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 기자, 온몸으로 묻는다] 김준일 시사평론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통과된 후 2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주간 정례 조사 보면 더불어민주당 48% 국민의힘 24%로 더블 스코어를 기록했다. 큰 차이라고 볼 수 있지만 박근헤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여당인 새누리당은 12%까지 떨어졌다.
양당의 지지율 차이와 함께 현재 정치 쟁점으로 떠오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거부 등에 대한 대새 분석을 듣기 위해 지난 24일 서울 충정로역 근처에서 시사평론가 김준일 씨를 만났다. 다음은 김 시사평론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친윤들, 당내 목소리 장악하면 '내란 비호당' 이미지 벗어나기 매우 힘들어”

- 탄핵 후 양당 지지율 차이 어떻게 보세요?
“지금 당연한 결과인 것 같아요.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잘 나오는 것도 굉장히 이상하고 야당이 안 나오는 것도 이상한 거죠. 다만 이게 현재 시점에서의 지지율보다 앞으로 지지율이 어떻게 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당장 특별한 정치적 이벤트가 특별히 없잖아요. 그런데 소위 말하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국힘 지지율이 바닥을 쳤을 때 그러면 어떻게 이 위기를 탈출할 것이냐예요, 그리고 내년에 보궐 선거도 4월에 있을 거거든요. 조기 대선이 만약 치러진다라면 그 대선 이전에 보궐 선거가 있을 것이고 대선이 있을 것이고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일련의 선거들이 있죠. 국민의 힘이 지금 상황이라면 지지율 하락세나 정체를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어 보여요. 게다가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으로 하는 친윤들이 현재 이 당의 목소리들을 장악하고 있다면 내란 비호당 이미지 벗어나기는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 24%면 높은 거 아닐까요?
“원래 정당 지지율은 생각보다 등락 폭이 크지 않아요. 대통령 지지율하고 좀 다른데요. 대통령은 잘하면 예전 문재인 대통령 때 80%를 찍기도 했잖아요. 그러다가 못하면 30%대로 낮아졌죠.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내 삶에 대한 민생이라든지 정치적 이벤트,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 그때그때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면 나이가 들어서 가지고 있는 정당 지지율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 한동훈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사과하긴 했지만, 당 차원의 사과는 없었어요. 너무 뻔뻔한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뻔뻔해도 탄핵 막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죠. 그리고 윤상현 의원이 얘기했던 대로 1년 정도 지나면 다 잊고 찍어줄 것이라는 식의 마인드를 가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시점에는 바로 사과는 안 나오겠지만 연초에 아마 사과 정도는 할 것 같아요. 다만 이 내란 사태에 대해 옹호한다든지 탄핵을 늦추려는 시도 자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사과의 진정성 가지고 상당히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준표 시장, 원래 논리적으로 안 맞는 얘기 자주 해...좀 더 많은 표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 빠르게 등판"
- 권영세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인데 비대위원장 된 거잖아요. 친윤이 비대위원장 하면 국민에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라는 메시지 주지 않을까요?
“당내 화합 위해 당내 중진 의원 중에서 비대위원장을 뽑겠다다고 이미 얘기했잖아요. 그러면 당내 중진 의원 중 친윤 아닌 분은 조경태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정도밖에 없어요. 근데 이들은 당내 주류 지지를 못 받기 때문에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단일 대오를 유지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 당이 쪼개지거나 해체되는 걸 막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기조가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을 것인지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이고요. 결국 선거 결과를 받아들면 여러모로 노선 전환을 할 수밖에 없어요. 다만 친윤으로 분류되는 분들은 본인들이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거나 비호하는 것보다도 탄핵으로 인해 급격하게 무너져서 칼날이 자기들에 오는 게 문제죠. 그런데 사실 상당수의 의원하곤 상관 없는 얘기죠. 제가 보기에는 수사 선상에 오르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 친윤, 윤핵관이나 대선 후보급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의원들이 사실 판단을 잘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 홍준표 대구 시장은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했잖아요. 근데 탄핵은 반대했죠. 안 맞는 것 같아요.
“홍준표 시장은 원래 논리적으로 안 맞는 얘기를 자주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홍 시장이 올리는 SNS 글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홍준표 시장 입장에서는 지금 대선 후보로 언급되는 사람들이 예를 들면 한동훈, 유승민, 안철수 오세훈등 이잖아요. 다 탄핵을 찬성한 사람들이에요. 근데 본인은 탄핵 반대하는 사람이잖아요. 물론 지금 조기에 대선이 벌어지는 걸 전제로 등판했기 때문에 탄핵 인용되는 거 가정한 거냐고 비판도 나오죠. 하지만 이런 구조에서는 탄핵 찬성파들이 서로 표를 갈라 먹으면 반대파였던 자기는 좀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빠르게 등판한 것 같아요.”
-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심판이나 수사 거부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찌질하죠. 본인이 했던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지겠다 당당하게 임하겠다’ 같은 얘기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죠. 근데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원래 찌질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범하고 통 큰 사람이었으면 야당과 타협했지 계엄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로 생각하고요. 결국 강제 수사를 통해서 수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윤 대통령이 오히려 그걸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렇다고 수사 안 할 수는 없잖아요. 물론 본인이 정치적으로 순교자라고 극성 지지자들에 어필하고 싶은 것도 있을 테고, 또 하나는 최대한 시간 끌어보려는 것도 있을 텐데요. 대통령은 재임 중에 내란이나 외환이 아니면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했는데 내란이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은 수사에 응할 마음이 없는데 탄핵 심판 결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거라고 봅니다. 공수처 입장에서도 본인들이 얼마나 수사 능력이 있는지를 보여줘야 되기 때문에 체포영장 받아서 구인하러 가는 게 얼마 남지 않았죠.”
"윤 대통령 변호하는 변호사, 앞으로 웬만한 사건 수임하기 굉장히 힘들 것"

- 23일 석동현 변호사가 수사보단 탄핵 심판하겠다고 했는데 의도가 뭘까요?
“수사 안 받겠다는 겁니다. 다른 것보다도 박근혜 대통령 때 탄핵 이후 수사에 들어갔으니,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는 건데 이건 내란죄이기 때문에 형사상 불소추 특권에 해당되지 않는 거잖아요.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 사례와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고요. 결국 온갖 핑계 대면서 시간 지연 전략을 하는 거 아니냐고 볼 수밖에 없어요.
또 하나는 실제 변호인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제정신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호하는 변호인이 있을까 합니다. 사실상 끝난 권력이라고 보면 되는데 본인의 어떤 이익을 버리면서 이렇게 변호할 사람이 있을까요. 윤석열 대통령 변호하는 변호사는 앞으로 웬만한 사건 수임하기 굉장히 힘들 거예요. 왜냐하면 정권 교체가 되고 윤석열을 변호했던 변호사로 찍히게 되면 기업들이 알아서 사건 잘 안 맡기려고 할 거예요. 그러니까 직접 변론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겁니다.”
- 최근에 노상원 수첩이 나왔잖아요. 거기에 많은 내용이 있는데 언제까지 믿어야 할까요?
“그 내용을 쓴 건 사실이겠죠. 근데 노상원 씨가 그 내을 쓴 것이 이를테면 홍장원 국정원 1차장처럼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본인이 계엄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이런 식으로 해야 된다라고 플랜을 짜는 것인가 아니면 플랜을 짠 뒤에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에게 공유한 것인가에 따라 다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건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되죠, 어쨌든 최소한 노상원이 머릿속에는 NLL을 통해서 북한의 침범 유도하고 종교인, 정치인, 언론인들을 수거하고 체포한다는 얘기와 어떤 사람이 대상인지 모르겠으나 일부 사살하는 것까지 검토했다는 건 사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 노상원이 점집 한 거로 알려졌는데 이게 위장한 걸 수도 잊지 않을까요? 블랙요원이잖아요.
“글쎄요. 언론 보도를 취합하면 뱀닭을 팔았다는 것들도 나오고 여러 증언으로 봤을 때 노상원이 정상적으로 제대하고 활동 한 게 아니라 불명예 제대한 사람이죠. 이 사람은 생계를 위해서 뭔가 해야 된다라는 것 같고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역에 있을 때부터 손금 봐준다든지 점술 같은 거에 관심이 많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위장으로 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이 정부에서 계속 나오는 게 무속과 주술인데 왜일까요?
“원래 그런 사람들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원래 윤석열 대통령이 손바닥에 왕자 쓰고 나오고 천공 유튜브 많이 보고 이건 대선 당내 경선 때 이미 얘기 많이 나왔잖아요. 김건희 씨도 본인이 ‘나는 무당에게 성경 읽어주는 여자다. 내가 굉장히 기가 세다’란 취지의 얘기도 했던 걸 봐서는 무속이나 어떤 주역이나 이런 거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그게 윤석열 대통령에 영향 미치고 그런 것들이 한두 번 맞아 들어가는 걸 보면서 더더욱 거기에 의지하게 된 거 아니냐는 거죠.”
"최악의 경우 윤 대통령이 복귀하거나 섭정하게 될 수도"

- 23일부터 헌법 재판관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했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24일 실시한 조한창 후보는 본인들이 추천한 인물이에요. 보이콧하려면 추천 왜 한 거죠? 그냥 ‘그때그때 달라요’죠. 오직 내란 엄호하는 이미지를 불사해서라도 탄핵 심판 지연시키겠다는 거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헌재 재판관 임명 막아서 지금까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하잖아요.
“지금까지 못 하게 된 거는 뭐 일부 민주당의 책임이 있겠죠. 민주당이 여당이나 정부랑 갈등을 겪으면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누가 주도권을 지느냐 국회 중에서도 야당이 한 명을 더 선임하느냐 안 하느냐 추천하느냐 안 하느냐 해서 싸운 거 맞는데 그게 뭐 지금 무슨 의미가 있나 그 생각이 들어요. 어쨌든 헌법재판관 9명을 채워야지 탄핵 심판이 가능한데 지금이라도 안 하겠다고 하는 거는 결국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아서 탄핵 심판을 피하거나 아예 무력화시키겠다 아니면 윤석열이 유리하게 만들겠다는 거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거죠.”
- 한덕수 권한대행이 19일 거부권 행사한 건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양곡관리법을 포함해서 6개 법안 국회 국회법이나 증언과 관련된 법안들은 논쟁의 소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거기까지는 민주당도 경고는 했지만, 바로 탄핵하겠다고 얘기 하지는 않았었어요. 근데 지금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내란 특검이나 김건희 특검을 적극적으로 이걸 통과시키지 않는 한 내란 동조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 하고요.”
- 한덕수 권한 대행은 여야정 협의체에서 쌍특검법 논의하라는 건데.
“여야정 협의체는 이런 거 논의하라고 만든 게 아니고 이 비상시국에 합리적으로 어떻게 하면은 이 시국을 관리할 것인가예요. 특히 경제 민생 쪽을 하라고 지금 만든 거고요. 제일 중요한 건 빨리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겁니다. 외국에서 보기에 지금 한국은 무정부 상태인데 이거를 유리하게 당리당략에 의해서 연장하는 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불행이죠. 누구의 이해관계를 떠나 빨리 결정 짓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이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을 준비했다가 26일로 보류했어요.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세요?
“24일에 한덕수 총리 탄핵안 발의하나 26일에 발의하나 26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한 총리에게 조금 더 시간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에서는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만약 헌법재판관 3명이 임명이 안 되면 헌법재판소 6인 체제가 지속될 텐데요. 6인 체제일 때는 헌법재판관 한 명이라도 탄핵을 기각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하게 됩니다. 게다가 4월 18일이 지나면 대통령 지명 몫인 문형배 이미선 두 재판관이 퇴임하기 때문에 한덕수 권한대행이 추가로 재판관 임명하지 않으면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한덕수 권한대행이 2년 반 동안 권한대행을 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윤 대통령이 복귀하거나 섭정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탄핵 심판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저는 4월 둘째 주 정도로 예상 하고요. 그건 문형배 재판관이 지금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퇴임하기 전에 이 일을 마무리하려고 할 거라고 봅니다.”
/이영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