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 만한 숨겨진 '명소'

점점 붉게 무르익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며 산책하기 좋은 날씨다. 전국 관광명소들이 붉게 물들어가며 유혹을 하고 있지만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하는 숲길이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 먼 시골 산속에 소중한 보물처럼 숨겨진 아름다운 숲길을 소개한다.
공통점은 사시사철 꽃이 활짝 피어 눈을 즐겁게 해주고 피톤치드(Phytoncide,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항균 기능을 하는 물질)를 연중 내내 뿜어내는 편백나무가 울창하며 가을이면 상사화가 만개하는 곳이다.
전주 도심 허파 건지산 숲길에 만개한 붉은 상사화, 오송제 주변 코스모스…청명한 가을 만끽하기 '최적'


전주시 덕진동, 송천동, 우아동 근처의 건지산과 오송로 주변 산책로는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하며 세파에 찌든 심신과 영혼을 맑게 해주는 천혜의 숲과 저수지가 어우러진 쉼터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지난주부터 붉게 물든 상사화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오송제 주변을 가득 메운 코스모스꽃은 가을을 알리며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오송제를 감아 돌며 붉은 상사화가 만개해 장관을 이루는 건지산 긴 숲길은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초화를 심어 테마 관광길을 만들어 새로운 명소로 자리했다. 꽃무릇과 상사화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어서 그런지 이 꽃길을 걷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사랑을 읊조리는 시인과 같다.


상사화 길을 지나 오송제의 늦게 핀 연꽃을 막 떠나 보내고 난 가련한 모습의 연잎들이 처염상정의 여름이 가고 이제 가을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린다. 가끔 숲 속에서 아름다운 음악 연주 소리가 흘러 나오면 더욱 상쾌함을 더해 준다.
이곳 주변에는 한국소리문화전당과 전주동물원, 덕진공원, 전북대 캠퍼스 등이 연결돼 지루하지 않은 한나절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건지산 자락과 맞닿은 이 곳의 연결 산책로마다엔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나무들이 가득해 더욱 기분을 맑게 해준다.
장성 축령산 ‘치유 숲길’...편백·상사화 '조화', 숨겨진 ‘소중한 보물’


전주에서 조금 먼 거리(고속도로 약 1시간 소요)이지만 전남 장성군 서삼면에 위치한 축령산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한국판 흑림(黑林)이라 불리는 유명한 곳이다. '치유 숲길'로 유명한 장성 축령산 숲길에 건강길과 쉼터가 조성돼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장성군은 서삼면 모암리에서 시작되는 축령산 임도 약 800m 구간을 걷기 좋은 길로 정비 ‘치유의 숲 가는 길’로 조성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찾게 하고 있다.
가을비가 내리는 ‘치유 숲길’을 우산 쓰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잘 정비된 숲길은 나무테크로 설치돼 걷기 좋게 다듬어졌다.

서삼면 모암리를 시작으로 축령산 임도 구간이 걷기 좋은 길로 조성되어 있고 약 350m 구간에 설치된 데크길은 천연 목재를 활용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상사화 꽃길을 따라 걷는 길에는 쉴 수 있는 전망 데크와 쉼터가 약간 부족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에 조성돼 있었다. 상사화와 편백나무 등이 전주의 건지산·오송제 주변 숲길과 많이 닮았다.


특히 황금 편백과 수선화를 식재해 작게나마 옐로우시티를 느낄수 있는 ‘옐로우 숲’ 등을 꾸며 녹음과 어우러진 이색 볼거리들이 많다. 장성군이 ‘소중한 보물’로 자랑할 만하다.
전주와 장성의 두 닮은 아름다운 숲길을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번쯤 찾아 걸어보길 꼭 권한다.
/김미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