향후 최악의 시나리오로 ‘지방채’ 카드를 꺼내는 방안까지도 고민했을 만큼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덧붙였다.
“'4백억대 잼버리 건물' 애물단지, 10년 전 공수표 ‘발목’… 교육청에 넘겨지나?”

재작년 잼버리 대회 때 쓰인 400억대 운영본부 건물이 아직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 운영권을 넘겨 달라'는 한국스카우트연맹과 '그럴 수 없다'는 전북도가 갈등을 빚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이목을 끌었다. 전주MBC는 21일 ‘'4백억대 잼버리 건물' 어쩌나...10년 전 공수표까지 발목?’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상세히 짚었다.
기사는 먼저 “새만금에 있는 '글로벌 청소년리더센터'는 재작년(2023년) 잼버리 대회 당시 운영본부였던 건물로, 430억원이 투입됐다”면서 “이 센터 건립은 10년 전 전북도가 잼버리 유치를 준비하며 꺼낸 '회심의 카드'였지만 잼버리가 끝난 지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활용 계획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그럴싸한 계획으로 '글로벌 청소년리더센터' 간판이 달렸지만 원래 '세계스카우트센터'로 추진될 예정이었다”는 기사는 “잼버리가 끝나면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시설 운영을 맡기겠다는 게 다름 아닌 전북도가 10년 전 세계연맹에 제시한 6대 핵심 공약이었다”며 “당시 송하진 전북지사는 2017년 잼버리 유치 이후 ‘우리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새만금이란 곳을 가면 하시라도 야영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전북도는 대회를 유치하자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카우트 대원들만이 아니라 학생과 일반인에게도 개방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꾼 것”이라는 기사는 “참다 못해 지난 연말 전북도에 공문을 보낸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이행보증서까지 썼지 않았냐'며 '약속을 지키라'고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북도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약속을 연맹 측과 무리하게 맺은 셈이다"며 "현재 전북도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글로벌 청소년리더센터의 관리 주체를 교육청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주시 전기차 보조금 벌써 동나…시민 불만 고조”

전주시가 전기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제때 구매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KBS전주총국은 21일 ‘전주시 전기차 보조금 벌써 동나…시민 불만 고조’란 제목의 기사에서 “올해 들어 전주시 누리집에는 전기차 보조금 부족을 비판하는 글이 줄줄이 게시됐다”며 “전주시가 전기차 보조금 지원 물량을 1,600여대에서 올해 300여대로 줄였기 때문인데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기사는 “이렇다 보니 지난 2월,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 신청은 첫날 10분 만에 마감됐다”며 “이처럼 지원 규모가 줄어드는 이유는 열악한 전주시 재정 사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주시는 환경부로부터 국비 199억원, 전북도로부터 도비 71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고, 이에 맞춰 시비 167억원을 확보했어야 하지만, 14억원밖에 마련하지 못하면서 국비와 도비까지 반납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설명한 기사는 "전주시가 전기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제때 구매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불만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제 9남매 가족...새 보금자리 입주”


한편 전북도민일보와 JTV는 김제의 한 마을에는 9남매 가족이 부모님까지 포함해 12명이 화장실 한 개에 방은 두 개밖에 없는 집에 살고 있었는데 지역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모아져 새 보금자리에 입주하게 됐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해 이목을 끌었다.
전북도민일보는 관련 기사([르포] 김제 9남매 가족, 새 보금자리에 활짝 핀 미소)에서 “오랜 시간 비좁기만 한 단칸방에서 생활해 왔던 김제 9남매 가족에게 안락한 새 보금자리가 생겼다”며 “방 7개와 욕실 겸 화장실 4개가 들어선 새 보금자리는 9남매 가족에게 아방궁이 따로 없었다. 9남매 맏이 이정윤(13)양은 새집 앞에 선 순간 ‘너무 감사합니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 전했다.
김제 9남매 가족의 사연이 김제시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에 전해진 것은 지난해 7월로 이들 가족은 주거 취약 다자녀 가정으로 선정돼 주거복지 사업인 ‘깨소금(깨끗하고 소중한 보금자리) 프로젝트’ 지원을 받게 됐다.
9남매 가족의 새집 짓기를 위한 모금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3개월간 진행됐고, 모두 36건의 기부를 통해 2억 1,000만원 상당의 성금이 모였으며, 소중하게 모인 성금으로 지난 10개월간 이어진 프로젝트 여정 끝에 21일 김제 9남매 가족은 김제시 광활면에 위치한 새 보금자리로 입주하게 됐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