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북 뉴스 브리핑] 2025년 2월 11일
한쪽에서는 인구 감소로 울고, 다른 한쪽에서는 인구 감소를 혈세로 막아보겠다는 웃픈 현실이 전북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올해 전북지역 초등학교 신입생이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떨어짐과 동시에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25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들이 쏟아졌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전북의 신입생이 없는 학교는 초등학교 25곳 외에도 중학교 3곳, 고등학교가 1곳 등 모두 29개교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매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지역 언론들은 인구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붕괴가 본격적으로 시작, 앞으로 교육현장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지면과 영상을 통해 우려를 표했다.
반면 전북특별자치도가 인구 감소와 지역 활력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에 총 1,019억원을 투입한다는 뉴스들이 큼지막하게 보도됐다. 이런 가운데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올들어 도내 첫 다섯째 아이를 출산한 순창군 인계면 정 모씨 가정을 찾아 축하하고 새 생명 탄생의 기쁨을 나눴다는 뉴스들이 많은 언론에 보도돼 시선을 모았다. 해당 아이는 대설이 내리던 지난 4일 새벽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도움으로 탄생한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밖에 전북자치도의 싱크탱크를 자처하는 전북연구원이 국제 행사 유치의 근거가 되는 경제적 효과 분석에 있어 지나치게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하고 있다는 보도에 이어 수백억원대에서 갑자기 수조원대로 100배 가까이 불어난 새만금잼버리의 경제 효과 분석 과정이 추가로 보도돼 이목을 끌었다.
2월 10일과 11일 사이에 보도된 전북지역 주요 언론들의 주목할 만한 의제들을 톺아본다.
“학령인구 급감 속 도내 신입생 사라진 초등학교 25곳”

전북지역의 급격한 인구 감소로 올해 도내 초등학교 신입생이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신입생이 사라진 학교도 25곳이나 된다는 뉴스들이 나왔다.
KBS전주총국은 10일 관련 기사(전북 초등학교 신입생 ‘만 명’ 무너져…학령인구 붕괴)에서 “학령인구 붕괴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앞으로 교육 현장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를 상세히 짚었다.
먼저 “순창의 한 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16명 가운데, 6학년인 4명이 졸업하면 재학생은 11명이 남는다. 게다가 올해는 입학생이 한 명도 없다”고 밝힌 기사는 “이렇게 전북에서 올해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는 모두 25곳으로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해마다 계속 줄더니 올해 처음으로 만명대 밑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사는 “심각한 저출산의 그늘이 교육현장에도 드리우기 시작했다”며 “3년 뒤에는 초등학교 신입생의 수가 7,000명대로 떨어지는 등 이런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며, 학령인구 급감 현상은 학교 통폐합부터 교원 감축 등을 지역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신입생 0명 학교 모두 29곳…초등학교 25곳 외에 중학교 3곳, 고등학교 1곳도”

전북도민일보도 관련 기사(‘신입생 0명’ 초등학교 25곳…“아이들 없어 입학식도 없죠”)에서 “최근 줄어든 학령인구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 내 2025학년도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25개교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번 수치는 전국적으로도 높은 3위에 해당하는 터라 충격을 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전주를 제외한 전북자치도 13개 시군 모두 1개교 이상 포함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5학년 전북자치도 내 신입생이 0명인 초등학교는 25개교로 집계된 가운데 지역별로 살펴보면 군산 1개교, 익산 3개교, 정읍 3개교, 남원 1개교, 김제 4개교, 완주 1개교, 진안 2개교, 무주 3개교, 장수 1개교, 임실 2개교, 순창 2개교, 고창 1개교, 부안 1개교로 확인됐다”는 기사는 “본래 인구 수가 적은 군 단위 지역 내 초등학교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저출산으로 인해 시 단위 초등학교가 더 많은 ‘3월에 입학식 없는 초등학교’로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이러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내달 4일 기준으로 입학식 개최를 예정해둔 초등학교 일선 관계자들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며 “학생이 없어지면 폐교 수순을 밟는 등 학생들이 불편을 겪는 일 뿐만 아니라, 교육 상의 어려움도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5학년도 신입생이 0명인 학교가 모두 29개교로 조사됐다고 지난달 15일 밝혔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25개교, 중학교가 3개교, 고등학교가 1개교로 조사됐으며 지역별로는 김제지역이 4개교로 가장 많다. 이어 익산·정읍·임실·순창·무주·부안이 3개교, 진안 2개교, 군산·남원·완주·장수·고창이 1개교 순이다.
또한 익산 용안초와 웅포초, 김제 원평초는 100년 이상 된 농촌학교였지만, 학령인구 감소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졸업생이 없는 학교도 5개교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대강중(남원), 용담중·진성중(진안), 구림중(순창), 위도고(부안)가 졸업식이 열리지 않았고 '나홀로 졸업식'이 개최된 곳도 17개교(초 13곳, 중 4곳)에 달한다.
특히 도내 초등학생 신입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만 6,134명에 달하던 신입생 수는 2016년 1만 5,540명으로 줄었고 2017년에는 898명으로 늘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2018년 1만 6,339명(39명 감소), 2019년 1만 6,256명(143명 감소), 2020년 1만 4,478명(1,778명 감소), 2021년 1만 4,214명(264명 감소), 2022년 1만 4,084명(130명 감소), 2023년 1만 2,567(1,517명 감소), 지난해 1만 1,183명(1,384명 감소)으로 나타났다.
“인구 감소 막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 1,019억원 투입”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교육 현장 위기와 달리 전북특별자치도 등 일선 자치단체들은 인구 감소를 막는다며 혈세 투입에 열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전북일보를 비롯한 지역 주요 언론들은 10일과 11일 전북특별자치도발 뉴스로 일제히 “인구 감소와 지역 활력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에 총 1,019억원을 투입한다”며 “이번 사업은 도내 인구 감소 및 관심 지역인 정읍, 남원, 김제,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 고창, 부안, 익산 등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전북자치도는 도 기금 14개 사업에 193억원, 시·군 기금 50개 사업에 826억원을 지원하며, 임신·출산, 일자리 창출, 교육·사회서비스 등 3대 전략을 통해 지역 활력 제고에 나설 방침”이라며 “중점 추진 분야로는 ▲임신·출산 및 생활 인프라 구축을 통한 함께 살고 싶은 전북 조성 ▲ 일자리 창출 및 체류여건 조성으로 함께 일하고 머물고 싶은 전북 조성 ▲ 교육·사회서비스 수준 향상 및 지역활력 제고 등 3개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지역 언론들은 “전북자치도는 이를 위해 공공산후조리원과 농촌유학 가족 체류형 거주시설, 지역 활력 타운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란 점도 강조했다.
“'눈 속에서 태어난 아기' 축하하러 간 김관영 지사”

이와 함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10일 올들어 도내 첫 다섯째 아이를 출산한 순창군 인계면 정 모씨 가정을 찾아 축하하고 새 생명 탄생의 기쁨을 나눴다는 뉴스들도 큼지막하게 전달됐다.
새전북신문은 “오남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이란 제목의 11일 2면 머리기사에서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다뤘다. 기사는 “좀처럼 보기 힘든 다섯째 다둥이 출산 소식을 접한 김 지사는 이날 예정된 새해 맞이 순창군 방문 일정에 맞춰 정씨 가정을 찾았다”며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전북자치도의큰 축복인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고 응원의 말씀을 드리고자 찾아왔다’며 ‘다섯 번째 아기를 비롯해 오남매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씨의 다섯째 아이는 순창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지난 4일 전북자치도 119종합상황실에 도움을 요청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출동하고 한편에서는 전화를 연결한 후 응급처치 방법을 안내, 분만을 유도해 성공적인 출산을 한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소식을 대서특필한 지역 언론들은 당시 “눈 속에서 태어난 아기”라며 많은 지면과 영상을 할애했다.
“새만금잼버리 경제 효과 '수정된 보고서'…전북도 입김?”

한편 전주MBC는 10일 ‘잼버리 경제 효과 '수정된 보고서'…전북도 입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북자치도의 출연기관인 전북연구원이 국제 행사 유치의 근거가 되는 경제적 효과 분석이 지나치게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하고 있다는 내용의 추가 보도를 이어갔다.
방송은 앞서 지난 5일에도 ‘유치할 때 수백억 효과라더니…경제 효과 분석 믿을 수 있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추가 보도에서 방송은 “2017년 8월 17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총회에서 2023 세계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호명되고 유치 성공 직후 여러 언론은 전라북도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근거로 잼버리 대회가 가져다 줄 경제적 효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며 “전북연구원에 의뢰했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잼버리 개최로 생산유발효과 796억원과 부가가치유발효과는 293억원이 발생하고 고용도 1,054명이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런데 1주일 뒤 경제 효과 수치가 수정된 또 다른 보도자료와 보고서가 등장했다”는 기사는 “생산유발효과만 6조원대, 부가가치도 2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수백억에서 수조원대로 아예 단위 자체가 달라진 숫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무려 80배 넘게 차이나는 수치의 비밀은 다름아닌 새롭게 삽입된 'SOC 조기 구축 효과'”라고 지적했다.
또 “잼버리 대회에 맞춰 새만금국제공항과 도로 등 건설이 앞당겨지는 효과가 날 수 있는데 이를 수치화해 경제적 효과로 포함한 것”이라고 덧붙인 기사는 “기존 산업연관표 분석 기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례적인 방식이며 이렇게 수조원대로 늘어난 경제 효과는 이후 줄곧 잼버리대회 홍보에 활용됐다”며 “애초 전북연구원이 경제 효과를 7백억대로 산정할 때부터 전라북도는 계속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북연구원은 잼버리 유치가 확정된 2017년에는, 새만금공항 등 SOC 조기 구축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었던만큼 이를 경제 효과 추산에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다”는 기사는 “그러나 잼버리 대회 전까지 만들겠다던 새만금공항은 아직까지도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상황”이라며 “대회를 유치하는 순간부터 막대한 예산은 투입되기 사작하지만 그 명분을 공허한 희망에 기대는 구태는 여전히 반복된다. 그리고 이 때마다 연구기관의 경제 효과 분석이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하지만, 기준과 지표는 이처럼 발주처의 입맛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전북연구원은 그로부터 1년 뒤 또다른 보고서에서 잼버리를 계기로 새만금에 캠핑산업과 관광산업 발달이 기대된다며, 추가로 수천억원의 경제 효과가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꼬집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