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초점
롯데건설이 전주시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사업에 1,000억원 넘게 자금보충을 약속하면서 대주단 모르게 골프장을 담보로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캐피털사, 저축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크게 반발하고 나서 자금경색을 겪고 있는 ㈜자광이 더욱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특히 사업비 6조원이 넘는 옛 대한방직 개발 사업 시행사인 ㈜자광이 지난달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자 지급보증을 선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일부 채무를 갚았지만 공사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해 남은 행정 절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부안군이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하는 ‘변산 관광휴양콘도 조성사업’과 관련해 최근 부안군의회가 행정사무감에서 ㈜자광의 관계사인 ㈜자광홀딩스가 계약금 26억원을 납입한 후 중도금과 잔금, 이자 등 270억원 가량을 지금까지 납입하지 않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계약 파기를 요구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자광이 전주의 옛 대한방직 개발사업을 추진해 나가기엔 역부족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 “전주 개발사업 천억 손절한 롯데건설, 골프장 담보 쥐고있었다” 보도 '주목'

한국경제와 계열사인 마켓인사이트는 14일 ‘전주 개발사업 천억 손절한 롯데건설, 골프장 담보 쥐고있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롯데건설이 전주 옛 대한방직 개발 사업에서 1,000억원 넘게 자금보충을 약속하면서 대주단 모르게 골프장을 담보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롯데건설은 브릿지론 자금보충 약정 때 시행사 ㈜자광으로부터 담보물로 세종레이캐슬CC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사는 “세종레이캐슬CC는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에 위치한 27홀 규모 골프장으로 홀당 80억원 수준으로 보면 2,000억원 이상의 가치로 예상되며 롯데건설이 제공받은 골프장 담보의 한도는 2,080억원이다”며 “롯데건설은 전주 대한방직 개발 사업 브릿지론 변제금 1,046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담보물인 세종레이캐슬CC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대주단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해당 기사는 “선순위 및 중순위 대주단은 자광이 롯데건설에 다른 대주단 몰래 담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며 “자광은 롯데와 여러 사업을 함께 하며 성장한 시행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자광을 롯데의 계열사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상떼빌로 유명한 성원건설 출신 전은수 자광 대표는 성복역 롯데캐슬을 비롯해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 개발 사업 등으로 호흡을 맞췄다"고 설명한 기사는 "담보물인 세종레이캐슬CC도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고 설명한 뒤 “한몸처럼 끈끈한 관계인 이들이 저축은행, 캐피털로 구성된 대주단에 제공하지 않은 담보물 거래로 이익을 챙겨줬다는 분석”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기사는 “대주단은 롯데건설에 담보 제공 대신 자광이 세종레이캐슬CC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장에 자금을 투입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며 “대주단은 롯데건설의 담보권 행사에 대비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한 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브릿지론 공동 주관사는 롯데건설의 세종레이캐슬CC 담보권 행사 관련 법률 검토를 실시했다. 법률 검토를 통해 브릿지론 대출 약정서상 후순위 채권자인 롯데건설이 선순위와 중순위 대출 채권자보다 먼저 담보권 행사를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대주단 “선순위·중순위 담보인정비율 40%... 롯데, 어떤 판단 내릴지 관심있게 지켜볼 것”

그러면서 한 대주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기사는 “선순위와 중순위의 LTV(담보인정비율)는 약 40%로, 부지를 매각해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며 “롯데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달 이 개발 사업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해 후순위 채권 880억원 등에 1,046억원을 채권자에게 변제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는 해당 기사에서 “시장에서는 롯데건설의 대한방직 개발 사업 브릿지론 변제를 두고 사업장 구조조정에 나섰단 평가가 많았지만 실상은 달랐다”며 “롯데건설은 우군 시행사인 자광을 통해 일종의 ‘무위험 보증’에 나섰던 셈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 11월 5일 (주)자광 전은수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당초 올해 말 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전환이 목표였다. 하지만 사업허가 및 착공 지연, 금융조달 일정 때문에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전제한 뒤 “현재 채권단과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지난주에 큰 틀에서 합의도 이뤄졌다. 내년 상반기에는 사업허가 나오고, 본 PF 대출 전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사업 위기설을 일축하며 반박했다.
이는 전주시 효자동 일원의 옛 대한방직 부지 23만 565㎡에 대한 개발을 추진 중인 ㈜자광이 지난 10월 초 2,700억여원의 채권상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대주단에 기간 연장을 요청한 바 있지만 대주단은 이 사업 시행사에 기한이익상실(EOD)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함에 따라 기한 내 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금 회수를 위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밝힌 내용이다.
그러나 당시 수천억대 자금을 빌려준 채권단은 시행사인 ㈜자광에 최장 2개월의 협상 가능 시한을 준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증건설업체인 롯데건설은 IBK투자증권에 최근 1,000억여원의 대출금을 상환한 상태여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건설이 (자)자광과의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부안군의회 “자광, 기한이익상실로 자금 사정이 크게 어려워졌다”…변산 관광휴양콘도 조성사업 특혜 주장, 계약 파기 촉구

하지만 롯데건설이 1,000억원 넘게 자금보충을 약속하면서 대주단 모르게 골프장을 담보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주단의 적지 않은 반발과 함께 대출금 조기 회수에 따른 자금경색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가뜩이나 부안군이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하는 ‘변산 관광휴양콘도 조성사업’과 관련해 지난 14일 부안군의회 제356회 제2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관광과 감사에서 김광수 의원은 “2년 전 265억 원에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자광홀딩스가 계약금 26억원을 납입한 후 중도금과 잔금, 이자 등 270억원 가량을 지금까지 납입하지 않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중도금만 제 때 내지 않아도 계약 파기 사유인데, 부안군은 2년 넘게 묵인해 주고 있는 것은 특혜다. 독촉해서 안 되면 계약을 파기하라”고 강력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날 김원진 군의원은 “자광은 지난달 기한이익상실로 자금 사정이 크게 어려워졌다”며 “자금 사정이 어려운 자광의 안중에 변산은 없을 것이다. ㈜자광으로서는 우선순위가 옛 대한방직 개발인데, 과연 변산에 관심을 갖고 금융 PF대출을 일으킬 수 있겠느냐”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밖에 이한수 군의원도 “자광이 자금력이 없어 변산관광휴양콘도 개발을 못하면 어쩔 수 없다. 부안군이 저렴한 가격에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아는데, 자광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지 않으면 다른 업체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산해수욕장 관광휴양콘도 조성사업은 민간사업자인 ㈜자광홀딩스가 변산해수욕장 뒤편 변산면 대항리 612 일대 4만 3,887㎡에 지상 11층 관광휴양콘도(연면적 5만 6,287㎡) 및 부대시설을 2023년 착공해 2026년까지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박주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