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최새얀 변호사(민변 윤석열 퇴진 특위 법률 대응단 간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이 이제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탄핵심판이 끝을 향해 가면서 국민의힘의 헌법재판관에 대한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보수정당이 법치를 부정한다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탄핵심판 5차까지의 평가와 함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선고 연기 등에 대에 짚어보고자 지난 5일 서울 교대역 근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실에서 민변 윤석열 퇴진 특위 법률 대응단 간사를 맡은 최새얀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최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시간 끌기 일환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대리인단과 피청구인은 정말 비상계엄이 정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5차 변론까지 있었잖아요. 탄핵 심판 변론 어떻게 보세요?
“제가 봤을 때 탄핵 재판관님들이 잘 진행해 주고 계시기는 하지만 어쨌든 윤석열 측의 대리인단은 계속 이미 드러난 객관적인 사실과 너무 다른 것을 주장 하고 있죠. 아시겠지만, 예를 들어 ‘국회의원’ 끄집어내라는 게 ‘요원’ 끄집어내라고 했다는 것처럼 하죠. 이처럼 상식적으로 납득 안 되는 변론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
- 이유가 시간 끌기일지 아니면 다른 게 있을까요?
“시간 끌기의 일환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대리인단과 피청구인은 정말 비상계엄이 정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저희가 그 사람들의 변론 전략 같은 것들을 알 수 없죠. 어쨌든 김용현 장관 같은 경우 증인 신문에서 거의 윤석열이 원하는 답변 하더라고요. 근데 증인이 김용현뿐만이 아니라 4일 홍장원 국정원 1차장도 나왔었으니까 아마 헌법재판관들은 증인들의 증언 그리고 여태까지 객관적으로 드러난 증거나 사실관계를 토대로 판단하지 않을까 해요.”
- 시간 끌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얻는 이득은 없지 않나요?
“시간 끌기 해서 얻는 이득은 4월 18일 헌법재판관 2명이 임기가 만료되잖아요. 그거 하나가 있을 거고 또 한 가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심 선고죠. 그런 게 3~4월에 예정 되어 있기 때문에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 헌법 재판소가 아무리 정치 재판하더라도 죄 있는 걸 없다고 할 순 없지 않나요?
“맞아요. 저희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래서 윤석열 측의 그런 주장들이 별로 재판관들에게 설득이 되지 않을 거고 탄핵이 인용될 거로 생각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때는 둘 다 출석 안 했는데 윤 대통령은 했잖아요. 대통령의 출석 여부가 결론에 영향 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은 기각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인용이라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한데.
“사실 형사 재판 같은 경우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죠. 하지만 탄핵 재판 같은 경우 처음 변론 기일에는 나와야 되는데 그 이후는 안 나와도 상관 없어요. 그래서 출석여부가 큰 영향 있다고 생각하는 않아요. 근데 윤석열이 나오는 이유는 본인이 했던 행위가 정당했고 그런 것들로 인해서 탄핵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적극 어필하려고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부터 윤석열은 지속적으로 본인이 메시지를 직접 밖으로 표출하면서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게 느껴져"

- 그건 변호인단이 얘기하니 굳이 나올 필요 없을 것 같거든요. 의도가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양상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때와 다른 게 윤석열은 지금 극우 세력들이 결집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부터 윤석열은 지속적으로 본인이 메시지를 직접 밖으로 표출하면서 본인의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게 너무 느껴지고 실제로 그게 효과를 발생하기도 했죠. 본인이 구속 상태에 있기는 하지만 매스컴에 정기적으로 얼굴을 비추고 뭔가 메시지 전달하고 그런 일환으로서도 헌법재판소에 계속 출석하지 않을까 해요.”
- 4일 5차 변론이 있었고 많은 증인에 나왔잖아요. 많은 언론의 클라이막스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여인형 등의 사람들은 윤석열이 앞에 있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조금 증언이 바뀐 것 같더라고요. 근데 홍장원 같은 경우 국회에서 이야기한 것과 거의 비슷하게 증언을 한 것 같고요. 어쨌든 윤석열의 비상계엄 때의 정황이나 사실이 증인들을 통해서 헌법재판소에서도 밝혀진 거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요.”
- 4일 화제가 된 게 '호수 위 달 그림자 쫓는 느낌'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이죠. 어떻게 들으셨어요?
“어이가 없긴 했죠. 계속 말씀 드린 것처럼 정말 본인은 정당한 비상계엄 조치를 했다는 거죠. 그리고 윤석열이 어제도 그런 것 같은데 ‘비상계엄을 했더라도 어떠한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고 어떠한 위법적인 행위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건 위헌적인 게 아니란 거죠. 저는 진심으로 궁금한 게 윤석열이 비상계엄의 발동 절차를 다 알고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다 고려하고서라도 이 비상 계영이 정당했다고 생각하는 걸까예요.”
-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 측이 문형배·정계선·이미선 헌법재판관에 대해 탄핵 심판 회피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잖아요. 헌재 재판관이 많은 것도 아니고 8명인데 3명이 회피하면 5명으로 심리 못하잖아요, 탄핵 심판 못 하게 하려는 걸까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국민의힘에서 이 헌법재판관 성향을 이유로 공격하는 거도 연결 된 문제인 것 같은데 문형배, 정계선, 이미선 재판관에 대해서 회피 사유가 안 되는 건 명확해요. 근데 피청구인 측 대리인단은 본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맨 처음에 정계선 재판관 기피 신청을 했었는데 그것도 안 받아줬잖아요. 그래서 기피가 안 되니까 요건도 들어맞지 않는 회피 신청을 한 것 같고 3명의 회피를 받아준다고 하지 않더라도 헌법재판관들이 결정해야 하는 사안들을 계속 제기를 하면서 문제 제기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심판 늦추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여요.”
- 국민의힘에서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걸 문제 삼아요. 우리법연구회가 문제 있는 걸까요?
“어쨌든 우리 헌법에 헌법재판관 9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그중에 3명 국회 3명 대통령 3명 대법원장으로 나눠져 있잖아요. 그러면 사실 각각 세 군데의 헌법 기관에서 선출이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으면 그것으로 이미 헌법재판관의 민주적 정당성은 확보가 된 거죠. 근데 합당한 절차 거쳐서 임명된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을 이유로 그렇게 공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언론에서 그대로 받아 보도하는 것도 문제지만 극우 세력 결집시키려는 의도 중요"
- 문형배 재판관의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친분을 문제 삼는데.
“지금 국힘이나 아니면 윤석열 대리인단 쪽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헌법재판관의 개인적인 SNS 등을 보면서 계속 공격하는데 이런 것들을 언론에서 그대로 받아 보도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극우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하나 있는 것 같고요. 사실 그렇게 따지면 윤석열이 서울대 법대 나왔죠. 거기에 윤석열과 친분이 없는 헌법재판관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드는 거예요. 이런 게 계속 이런 공방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저는 민변 구성원이다 보니까 이런 것들에 하나하나 다 반박할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는 이런 주장들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 해야 되지 않을까 해요.”
- 마은혁 헌법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선고 2시간 전에 보류한 건 어떻게 보셨어요?
“이건 약간 복잡한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헌법재판소 입장에서는 최상목 측에서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 하면서 변론 재개 신청 했죠. 근데 그 변론 재개 신청을 받아주지 않으면 그걸로 또 문제 삼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일단 변론 재개를 받아들여 준 것 같아요. 지금 권한쟁의와 헌법재판관 불인명 헌법 소원 등 두 가지의 사안이 언제 선고가 되느냐에 따라 탄핵 심판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거든요.”
- 왜요? 8명으로도 선고할 수 있잖아요.
“맞아요. 8명으로 선고할 수 있죠, 근데 만약에 권한쟁의가 어느 시점에 받아들여지면 또 마은혁 재판관을 언제 임명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마은혁이 임명이 된다고 하면 이게 탄핵 심판에 대해서 마은혁 재판괸은 처음 심판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변론 갱신 절차라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면 변론을 다시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선고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는 거거든요. 어쨌든 지금 권한쟁의의 선고가 언제 나는지에 따라서 탄핵 심판의 경과도 조금 달라질 수 있는 거고요. 이런 걸 다 계산해서 최상목 측은 이 변론 재개 신청 했고 최대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려는 의도로 보여요.
근데 변론 재개를 받아들이기 전에 헌법재판소 측에서 만에 권한쟁의가 받아들여졌을 때 최상목 권한대행이 임명을 하지 않으면 위헌이라고 먼저 발표했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딱 명시적으로 발표 했기 때문에 만약 권한쟁의에서 인용이 되면 그걸 가지고 최 권한대행이 임용 거부를 계속하기는 사실 어렵지 않을까 해요. 근데 어쨌든 지금, 이 권한쟁의가 언제 선고가 될지도 모르고 이 선고에 따라서 탄핵 심판 선고도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인 것 같아요.”
- 국민의힘에서는 국회 의결 없이 국회의장이 권한 쟁의 심판 청구한 거라 각하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국회의결이 중요한가요?
“권한쟁의라는 것 자체가 국가기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에 싸움이라고 보시면 되고 청구인 적격이 국가 기관이어야 돼요. 헌법재판소 판례 중에 국회의원은 개개인이잖아요. 개개인 국회의원은 국가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권한 쟁의 청구인 적격이 없다는 판례를 낸 적이 있어요. 그래서 국회가 최상목 권한대행을 상대로 권한쟁의를 하려면 의결 받아야 한다는 건데 중요한 게 이번 건은 그냥 개개인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회의장이 청구한 거잖아요. 국회법에 보시면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국회의장이 국가기관으로서 최상목 권한대행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만약에 선고하면 이것에 대해서도 법리 정리를 해 줄 것 같아요.”
"탄핵 사유, 단순히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어서는 안 되고 '파면' 이를 정도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어야"

- 13일이면 원래 계획했던 변론이 끝나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원래는 2월 말이나 아니면 3월 중순 이전에는 선고가 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만약 변론이 진행되는 중 권한쟁의가 임용되어서 마은혁 재판관 임용이 되면 문제죠. 이게 양승태 예전에 대법원장 사법 농단할 그때도 이 문제가 있었다고 해요. 그 변론을 하는 와중에 판사가 임명이 된 거예요. 그때도 변론 갱신 해야 한다고 하면서 거의 6개월이 늦춰졌다고 하더라고요. 만약에 변론이 진행되는 와중에 권한쟁의가 임용되어서 마은혁 재판관이 임명이 되면 피청구인 측에서는 ’변론 갱신 해야 된다. 처음부터 다시 다 해야 한다‘라고 주장 명시적으로 할 거란 말이죠. 그래서 다음 주에 변론이 끝난다고는 하지만 그 권한 쟁의가 언제 인용이 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아요.”
- 그럼, 권한쟁의 선고 안 해야 할까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제가 민변의 변호사로서 권한쟁의 심판 미뤄야 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죠. 어쨌든 헌법재판소는 최대한 윤석열의 탄핵 심판을 빠르게 진행해서 통보해야 한다고 밖에 말씀 못 드릴 것 같고요.”
- 앞으로 탄핵심판에서 관전 포인트는 뭘까요?
“이게 물론 법리적으로 논쟁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어쨌든 탄핵이라는 건 선출된 사람의 직을 헌법재판소가 없애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미 민주적인 정당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탄핵하는 것이기 때문에 되게 엄격하게 해석이 되어야 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시겠지만, 탄핵의 사유 자체도 단순히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어서는 안 되고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어야 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중대한 위반이냐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근데 선례로서 박근혜 탄핵 사건이 있었고 사실 박근혜보다 지금의 사안은 훨씬 더 명료하고 간단하고 너무 확실하고 지금 관련자들 다 기소가 된 상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관전 포인트는 헌법재판관들이 탄핵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사유들을 얼마나 잘 캐치하고 그런 것들을 변론에서 잘 구성해 내는가가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금 가장 우려하는 게 탄핵 심판 결과가 나와도 불복할 경우거든요. 서부지법 폭동 같은 사태가 헌재에서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분명히 탄핵 결정이 나도 그것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불복이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만약 그때 상황에 가서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건 법으로 엄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서울지법 폭동은 사법부에 대한 공격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까지 폭력적이고 굉장히 야만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한 적이 없었죠. 극우화가 심화되는 게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근데 우리나라는 그러지 않도록 해야죠.”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