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 칼럼
언제나 당당하고 떳떳했던 심산 김창숙 선생, 그분은 유자(儒者)였으나 권력자의 사익 추구를 가장 경계했다.
선생이 즐겨 애독한 유교 경전에는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 적혀 있었고, 선생은 이를 현대적으로 풀이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이요,
그다음은 나라요.
가장 가벼운 것은 권력자다.
선생은 이를 확신했기에 일제의 압제에 굴하지 않았고, 독재자의 강포한 폭력 앞에서도 위축되지 않았다.
일제에 아부한 썩은 선비들을 멀리하고, 뜻있는 유림을 모아서 나라를 재건하고자 한 것도 다 그런 깊은 뜻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갓 쓴 선비라 해서 반드시 고루한 것도 아니요,

입만 열면 ‘안보’와 ‘경제성장’을 주문처럼 되뇐다고 해서 믿음직한 정치가가 되란 법도 없다.
모쪼록 선생처럼 신실해야 할 것이다.
선생의 한 말씀이 내 가슴을 울린다.
“성인(聖人, 공자)의 글을 읽고도 성인이 세상을 구제한 뜻을 깨닫지 못하면 그는 가짜 선비이다.”
/백승종(역사학자, 전 서강대 사학과 교수, 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
※출처: 백승종, <<선비와 함께 춤을>>, 사우, 2018.
백승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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