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대란 속 연중무휴 24시간 수술·치료 병원 ‘화제’…전주 수병원 이병호 원장에게 듣는다

추석 연휴 시작과 함께 우려했던 응급실 뺑뺑이 사고가 광주지역에서 발생했다. 광주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남성이 광주지역 4곳 병원에서 진료가 어려워 결국 전주 수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일이 발생했다. 수병원은 365일 밤낮없이 긴급 외상으로 인한 절단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이지만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병원이 아니다. 하지만 관절, 정형, 외상, 수부 미세, 족부 환자들을 위한 근골격계 병원으로서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진단의 정확성을 위하여 5개의 무균 수술실과 최상위 3.0T MRI와 128 slices CT를 도입,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과 성공적인 치료를 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응급실 뺑뺑이 대란 중에도 연중무휴 24시간 수술·치료 병원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무엇보다 휴일이 없이 언제나 수술·치료가 가능한 병원이란 점에서 어떻게 운영하는 곳인지 궁금하다. 수병원을 이끌고 있는 이병호 원장에게 궁금한 내용을 직접 들어보고 의료대란 해결책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들어보았다. 다음은 16일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광주지역 4곳 병원서 거부당한 환자, 1시간 거리 전주 이동 2시간 접합 수술 후 현재 회복 중”

                    이병호 수병원 원장(사진=수병원 제공)
                    이병호 수병원 원장(사진=수병원 제공)

-광주에서 응급실 뺑뺑이 환자를 언제 어떤 상태로 받게 됐나?

“15일 오후 1시 30분경 발생한 사고 환자가 광주에서 접합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연락을 받고 오후 3시 30분경에 수병원에 도착 후 곧바로 검사를 한 결과, 오른쪽 검지 손가락의 신경과 혈관, 뼈 등이 심하게 훼손된 채 절단돼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된 상태였다.”

-수술은 몇 시간 동안 이뤄졌고 현재는 어떤 상태인가?

“수술은 15일 오후 7시에 시작돼 밤 9시에 끝났다. 입원실로 이동해 현재 치료 중이며 향후 2~3주 정도 치료를 받으면 회복될 것 같다.”

“추석에도 잠시 성묘 후 병원 근무할 것”

-명절 연휴인데 어떻게 수술이 가능하고 치료를 하게 된 것인지?

“우리 병원은 이미 홈페이지 등에 공지했다시피 연중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하는 병원이다. 개원 이후 24년동안 하루도 쉬지 않았다.”

-의사와 직원들이 힘들 것 같다. 몇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어떤 형태로 휴일에 운영을 하는지?

“현재 우리 병원에는 13명의 전문 의사를 포함해 간호사 등 170명의 직원이 있다. 휴일에는 의사와 직원들이 조를 편성해 당직제로 운영하고 있다.”

-휴일에도 병원을 운영하는데 의사나 직원들의 불만은 없는지?

“개원 이래 24년간 봉사와 사명감으로 오직 한길을 함께 걸어온 직원들이어서 병원이 휴업을 하지 않고 운영하는 것에 대해 모두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원장도 직접 휴일 근무에 참여하는지? 

“그렇다. 휴일에도 꼭 함께 당직 근무로 참여한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추석날 익산 춘포의 선산에 가서 성묘만 잠깐 하고 다시 병원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경기지역 긴급 환자 헬기로 최근 4명 이송…의료대란 이후 타 지역 환자 증가 추세”

수병원을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지키고 있는 의사들.(사진=수병원 제공)
수병원을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지키고 있는 의사들.(사진=수병원 제공)

-연중 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외지에서도 긴급 환사들이 이송될 것 같은데?

“최근 의료대란이 길어지면서 잦다. 경기지역에서 헬기로 긴급 이송된 4명의 환자들도 있고 인근 광주·전남, 충청지역에서도 자주 긴급 수술을 필요한 환자들이 이송되고 있다.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의료대란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정갈등의 원인인 의사 증원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지만 증원의 방법에 있어서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합리적으로 정책을 시행했으면 좋겠다. 특히 의대 학생을 지금처럼 무리하게 증원하는 것 보다는 순차적으로 증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응급실 없지만 119 환자들 위해 연중 24시간 초응급 정형외과, 긴급 외상치료 전문병원 향해 발전해 나갈 것”

수병원 전경(사진=수병원 제공)
수병원 전경(사진=수병원 제공)

-수병원에서는 문화행사를 통해 환자와 직원, 그리고 시민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들었는데.

“병원 5층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강연과 공연, 도서관, 다목적 문화시설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고 직원들의 문화·여가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한승헌 전 변호사가 우리 병원 고문변호사를 맡아 가끔 그곳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그러한 특강에는 시민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수병원이 지향해 나갈 특별한 방향이 있다면?

“365일 쉬지 않고 24시간 지키는 병원으로 계속 유지해 나가는 동시에 응급실은 없지만 119 환자들을 위해 초응급 정형외과, 긴급 외상치료 전문병원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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