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에 장병기 감독의 '여름이 지나가면'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 수상자들.(사진=전북독립영화제 제공)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 수상자들.(사진=전북독립영화제 제공)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가 4일 폐막식을 열고 5일간의 여정을 끝냈다. 이번 전북독립영화제는 정부의 영화 관련 예산의 대폭 삭감 등 어려운 국내 여건 속에서도 독립영화를 통해 수없이 깊고 넓은 질문들이 이어져 각자의 성찰적 사유를 주고받기를 바라는 ‘질문들’이라는 슬로건으로 관객들을 무난히 만났다는 평가다.

 6일 (사)전북독립영화협회에 따르면 전북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한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가 10월 31일 목요일에 개막해 총 49편(개막작 3편, 국내 경쟁작 27편, 온고을 경쟁작 8편, 지역교류초청작 9편, 특별초청작 2편) 의 지역영화를 비롯한 독립영화를 소개했다.

이번 전북독립영화제는 작년보다 하루 늘어난 5일동안의 상영을 진행했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 전주고사점 5관, 전북대학교 박물관까지 3개의 상영관을 운영하며 독립영화를 도내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작년보다 늘어난 총 948편의 출품작을 기록하며 시작한 전북독립영화제는 5일간의 여정 동안 코로나 이후 꺽인 관객수를 회복하지 못했던 이전 영화제들과는 달리 1,130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회복의 영화제를 마무리 지었다.  

본심 심사를 통해 영예의 대상인 옹골진상은 현재 한국사회가 가진 다양한 고민과 질문외에도,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갈등과 욕망을 청소년의 세계로 끌어오며 인간관계를 세밀하게 연출해 냈다는 평을 받은 장병기 감독의 <여름이 지나가면>이 차지했다.

'2024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 포스터(전북독립영화 제공)
'2024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 포스터(전북독립영화 제공)

다부진상(국내경쟁부분 우수상)은 청년 창작자의 삶에 대한 고민을, 우리가 매일 지나친 사소한 풍경과 삶의 면면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담아내며 영화의 본질에 가까운 형식을 잘 활용해낸 한건희 감독의 <매일매일 일요일>의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야무진상(전북지역 감독의 연출작 또는 전북에서 50%이상 제작된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온고을 부분 우수상)은 두 주인공의 우정과 연대가 드라마 안에서 잘 녹아든 안정적인 연출로, 꿈꾸는 청춘들에게 위안이 되는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말을 거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박래경 감독의 <언박싱>이 수상했다.

배우상에는 박천현 감독 <메이 앤 준>의 주연 배우인 설찬미 배우, 신진영 배우가 선정되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장르적 경계에 대한 거부감을 상쇄시킬 정도로 극의 흐름에 녹아들며, 아티스트들이 겪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배우 자신들의 얼굴로 자연스럽고 매혹적으로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KT&G 후원으로 편성된 상상(기술상)에는 김지룡 감독 <선의 기억>, 김준하 감독 <포스트휴먼 병동> 두편이 선정되었다. <선의 기억> 은 미술품이 지내온 그간의 시간처럼, 부녀가 보낸 시간과 감정을, 절제된 카메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에 공간의 일상성과 분위기를 살린 촬영은, 흑백화면에서 더 빛을 발하며, 마지막 컬러 장면의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넘어, 감독의 철학과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상상을 그려낸 작품<포스트휴먼 병동>은 다양한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술을 활용해, 포스트 휴먼적 미래를 훌륭히 전시하였다는 평과 함께 기술상을 수상했다. 특별언급상도 두 작품이 선정되었는데, 정수지 감독의 <마주보는 사람에게>, 장재우 감독의 <소용돌이>가 영예를 안았다.

<마주보는 사람에게>는 배우 출신으로, 감독으로도 자신의 두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작품의 제목처럼 정확히 마주하면서 용기있게 연출해 낸 점을 높게 평가 받았. 또한 호러 장르 문법을 완성도 있게 따르면서도 그 안에 매몰되지 않았던 <소용돌이>는 장르 영화가 독립영화안에서 가질 수 밖에 없는 물리제약 안에서,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들어 낸점을 인정 받았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침체기 이후 첫 1,000명 관객을 돌파한 이번 전북독립영화제는 더 이상 침체가 아닌 성장과 회복의 시작을 나타냈다는 자평이다. 작년보다 대폭 늘어난 관객수에 전북독립영화협회 관계자는 ”극장을 찾아주신 모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보내주신 관심과 애정에 보답하기 위해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작품들과 함께 관객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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