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이슈

정읍의 한 화학물질 제조공장에서 염산이 대량으로 누출돼 주민들이 한동안 외출을 하지 못하는 등 염산이 인근 하천 등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2차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
19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4분께 정읍시 북면에 위치한 산업단지 내 한 글리세린 제조 화학공장에서 염산이 누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글리세린 제조를 위해 쓰이는 순도 35%의 염산이 약 10t 가량 누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방제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누출된 염산 중 일부는 상·하수도 배관을 통해 하천으로 누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 넓은 범위로의 누출을 막기 위해 환경청과 정읍시청이 방제둑 등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누출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사고로 글리세린 제조를 위해 쓰이는 순도 35%의 염산이 10t가량 누출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정읍시는 이날 오전 9시 13분께 “인근 주민들은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당시 염산을 보관하던 탱크의 밸브가 파손되면서 염산이 샌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누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경찰은 방제 작업이 끝나는 대로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과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염산은 염화수소 수용액으로 대표적인 강산 물질로 연소 물질을 발화시킬 수 있고 독성 및 부식성의 연기를 생성하기 위해 물이나 스팀과 발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염산은 수분과 만나면 기화되면서 염화수소가 되는데 염화수소는 상온, 상압에서 무색이지만 인체에는 굉장히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누출 사고가 일어난 장소 주변에서는 식물의 잎이 마르는가 하면 가축이 호흡기 질환을 앓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아울러 장기간 노출되게 되면 실명될 수도 있고 호흡기계에는 만성 기관지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부에는 피부염·피부 화상과 피부 갈변이 생길 수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은 “증기 상태로 공기 중에 퍼진 염산이 호흡기로 들어가면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사고 발생 시 즉시 호흡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며 “염산 누출 사고시 PAPR(배터리형 공기호흡기)나 N95 마스크 등을 사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